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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없다.
게시물ID : gomin_9732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빨래통
추천 : 2
조회수 : 52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1/16 02:00:38

이제 27살 먹은 이 때 슬슬 생각해본다. 여태까지 내가 내민 손에 누구도 잡아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제 내밀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 분명, 나에겐 무슨 문제가 있겠지. 사람이 사람을 사귀기 위한 조건들이 있어야 하는데, 나에겐 그런건 없다. 확실히, 내가 날 봐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키도 169에 얼굴이 잘생겼나 그것도 아니다 눈도 작고 코도 낮으며 피부는 여드름 상처 투성이에 머리숱도 적고 구렛나루가 옆으로 떠서 예쁘게 기를 수 있는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야, 돈이 많거나 유머감각이 좋은가, 오히려 재미없어 하는 사람이 더 많다. 어디서 부터 문제였을까... 만약 내가 사람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됬을까. 그렇다고 가만히 있었던 것도 아니다. 화술도 연습하고 옷도 사보고 머리도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계속 찾고 음악하면서 조금 기대도 해보고 (만약 내가 잘생겼다면 음악을 했을 때 긍정적으로 바라봐줬을까. 라이브도 들으러 왔었을까. 니들이 나에게 관심 없다는 건 아는데 내 노래고 뭐고 들어본적도 없으면서 괜히 '너 진짜 특이하다'라고만 하고 도대체가 자기들과 좀 다르게 행동하면 뭐가 마음에 안들어서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너희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게까지 유행을 따르는 다수로서 생을 마감하고 싶은걸까.) 뭐 인터넷이나 주위에서 들을 수 있는 지랄 같은 조언들 진짜 싸그리 다 해본거 같은데,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중요한 인간관계는 전혀 진척도 없다. 결국 나는 거절당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다. 그래서 그런가 난 뉴스에 나오곤 하는 세상에 원한을 품고 테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느끼는 이 풀리지 않는 분노를 해소 할 곳이 없었겠지. 그러다가 결국 터진거고.


 그렇다면, 인간관계 같은 건 배제하고 사는게 나에게 맞는 것이 아닐까. 누구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랑 같은건 꿈도 꾸지 않고 결국엔 나에겐 나 밖에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차라리 나 하나의 일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 이때까진 타의로 고독해졌지만 이제는 나의 온전한 선택으로 고유한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평생의 업으로 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요즘 같이 사람간의 유대가 사라진 사회, 유대 같은거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 좀 외롭다거나 따분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죽지는 않는, 100의 행복과 고통을 주는 사랑은 깔끔히 포기하고 70정도의 나만의 온전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죽을 때 '이 정도면 그래도 재밌게 열심히 살았네.'라고 할 정도로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의 삶을 만들어가보자.


 이제 사랑이라거나 그런건 기대하지 않을거다. 그래도 서른까지는 포기 하지 않을려고 했는데, 이젠 안되겠다. 최근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괜히 텐션도 높았고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물론 그 때 긍정적으로 행동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지긴 했다. 하지만 그 때 뿐이고 결국 이렇게 완전히 혼자로 돌아오고 다 부질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데 뭐한다고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걸까. 무슨 관계던지 결국엔 깨어지고 진심으로 이어지는 일 따윈 없다. 애초에 난 그런 관계를 경험도 못해봐서 씨발 서로를 계속 생각한다는거 따윈 모른다. 서로가 뭐 그리 원하는 건 많은지. 결국 사랑이란건 조건, 그 놈의 조건이다. 세상에, 누군가를 사귀는 것도 조건일 것이 분명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결혼을 조건을 보던 지랄을 하더라도 젊을 적에는 그저 사람을 순수히 사귀어 보는 것을 원하는 것인데, 전혀 누군가와 마음을 통해본 적이 없는 내가 공무원이 되고나면 내가 누군가를 사귈 수 있을까? 아니 절대 못 사귄다. 아무리 예쁘고 참한 여자가 나에게 접근을 한다고 해도 속으로 역겨워 할거 같다. '저 여자는 내가 공무원이라서 다가오는 걸꺼야' 하고 말이다. 그게 만약 비뚤어진 생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사회가 날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혹시 모르겠다. 나랑 비슷한 여자가 있다면 서로 통할지도 모르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 상처를 많이 받고 그래서 공부에 매달려 공무원이 된 독립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여자가 있다면 말이지. 그런 사람이 있다면 대등하게 사랑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많이 써내려가도 오늘의 글은 평소처럼 시원하지 않다. 더러운 기분만 더욱 확고해진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렇게 나를 객관적을 써내려 감으로써 헛된 희망을 품고 있었던 나를 버리고 누구에게도 심적으로 의지하지 않는 그런 인간이 될거다. 이제 타인에 의해 의미 부여되는 나는 싫다. 내 쪽에서 거절할 거다. 세상이 나에게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 만큼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멍청하게 착하게 살 필요 없다. 나 자신을 억지로 긍정적인 인간으로 바꾸려고 하지도 않을거다. 내가 느낀 그래도 살거다. 설사 천하의 개새끼 같은 악한 인간이 된다손 치더라도 난 내 의지로 그렇게 될거다.

 더더욱 공부하기 좋은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내일도 '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자.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뭐 이런 중2병 걸린 미친 새끼가 다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그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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