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한잔 해요

핸드폰속에 주소록을 몇번이나 뒤져보다
결혼한 친구 지나간 사랑 회식하고 있는 그리운 친구에게 전화하지 못했을 당신과 한잔하려해요

마음풀고 못하는 술 한잔 두잔 넘기다보면
마음도 발목도 풀어지겠지만 
걱정하지마요 집에까지 잘 바래다줄께요

오늘 당신은 유독 말이 없네요
파인애플을 한번 먹어보라는 아저씨를 보다 
먹먹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당신을 보다
묵묵히 술잔을 채우는 내마음이 아련해지네요

어설픈 위로가 당신에게 상처가 될까
상추에 삼겹살 듬뿍넣어 당신에게 건내요
멋적은 웃음으로 받아먹는 그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오전에 소리지른 고과장도
오후에 빠꾸줬던 강차장도
저녁에 울먹이던 이주임도
아마 지금 같은 마음 일거예요

그러니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받아 아픈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준 사람으로 남겨질 것이 두려운것 뿐이라고
당신에게 알려주고싶어요

사랑하다 남이되면 마지막의 모자란 모습이 기억될까 두려운 연인처럼 

그러니 걱정말고 한잔더 하고 들어가요
양말도 벗겨주고 배개도 올려주고
이불도 덥어줄테니
아침에 일어나면 누군가 곁에 있었다는것만
언제나 곁에 있을거라는것만 알아줘요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