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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게시물ID : cyphers_72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르무트
추천 : 10
조회수 : 67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1/16 21:08:29
몸캐 없는 아군의 조합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5번 타워 한편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샬럿 위에
정의로운 로라스가 떨어질 때,
대체로 아군의 무개념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래서, 헤비 레인은 처량히 내리고 아군은 전멸하여
거의 1분 25초나 리스폰을 기다리게 될 때
 
아무도 지키지 않는 진영.
그래서, 양쪽 수호타워는 부서지고
어느 다급히 올라가는 채팅창 위에
“아놔 공방 호구 새3끼들”이라는
거의 판독하기 어려운 문구를 볼 때

무수한 세월이 흐른 후에
문득 탈퇴한 클원의 우편이 발견될 때
그곳에 씌었으되
“사랑하는 클원아, 너의 소행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지...“
 
대체 나의 소행이란 무엇이었던가?
적혈무쌍참 직후의 최심장,
유성낙하 이후의 싸이클론,
혹은 생존용 용성락이었을까.
이제는 벌써 그 많은 죄상을 기억 속에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클원은 그 때문에 애를 태웠던 것이다.
 
린의 장벽에 갇혀 초조하게 멈춰있는 아군의 모습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목책 가를 아군은 언제 보아도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지는 비밀의 화원,
무섭게 뒤덮이는 초열지옥,
시바의 배트 스웜,
트릭시의 미친 듯한 순환
이것이 우리를 말할 수 없이 슬프게 한다.

닥테하는 타라, 내구도 0인 아이템.
미쉘을 만났을 때, 그러나 나약한 옛 시절의 미쉘이 귀환했을 때.
그것도 이제는 그가 RA레어로 풀업을 하고,
혹은 맥시머를 빤 풀도핑 더스트 토네이도를 쓰고서
우리가 휴톤 도일없는 5근캐 조합이라는 이유에서
우리가 필사적으로 치려고 하나, 그러나 이미 기술을 쓰기 전에 무력하게 쓰러져 내릴 때.

루이스와 토마스 앞에 죽어가는 도일의 눈초리,
부당거래의 소리.
이 소리는 항상 나에게 히카에게 맞서야 하는 원캐를 생각하게 한다.

골목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구두소리.
그것은 센트리 없는 안개 속을 거니는 시바의 소리처럼 들리고...
엘리의 쾌활한 별똥별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데...
그러나, 당신은 벌써 근 1분이나 리스폰을 기다려야 할 때.

버그에 걸린 레베카의 카운터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것은 아이작의 스윙이 닿을 즈음,
허무한 정지화면만이 남아있다.
난간에서 은은하게 웃고 있던 트리비아의 박쥐폭풍을 볼 때.

힘겨운 트루퍼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
오싸의 트롤 공략을 읽을 때.
마를렌이 풀콤보로 블링크 빠진 클레어를 희롱할 때,
반딧불 교향곡 속을 지나갈 때.
거기서 문득 '여기 열 다섯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녀 미쉘이 누워있음'
이라 쓴 리스폰 창을 읽을 때.
아, 그 소녀는 내 파티원 중 한 사람...
날이면 날마다 언제나 보이는 카인 셀렉과
그 아래에 깔리는 센트리를 볼 때.

첫 공식전에서의 팀원들의 욕설.
속속히 올라가는 ♡♡♡♡ 사랑의 고백소리
게임이 끝나고, 사랑의 귓속말이 날아오며,
한 판만 이기고 자야지 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새벽 3시가 될 때...
그 때 당신은 계정을 지울까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날아가는 한 마리의 빅터,
도일이 왔다간 후의 텅 빈 진영.
옛날에 출몰한 트루퍼 구역을 다시 찾았을 때
그 곳에는 이미 남은 트루퍼는 없고
일찍이 애용하던 철거반라인에는 흉한 시체만이 남았는데다
옆 뒤쪽에서는 제레온와 브루스가 내다보고
든든히 지켜주던 윌라드는 먼저 따이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 어찌 이뿐이랴?
몰려오는 10분대 공성 지원 부대
가난한 레베카의 눈물,
무개념 아군,
노셔츠 극공 까미유과 힐킷 없는 웨슬리.
둔하게 들려오는 “적이 트루퍼를 쓰러뜨렸습니다.”
비행 직후의 저격
빗나가버린 둔갑 폭연
골목에 흩어진 지뢰와 센트리,
리스폰된 자동차에 끼인 클레어의 좁은 어깨,
막타로 빼앗긴 트루퍼,
세 번째 캔슬된 결슬영동,
크리스탈 허리케인 위의 떨어지는 방울 가두기
얼어버린 심판의 빛
골목에서 자네트의 얇은 칼이 허공을 베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안개 속에서의 일렉버스터 소리,
좌우통로 안의 유성낙하
지친 수호의 등에 꽂히는 풀도핑 초스트레이트
리스폰 중인 ‘도일, 샬럿, 타라, 루시, 하랑’
서릿발 안에 보이는 아군의 창백한 얼굴,
홀로 남은 HQ위로 떨어지는 유성낙하.
이 모든 것이 또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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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심심해서 패러디 해봤어요...
 
