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상에 대한 그의 관찰이 특히 값진 이유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서 매우 통렬한 비판을 했던 마르크스나 엥겔스의 경우도
하위 소득계층이 결국엔 혁명을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는 점에 있다.
하위 소득계층의 단결과 저항을 예상할 수 있는 전제는 하위 소득계층이
결국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선택(자본가 계급을 타도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선택)을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결국 자본주의를 비판했던 마르크스나 엥겔스도
인간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기존의 자본주의적 전제를 공유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베블런이 보기에 하위 소득계층이 처한 현실은
‘합리적 인간’으로서 존재할 여건 자체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속된 말로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든 일상 속에서 하위 소득계층은
기존의 제도와 생활양식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아니 오히려 기존 제도와 생활양식에 다른 어느 계층보다 충실해야만 그나마 기초적인 생존이 가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위 소득계층은 당연히 기존 제도와 생활양식에 가장 순종적이 될 수밖에 없고(되어야만 하고)
결국 그렇게 그들은 ‘보수적’이 된다는 게 베블런의 분석이다.
- 뉴스타파 김진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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