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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릴적 기억속에 남아 있는 고양이의 보은 경험담.txt
게시물ID : animal_76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천홍범도
추천 : 17
조회수 : 881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4/01/18 14:48:00
전 어릴적부터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때(당시엔 아직 국민학교시절?) 동네 또래 아이들과 여기저기 동네를 누비면서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않고 싸돌아다니면서 놀기 좋아했는데...
 
저희 동네가 금강변을 끼고 있는 곳이어서 금강골재채취하러 덤프트럭들이 종종 지나다니곤 했었거든요.
 
제가 제 패거리(?) 아이들과 길을 가는데 덤프트럭에 압사당해서 도로에 처참하게 깔려있는 고양이 시체를 봤습니다.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좀 징그러울지 모르겠지만 바닥에 눈알이 뒹굴고 내장과 각종 장기기관이 ...으...
 
그런데 어릴적엔 그런 생각보다 순수한 마음이 들었던게
 
'어서 이 고양이를 양지바른데에 묻어줘야지'하고 생각해서 패거리애들과 함께
 
고양이 사체들을 주섬주섬 나뭇가지로 모아서 근처 언덕배기에 묻어주고
 
나뭇가지 꺾어서 십자가 만들어서 무덤에 꽂아주고 무릎꿇고 고양이에 대해 묵념까지 해줬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근처에서 배회하던 다른 하얀색+주황색 도둑고양이가 있었는데요 저희 주변에 가까이는 못오면서도 자꾸 근처에서
 
"냥~냥" 이러던 고양이 한마리가 있었어요.
 
아마 죽은 고양이 가족이겠거니 하고 측은한 생각만 하고 그냥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제가 앞서 말했듯이 제가 어릴적 살던 집은 흔한 슬레이트함석으로 지은 시골집이었고요 특히 겨울철엔 집안에 쥐새끼들이 지붕에서 찍찍
 
거리면서 밤이면 너무 시끄러웟었죠.(시골집에서 살아보신분들은 공감하실지도...?)
 
그런데요 그 쥐들이 어느날부턴가 집앞 마당에 변사체로 4~5마리씩 죽어있었습니다.
 
심지어 집안의 쥐들이 거의 매일 마당에 죽은채로 아침에 마당에 있었는데 그게 거의 한달정도 계속됬어요.
 
집에 돌아다니던 쥐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는 쾌거를 이룰 정도였지요...
 
그런데 그 쥐를 잡아놓는 것의 정체가 바로 위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갔던 그 주황색 얼룩무늬 고양이었어요.
 
시골집은 대개 화장실이 집밖에 있다보니 화장실까지 가기도 귀찮고 오줌은 마렵고 해서
 
아침추위를 무릅쓰고 마당에 오줌싸러 나갔다가 그 고양이가 쥐잡아놓고 저를 보고 한 3초간 응시했다가 잽싸게 도망가는걸 봤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아 고양이가 영민한 동물이구나'란걸 느꼈어요.
 
 
정말 세상 살다보면 동물이 사람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될 때가 많은데요, 아직도 그때의 그고양이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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