 
 
(원본)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안톤 슈낙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 한 쪽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추의 양광이 떨어질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래서, 가을날 비는 처량하게 내리고,
그리운 이의 인적은 끊어져 거의 일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아무도 살지 않는 옛 궁성, 그래서, 벽은 헐어서 흙이 떨어지고...
어느 문설주의 삭은 나무 위에 거의 판독하기 어려운 문자를 볼 때.
몇 해고 몇 해고 지난 후,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가 발견될 때.
그곳에 씌었으되,
'내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그런 행동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지...'
대체 내 그러한 행동 이란 무엇이었던가?
어떤 거짓말? 아니면 또 다른 내 어리석은 처신?
이제는 벌써 그 많은 잘못들을 기억 속에서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때문에 애를 태우신 것이다.
  동물원에 잡힌 범의 불안, 초조가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철책가를 그는 언제 보아도 왔다갔다 한다.
그의 빛나는 눈, 그의 무서운 분노, 그의 괴로운 울부짖음,
그의 앞발의 한없는 절망, 그의 미친듯한 순환...
이것이 우리를 말할 수 없이 슬프게 한다.
  휠 데를린의 싯귀. 아이헨도르프의 가곡. 옛 친구를 만날 때.
학창 시절 친구의 집을 찾아 방문하였을 때.
그러나...
그가 이제는 우러러 볼만한,
한 사람의 고관대작, 혹은 돈이 많은 공장주로서의 지위를 가져...
우리가 몽롱하고 우울한 언어를 조종하는 한 시인 밖에 못 되었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손을 주기는 하나, 달갑지 않은 태도로 우리를 대한다고 벌써 느껴질 때.
  포수의 총부리 앞에 죽어가는 사슴의 눈망울.
재스민의 향기...
항상 이것들은 나에게 창 앞에 늙은 나무 한 그루가 있는 내 고향을 생각하게 한다.
  공원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음악.
그것은 꿈같이 아름다운 여름 밤에
모래 자갈을 고요히 밟고 지나가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처럼 들리고...
노래의 한 소절 같은 쾌활한 웃음소리가 귀를 간질이는데...
그러나, 당신은 벌써 근 열흘이나 침울한 병실에 누워 있는 몸이 되었을 때.
  달아나는 기차가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것은 황혼의 밤이 되려 할 즈음,
불을 밝힌 창들이 유령의 무리같이 시끄럽게 지나간다.
창가 에서 은은히 웃고 있는 어떤 여성의 아리따운 얼굴을 볼 때.
  현란하고도 번화한 가면 무도회에서 돌아왔을 때.
대의원 아무게 씨의 강연집을 읽을 때.
부드러운 아침 공기가 가늘고 소리없는 비를 희롱할 때.
공동 묘지를 지나갈 때.
거기서 문득 '여기 열 다섯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녀 클라라는 누워 있음' 이라 쓴 묘비를 읽을 때...
아, 그 소녀는 어렸을 적 단짝 동무 중의 한 사람...
날이면 날마다 언제나 번잡한 도시의 집과
그 집에 있는 나무 밑동만 보고 사는 시꺼먼 냇물을 볼 때.
  첫 길인 어느 촌여관에서의 외로운 하룻밤.
시냇물의 졸졸거리는 소리.
곁방 문이 열리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리며,
낡아 빠진 헌 시계가 새벽 한 시를 둔탁하게 칠 때...
그 때 당신은 난데없는 애수를 느낄 것이다.
날아가는 한 마리의 철새.
추수 후의 텅 빈 밭과 밭들.
어릴 때 살았던 적이 있는 조그만 지방에, 긴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들렀을 때.
이제는 아무도 당신을 알지 못하고...
그 때 놀던 자리에는 붉고 거만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으며,
당신이 살던 집에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는데...
황제처럼 멋지던 아카시아 나무와 우거진 풀은 베어졌는지 찾을 수가 없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어찌 이뿐이랴?
오뉴월의 장의행렬. 가난한 노파의 눈물. 거만한 인간.
보라색, 검정색, 회색 같은 빛깔들. 둔한 종 소리. 바이올린 G현의 소리.
추수 후, 가을 밭에 보이는 연기. 산길에 흩어진 비둘기의 깃털.
자동차에 앉은 출세한 부녀자의 좁은 어깨.
떠돌아다니는 가극단의 여배우들. 벌써 줄에서 세 번째 떨어진 광대.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휴가의 마지막 날.
사무실에서 처녀의 가는 손가락이, 때 묻은 서류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보름밤에 개 짖는 소리. 크누트 함순의 이삼절. 어린아이의 배고픈 모양.
철창 안에 보이는 죄수의 창백한 얼굴. 무성한 나무 위에 떨어지는 흰 눈송이...
- 이 모든 것이 또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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