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시대착오적인 문체부
'사무총장님'은 안 계신다. 전임 하일성 사무총장의 임기가 5월15일까지였으니, 공석 기간이 벌써 20일이나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월30일 이사회(8개 구단 사장 모임)를 열고 이상국 전 사무총장을 새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KBO는 '규약'에 따라 감독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화부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세 차례나 서류를 돌려보냈다.
KBO는 3일에도 사무총장 승인 안건을 문화부에 올렸다. 문화부의 '지시'대로 구단주들의 서면결의까지 마쳤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문화부는 미적거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구계에서는 " 할 일이 태산인데 답답하다 " 며 한숨만 쉬고 있다. 낙후된 지방구장 신축, 인프라 개선 등은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상국씨는 과거 사무총장 재임 6년간 SK의 쌍방울 인수, KIA의 해태 인수 등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해 주목을 받았다.
사실, 문화부가 KBO 사무총장 승인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KBO는 문화부한테 예산을 타서 쓰는 산하단체가 아니다. 8개 구단과 함께 야구 발전을 도모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KBO 사무총장은 '정치적인' 자리가 아니다. 총재를 보좌하면서 KBO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일꾼이다. 야구발전을 도모하는 기구에서 자체적으로 일꾼을 뽑았는데, 감독청이 자꾸만 '몽니'를 부리는 것은 도리가 아닐 게다.
지난해 올림픽 금메달,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사상 첫 600만 관중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문화부는 더 이상 야구발전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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