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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공포의북문'한번 각색해봅니다.vol.1
게시물ID : panic_72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롤신병자
추천 : 5
조회수 : 12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30 15:01:30
 
시끌벅적하고 무척이나 작은 규모의 호프집 안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였다.
 
식당금연법이 시행된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사장님은 늘 '괜찮아 우리가게는 40평 안넘어서 괜찮아~내년부턴 이마저도 못핀다니까 부지런히 펴둬 허허'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것을 알정도로 단골인 집이다.
 
"여~태영아 여기야~"
 
두리번 거릴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몇석 되지 않는 작은 가게였기에 이미 옹기종기 작은 테이블에 모여있는 덩치들을 발견할수 있었다.
 
그리고 늘 그렇듯 내가 옴으로서 술자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소주가 몇배순 돌았을 때였을까?
 
의례 그렇듯 남자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군대이야기가 빠질리가 없다. 전역하고 나서 예비군 6년차 훈련을 마쳤다는 무용담들과 이제 민방위로 가야
 
한다면서 아저씨가 다되었다는 얘기부터 지가 월남스키부대(?)출신 아버지때문에 해병대를 다녀왔다는 문영이 녀석, 군병원에서 특수 임무를 위하여
 
몰래 첩보작전을 펼쳤다는 준영이...등등 각양각색의 군대 이야기가 흘러 나왔지만 이미 10년지기인 녀석들의 군생활 이야기는 지겹게 들어서 서로들
 
알고 있는 상태였기에 언제나와 같은 격한 리액션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 맞다맞다!! 이래보니 태영이 니 이야기는 평소에 들어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응??그라고 보니께 그라네??니는 뭐 군바리때 이야기할때 묵언수행 하는것 마냥 입 푹 닫고 있고 ...재수없게 맞장구만 치고 있지 않냐??"
 
왜 이말이 안나오나 이상하다고 여길때쯤 이었다.
 
"됐다~이미 시간도 오래 지났고 다들 고생한거 안다 나라지키느라고~그런데 내이야기가 무슨상관이겠냐~"
 
군대이야기에 격해져서 몇순배돌던 술은 이미 몇순배인지 까먹을 정도였다. 10여병의 소주병이 나뒹구는 테이블 위에 팔을 올려놓고 담배를 피던
 
진영이가 오늘따라 집요했다.
 
"마 그라지 말고 말해봐라 어디! 니 부대가 어디있는지만 들었지 이야기 하는걸 들어본적이 한번도 없다 안카나!"
 
술이 오르면 유독 도드라지는 녀석의 사투리를 보니 이미 제정신이라고 생각하기엔 힘들었다. 어차피 저정도면 지금 이야기 하는 일에 대하여 짤막한
 
기억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휴....뭐 그렇게 듣고 싶냐??"
 
"응 응!! 엄청 듣고 싶다!!"
 
"내도 내도내도!!!!"
 
입에문 담배에서 재가 떨어지는것도 모르고 손을 들며 흥분하는 녀석들을 보며 조용히 기억을 더듬었다.
 
기억을 더듬을 수록 정신은 차분해졌고 이내....녀석들의 시선이 내 입으로 옮겨졌다.
 
 
 
 
 
 
 
 
 
200x년..여름 군에 입대한 나는 땡볕아래서의 훈련이 무척 고된 작은체구와 심약한 신체를 지닌 이등병이었다.
 
가뜩이나 힘든 훈련속에서 행해지는 폭언 욕설 구타는 내군생활의 미래를 더 샛노랗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내가 있던 부대는 각각의 부대가 독립부대처럼 갈라져 있는 부대였다. 반경 20킬로 미터내의 넓은 영내에 사령부를 기점으로 하여 각각 5킬로미터 쯤의
 
간격으로 화학,통신,헌병,본부 대대가 퍼져 있었다.
 
내가 있던곳은 통신 부대였다. 보직은 주로 영내를 돌며 통신선을 정비한다거나 타대대의 통신 수단을 정비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했다.
 
아무래도 통합부대가 아닌 독립부대처럼 산발해 있는 대대들이기에 각각 지통실(지휘통제실)에서 통신을 가장 우선적으로 점검하고 확인 하는 일들이
 
늘 일상이 되어있는 부대였다.
 
