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사무실은 건물 1층 같은 2층에 있습니다.
일이 있어서 사무실에 왔다가, 오늘 밤 안으로 일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자고 가려는데,
2시쯤, 화장실이 가고싶어 나왔더니 화장실이 수리 중이었는지 사용 금지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3층으로 올라가는데, 위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이 야밤에 누가 연습이라도 하나, (저희 사무실은 대학교 내부 건물에 있어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라운지나 강의실, 대학원 연구실 등이 함꼐 있습니다.)
그래도 꽤 잘치네 하면서 용변을 보고 나오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건물에 피아노가 있던가?
4층에 라운지가 있어서 피아노가 있다면 아마 거기 있을 것 같았습니다.
궁금증이 생겨 4층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복도에 불은 켜져있고, 나머지 강의실, 사무실, 라운지 불은 다 꺼져있더군요.
피아노 소리는 계속 나고...
복도쪽 불이 밝은 관계로, 라운지 내부가 보이지 않아, 제 그림자를 만들어서 내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어둠속에서 피아노를 치고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그런데 라운지 유리가 바깥으로 볼록한 형태여서 한 쪽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더군요.
시야가 확인되는 부분만 확인하고 옆으로 이동하면서 라운지 내부를 보고 있었습니다.
유리의 진동으로, 아 이안에서 피아노 소리가 나는구나 하고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으로 자리를 이동하면 할 수록 소위 말하는 삑사리가 점점 심해지더군요.
아, 이런 시간이면 밖에 사람이 이렇게 들여다 보는 게 방해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끝까지 보지않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내려오면서 문득 기억이 나더군요.
4층은 8시 이후로 모든 문을 이용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경비 아저씨 말씀이.
기분 탓인지 피아노 소리가 더 크게 들리네요.
3시가 조금 넘은 이 시간에도 피아노 소리가 계속 나는데,
물론 연습할 시간이 없어 새벽에 양해를 구하고 연습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왜 저 어둠 속에서 이 새벽에, 몇 시간동안 같은 곡만 계속 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일단은 라운지에 피아노가 있는지 경비아저씨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아 라운지에 피아노는 없고 스피커는 있다고 하네요.
거기서 나는 소리인 것 같다고 하십니다.
미쳐버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