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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참치
게시물ID : readers_111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발키르
추천 : 11
조회수 : 39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01/20 06:39:51
참치

                                              발키르



돌처럼 얼어붙은 참치가 바닥에 죽어있다
부산한 몸짓과 약동하는 심장은 오간데 없이
그저 바닥에 죽어있을 뿐이다.
축축한 바닥을 불규칙하게 거니는
차박차박 소리를 내는 장화들의 발걸음이
죽은 시체 주변을 맴돌며 흥정을 하기에 바쁘다

탁해진 참치의 눈에는 빛조차 비치지 않는다.
이곳은 처음 보는 곳
처음보는 들판과 처음보는 땅바닥
나는 이제 더이상 희망을 노래하지 않으련다
눈물조차 얼어서 흐르지 않는 
탁해진 눈동자를 허공에 집어던질 뿐

나는 이제 이런 죽음이 구역질이 난다
이런 불의로 숨져간 시체를 먹는것에 염증이 난다
강인한 바다를 자유롭게 너풀거리던 참치를
숨도 못쉬게 끌어올려 죽이고서는
그 불의의 죽음을 삼겨대는 망량과 같은 입, 그 입들
그 입들은 시체를 이리저리 끌고다니는 귀신일 따름이다

참치야 내 수조에 들어오라 들어와서
나와 생사를 건 싸움을 하라
먼 옛날 그리스의 검투사처럼
너와 나 생사를 건 싸움을 하자
생을 쟁취하기 위한 식사로 너에게 경의를 표하리라
아주 매운 고추냉이로도 너의 죽음에 눈물 흘리지 않으리다

잠깐만 내가 참치라고 한건
다랑어를 말한거지
청새치를 말한 게 아니야
야 잠깐만 그놈이 아니라고
야 그놈이 아니라고
야 잠깐 내 말을 들으라고 야
야이 씨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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