그랬기에 내임무가 더 막중한 것은 당연하였고, 그만큼 막중한 임무와 딱 들어맞게도 내무생활은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하지만 독립부대의 여건상 인원수가 많이 모자라 일손이 많이 부족할때가 많았고, 원래 정석대로는 안되는 일이지만 이등병인 나혼자 파견근무를 나가
 
타대대에 통신장비를 점검하러 가는 일이 잦아졌다. 그건 내 숨통을 트이게 하는 크나큰 행운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려 일병이 되었을때, 나는 어김없이 하루 일과를 위해 파견차량에 몸을 실었다.
 
그날 파견간곳은 화학대대였다. 우리 대대에서 가장 먼곳에 위치하여 있고 영내에서도 제일 끝머리쪽에 위치한 대대 였기에 평소에도 통신대대장의
 
명으로 통신상태 점검을 위해 자주 파견을 나가던 곳이었다.
 
화학대대에 도착하자 마자 대대통신병 한명과 같이 지통실에 들러 유선상태를 점검하고 있었을때였다.
 
"뭐???이런 개같은!!! 안돼!!! 죽어도 안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지통실에 올라와있떤 주임원사였다.
 
갑자기 큰소리로 무언가를 절대 반대한다고 하는데 목소리가 몹시 격앙되어 있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거칠게 휴대폰을 책상위로 던져 버리는 주임원사는 평소에도 사람좋기로 사령부에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는데, 나만해도 파견나왔다고 고생한다고
 
이것저것 군것질이며 씹을거리를 잔뜩 안겨줘서 무척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6개월만에 처음으로 주임원사의 흥분된 얼굴을 마주하게 되자 나도 모르게 무슨 일인건가 하는 의구심이 바로 뒤따르게 되었다.
 
"저기 아저씨 무슨 일인데 주임원사님께서 저리 화가 나신거에요??"
 
내물음에 화학대대통신병 아저씨는 조용히 '북문이요'라고 속삭였고, 나는 이내 왜 주임원사가 저렇게 흥분하게 되었는지 한번에 이해할수 있었다.
 
 
 
북문
화학대대는 화생방관련 물자가 모두 쌓여있는 만큼 치장창고의 수가 무척이나 많다. 동원령에 지정되는 예비군들의 몫이나 주변 마을 주민들의 문물까
 
지 넉넉하게 준비되어야 하기에 대대부지가 타대대에 비하여 조금 큰편이기도 하다.
 
이러한 화학대대에는 총 3개의 문이 있는데 위병소가 있는 정문 BOQ가 있는 동문(후문)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후문에서 사령부쪽으로 가는 큰길쪽에
 
보이지만 폐쇠되어 있는 북문, 이렇게 통 3개의 문이 있다.
 
항상 파견을 나올때마다 부대와 인접해있는 대로변에 있는 북문을 사용치않고 자꾸 정문으로 들어가게 되자 의아했던 나는 날 태우고 다니던 수송부
 
선임한테 물었고 그선임은 내게 저 북문은 위험한 문이다 그래서 폐쇠되었다 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말을 듣고 나서 북문을 지나칠때면 왜인지 모를 아릿한 소름이 등줄기를 쿡쿡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전화를 집어던진 주임원사는 그래도 분이 안풀리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길길이 날뛰었다.
 
신기했다. 지금까지 내가보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 모습에 대체 북문이 어떻길래?라는 의구심이 뇌내를 마구 파고 들었다.
 
소란스런 소리에 잠시 자리를 비웠던 당직부사관이 들어와 주임원사를 말렸고, 주임원사는 '놔!안놔?!이새끼가 어디 상급자 몸에 손을대!' 라는
 
고리타분한 고함을 치며 점차 흥분을 가라앉혀 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에 새로 부임한 사단장이 영내미비된 부실시설을 재시공하여 사용하자는 의견을 내었고 참모부에서 명령이 내려온게 북문을
 
개방하여 사령부와 통하는 거리를 더가깝게 하여 전략적으로 운용하자는 소리였다고 한다.
 
그소리를 전해 듣자마자 당직부사관 마저 몸을 굳히는게 눈에 띌정도로 경직된게 보였다.
 
그리고 화를 가라앉힌 주임원사가 지통실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남긴 나즈막한 한마디가 내머릿속에 북문의 을씨년스러운 모습과 겹치며 다시금 소름이
 
밀려 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거기열면....애들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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