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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도둑이라는 간장게장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게시물ID : cook_76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흑발이너뭐해
추천 : 2
조회수 : 77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1/16 02:01:07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 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안도현 - '스며드는 것'
 
 
 최근에 읽고 너무 좋아하게 된 시입니다. 물론 저는 먹기가 불편해서 딱히 꽃게 요리를 좋아하진 않구요ㅋ 이거 읽으시고
 
간장게장 못 먹겠다는 분도 있으신 것 같은데 부디 그런 일은 없길 바라구요. 그냥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먹던 요리에 어떤 사연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분들도 했으면 해서 밤 늦은 시간에 괜한 마음으로 올려봅니다. 시간도 늦고 하니 이 정도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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