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 있어보인다는 건 그냥 제가 생각한 거구요. 뭔가 무당같아 보이는 외모이신 여자분이
뜬금없이 길가던 절 붙잡더라구요.
흔히 잡는 '도를 아십니까' 인줄 알았는데
"넌 집안에 큰 기둥이 될 사람이야. 부모님한테 잘해드려."
딱 이 한마디하고 홱 하니 자기 갈길 가버리더라구요.
전 당연히 그다음 대사가 그러니까 제사를 하러 같이가자..뭐 이런걸줄 알았는데
정말 저 한마디만 하고 그냥 가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전 집안에 유일한 잉여인게 유머...쥬륵ㅠ
어느 게시판에 써야될지 고민하다가 공포게에도 왠지 어울릴거 같단 생각에 여기에 올려요.
...라고 해도 공게에 어울리는 글 하나만 더 쓰고 갈게요.
실화인데요.
지금에야 많이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연립주택 이라는 곳이 많았었잖아요.
마당있는 건 옵션이고...그래서인지 이웃끼리도 참 친했었는데요.
제가 살던 연립은 이웃분들이 참 오래 사시는 편인데, 왠일인지 한 집에 새로 이사오신 분이 생겼었어요.
가끔 마당에 나와서 햇빛 쐬시거나 산책하시는 모습을 몇번 보고 인사도 하곤 했는데 얼굴빛이 너무 아파보이는거에요.
아니나 다를까 말기암으로 병원에서도 그냥 집에 요양하시라는 분이셨어요.
그래도 꾸준히 산책도 나오시고 이웃분들이랑, 물론 저희 엄마랑도 얘기도 잘 하시고 하셔서 아픈분이란걸 잊어버리곤 했는데
정말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새벽에 학교가려고 나와서 신발 끈 고쳐매는데 제 앞으로 그분 관이 나가더라고요..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난 후 엄마가 해주신 얘기가,
돌아가신분 옆집에 계속 심심찮게 아프신 할머니 한 분이 계셨었어요. 그 분이 어느날 잠을 자는데
꿈에 저승사자 두 명이 와서 자기를 내려다 보면서 가자고 하더래요.
그래서 싹싹빌면서 나는 아직 가면 안된다, 거둘 애들도 있고 아직은 안된다고 정말 울며불며 매달렸대요.
그러더니 저승사자 둘이 지긋이 할머니를 바라보다가 그 옆집으로 쑥 하고 들어가더래요.
그렇게 그날 말기암으로 요양중이셨던 분이 돌아가셨다고.....
그 얘기를 듣고 한참 기분이 미묘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