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동 및 운암동 포함 의무소방 생활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22년은 광주에서 살았고, 서울에서 사립대학 및 사립 로스쿨 다녔습니다.
복잡하게 이야기하기 이전에, 현재 고향에 내려가있는 여동생과 다툴 정도로 심각합니다. 왜 기분대로 투표한 결과(심지어 여동생마저 2.2로 갔습니다)가 미칠듯한 욕을 먹어야 하냐면서요. 여동생의 발언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 봅니다.
이번 총선은 구조적으로 썩 괜찮지는 않았어요. 정당을 떠나 그럴싸한 사람을 지지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잖아요. 일축하자면 진영논리, 징벌시스템에 매몰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여당까지' 노려서 어떻게든 반역자놈들을 최대한 조지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광주에 살고 있는 여동생과 부딪혔습니다.
사실 저녁에 노량진에서 모여 선거결과를 봤던 지인들이 저 포함 6인 광주사람이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우리 자신들이 술집에 못앉아있을 지경이었어요. 대화의 흐름이 "와... 이건 눈치없다고 굉장히 욕먹겠는데?" 였습니다. 그런데 김종인 및 박영선 이철희 테크로 인하여 총선 자체에 비관적인 흐름이 생기기는 했지 않나요? 물론 누군가께서 댓글로 남기셨듯, 3번에 관심없는 호남사람들도 많아서 더욱 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역설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를 꿈꾸는 입장이라 '우리 고향 욕먹는거 싫어!'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자학이 훨씬 강하니까요. 다만, 고향의 가족을 살해했던 자유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의 계보에 표를 줄 수 없는 심리를 '자동 2번'으로 몰아 힐난하지는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5.18을 비롯한 근현대사의 헌법논리를 농락했던 안철수의 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는 것은 물론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이미 지역구에 마음에 드는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경우 압도적인 무효표를 던짐으로써, 후보 자체를 바꿔버린 역사가 있다는 점을 아신다면 광주전남에서도 이른바 '그럴싸한' 후보를 만나지 못해 다소 억지스러운 투표를 할 수도 있었음을 조금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일단 개헌저지선, 그 이전에 국회선진화법 폐기를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에는 호흡을 다해 안도합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제 입장에서는 "국민의당 ㅅㄲ들이 이렇게 득세한 이상 새누리에 들러붙으면 마음 딱 편하겠구먼" 식으로 말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미 이따위로 된 이상 그 당선인들을 최대한 괴롭혀야 합니다. 안철수나 주승용, 박지원 등의 인간들이 가신정치적 시스템에 경도되어 김무성이랑 악수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미 공언한 바 있지만 유승민이나 홍의락이 복당하지 않게끔 여론의 압박을 넣어야 한다는 거에요.
이렇게 말씀드렸음에도 불구, 계속 비난하신다면 더이상 변론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새누리당 합당설이 그럴싸한 상황이 된다면 사전투표로 2,4를 향했던 저는 태어난 자리인 구 전남도청 앞에서 목숨을 끊겠습니다. 행여 생겨날 수 있는 "나라 팔아먹어도 호남자민련" 식의 시스템을 피로 끊을테니, 일련의 표심을 지탄의 대상으로 삼지는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