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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관련 글은 처음 써보네요.(호남인으로서 씁니다)
게시물ID : sisa_7223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cphee
추천 : 2
조회수 : 708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4/14 19: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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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더민주가 호남에서 이렇게까지 실패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리고 왜 이렇게 됐을까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첨예한 정치적인 대립은 잘 모릅니다.
다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은 어느정도 알고 있죠. 특히 지역민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은 목포에 살고 있지 않지만, 제 고향은 목포입니다.
그곳의 정서는 간단합니다.
친DJ, 친노무현입니다.
그분들이 평생에 걸쳐서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와 싸워온 걸 알고 있고, 거기에 대해 무한한 지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박지원이 출마합니다.
대부분의 목포사람들은 박지원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무슨 대단한 능력과 비젼이 있다거나, 민주주의수호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투사라는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나 평생 DJ를 충성스럽게 보좌해왔다는 걸 압니다. DJ를 대신해서 대북사업의 과오를 짊어지고 옥살이를 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그런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찍습니다.  그게 "의리"라고 생각하는 거죠.
올바르게 살아오다가(DJ를 보좌해오다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으니 거기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을 계속 하고 싶다면 시켜줘야 한다는 부채의식이 있는거죠. 다음번에 또 나오면 또 찍을겁니다. 해보고 싶은만큼 시켜주고 싶은거죠.

많은 사람들이 박지원을 욕합니다. 저도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런 오유같은 사이트를 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그 욕을 군사정권시절에 쏟아지던 야당인사에 대한 욕과 동일시합니다.
무슨 얘기냐면, 같은 야권내의 비판인지 독재정권으로부터의 부당한 누명인지 구별하기 어려워한다는 얘깁니다.
평생을 욕먹으면서 정치해왔고(이때는 여당에서 욕했구요), 여전히 욕을 먹고 있으니(지금은 야당에서 욕하죠)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부당한 탄압중에 하나인가 보다 하는 거죠. 어차피 그때나 지금이나 언론은 거대여당이 장악하고 있고,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의 출처를 구분하기는 지극히 어려우니 그냥 정부의앞잡이가 하는 말이려니 하는겁니다.

제가 목포가 고향이라, 목포의 상황만을 말씀드렸는데,
다른 지역도 비슷할거라 생각합니다.  DJ에 대한..또는 노무현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거죠.
우리마저 그들을 버리면 누가 그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겠나? 하는 심정일거라 봅니다.

더민주는 분당과정에서 당내분탕종자들이라는 이름으로 DJ계 의원들을 많이 내보내버렸고,
경선과정에서 친노패권주의라는 말도 안되는 누명을 씌워서 여러 의원을 탈락시켰습니다.
이게 DJ와 노무현을 사랑하는 호남인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런 조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는지, 아니면 새누리의 삽질이 너무 컸는지...기대이상의 큰 승리를 거뒀고,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새삼 호남의 선택을 두고 지역주의의 프레임을 씌우는 분들이 많더군요.
호남은 지역주의에 바탕을 두고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굳이 프레임을 씌우려면.."잘못된(?)의리"정도로 놓고 분석하시는게 맞습니다.
참고하시라고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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