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벌레 (1)
게시물ID : readers_72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inLee
추천 : 0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04 01:02:33

교실은 꽤 시끄럽고 웅성거린다.


남자들은 툭툭 치고 게임이야기를 하거나 여자들은 거울 앞에서 빗을 앞머리만 열심히 빗어대


며 뭐가 그리 좋은지 낄낄거린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내 목이 감싸자면서 숨이 턱 막히고 박영민이 말을 한다.

“용구 이 새끼야 빵 사와”

“응?”

영민이가 초콜릿 롤을 사오라고 하자 그 옆에 있던 애들까지 우르르 나한테 빵을 주문하는데 주

문이 하나같이 각양각색이다.

김용주는 옥수수과자 2개를 사오라고 시키고, 태우는 빵에 초콜릿 잼 바른 걸 시킨다.

“돈은…?” 

“야 당연히 네가 사주는 거지”

쉬는 시간이 6분 남았다. 뛰고 또 뛴다.


매점에서도 학생들이 한 몸처럼, 줄이라는 것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처럼 얽히고 또 얽혀 


겨우 앞에까지 도착했다.


그런데 막상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돈이 없다. 매일 어떻게든 돈 5,000원 정도는 구해오는데


돈이 어디서 빠졌나 보이지 않는다.


눈앞이 컴컴하고 숨이 컥하고 막힌다.


뒤에서 먹을거 사러완 사람 눈치가 피부를 바늘처럼 찌리고 숨이 턱하고 막힌다.


결국, 수업 종은 치고 다시 돌아왔다.


“빵”


너무 쉽게 수업 중에 빵을 나에게 맡겨놓은 거처럼 요구한다.


“미안해 오늘 돈을 안가 저 와서….”


애들의 눈은 희번득해지면서 ‘넌 죽었다.’ 라는 말을 눈으로 하는 것 같다.


다음 교시에 영민이 패거리는 나를 발로 찼다.


“야 돈이 없으면 없다고 말하던가. 내가 얼마나 배고픈지 알아?”


“개념 없네. 쯧쯧쯧


발로 차는 건 좋은데 반 전체에서 바지는 차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지는 오늘 월요일이라서 새것이고 실내화에 다으면 바지에 흙과 먼지가 묻어 눈이 잘 띈다.


반 전체가 나를 뭐로 보는 분위기인데 사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저 영민이 패거리에게 시비가 붙어 몇 번 맞았는데 반 가운데에서 때리다 보니 나는


맞는 것이 당연한 사람인 줄 아나 보다.


교실 한가운데에서 맞으면 선생님께서 보실 텐데 별 시답지 않는 장난으로 생각하나 본지 그냥


넘어가시는 듯 함이 보인다.


하긴 선생님께서 불러도 부모님 학교에 부르기 싫어 장난이라고 거짓말하겠지만…….


이걸 맞는 중에도 계속 생각한다는 게 참 한심하다.


매일 내가 폭발해서 교실에 커터칼 칼부림하는 꿈을 꾼다.


나를 괴롭히는 영민이 무리와 그걸 바로 보고 비웃는 반 전체 또 이걸 장난으로만 생각하시는 


선생님까지 모두다.


하지만 난 약하고 언제까지나 망상일 뿐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