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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4] 나레기의 관계...그리고 칠봉이 (스압주의)
게시물ID : drama_72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좋아라
추천 : 22
조회수 : 521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12/30 08:46:20

응사가 드디어 끝났네요

보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정말 행복했었는데

다 끝난 의미에서 응사 리뷰를 한 번 써보았습니다!!

 

사실 글을 다 썼는데... 한번의 실수로 다 날려 버렸습니다....ㅠㅠㅠ

안 그래도 글 재주 없어서 쓰느라고 힘들었는데ㅠㅠㅠ

이제 무조건 딴데다 복사 해놓고 글 써야지ㅠㅠ

그래도 몇 달동안 즐겁게 보았던 응사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다시 이 글을 씁니다!!!!

 

사진들은 발캡쳐라.... 몇몇개는 도저히 못 써서 빠진 부분도 많아요ㅠㅠ 


이 리뷰는 나레기 중심으로 쓰였습니다!! 칠봉이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래도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 



응사 004.jpg

나정이 오빠 태훈이가 죽고 소꿉친구였던 쓰레기는 나정이네 집 아들이 됩니다.

그리고 반 평생을 나정이의 오빠로 살아옵니다.

동일아부지의 고민을 들어주고 일화엄니 걱정을 하고

나정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마련해주면서요.



 응사 005.jpg


그래서 쓰레기가 나정이의 마음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받아줄 수 없었던 거겠죠.

헤어졌을 때 잃어버릴 게 너무 많으니까요연인 성나정만이 아니라 동생 쩡이동일아부지일화엄니...

모른 척하고 넘겼다면 모두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같은 이유로 성동일도 쓰레기와 나정이가 연애한다고 했을 때 탐탁치 않아 했던 걸 겁니다.

아들을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쓰레기가 가지고 있던 책임감은 21화에 일화엄니와 대화 할 때 더 잘 나옵니다.

쓰레기가 신경외과를 가겠다고 하자 일화엄니는 뇌종양때문에 죽은 나정이 친오빠 훈이때문이냐고 묻죠.

쓰레기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실 훈이 때문이 맞았겠죠.

그렇게 쓰레기는 인생의 모든 것을 나정이 가족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결국 쓰레기는 나정이의 마음을 받아주고 둘은 연인이 되죠.

반평생을 남매로 살아 서로를 누구보다 더 잘았던 그들.

하지만 그 남매라는 관계는 나정이가 호주로 떠나게 되면서 독이 되고 맙니다.

 

지나친 배려그게 둘의 이별의 원인이겠죠.

18, 19화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20화 나정이의 나레이션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특별한 연인이었다.

이십년을 오누이처럼 지낸 각별함에

오빠는 늘 오빠여야만 했고

난 늘 동생이여야했다.

힘겨운 짝사랑을 견뎌낸 절실함에

서로에겐 늘 애틋함이 앞섰고

한 달 앞둔 결혼을 미루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미안함과 고마움과 불안감에

우린 항상 미안했고고마웠고조심스러웠다.

결국 서로에 대한 배려만 남은채

정작 자신들의 상처는 기댈곳 없이

곪아가고만 있었고

결국 우린 평범한 연인만도 못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우린 사랑한다

그 흔하고 평범한 말조차 한번도 해보지 못한채

전혀 특별하지 않게 헤어져 버렸다.

 

응사 006.jpg

쓰레기는 반평생을 오빠로 살았기에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가려고 했죠.

15화에서 부모님께 사귀는 것을 말씀드릴 때도 쓰레기는 나정이는 뒤에 두고 혼자 들어가서 죄스러운 듯이 앉아있죠.

그리고 "나정이와 제가 사귑니다"가 아니라 "제가 쩡이를 많이 좋아합니다" 라고 말하죠.

흡사 자신에게 모든 책임이 다 있다는 것처럼 말이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쓰레기는 힘들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괜찮다고 말하고 오히려 나정이보고 힘들테니 오지 말라고 하죠.

그런 쓰레기를 보고 나정이는 자신이 아무런 힘이 되어줄수 없다는 죄책감 쓰레기가 자신에게 기대지 않는 다는 서운함이 밀려왔을 거라고 봅니다.


 

20화를 보면서 저희 엄마도 그러시더라고요.

아빠랑 연애할 때 아빠도 힘들다면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그게 많이 서운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비록 전 오유녀라…. 한 번도 누구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연인은 서로 감정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기쁨이던 슬픔이던 괴로움이던.

그런 면에서 나정이와 쓰레기는 불완전한 커플이었죠.

쓰레기만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나정이도 마찬가지였어요.

나정이 생일날 쓰레기가 생일 축하도 못 해주고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정이는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습니다.

둘 다 서로를 너무 배려해서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 못 했습니다. 

소통의 부재이죠. 


응사 001.jpg

쓰레기가 나정이한테 보낸 메일을 보면 미안하다는 말 밖에 없습니다.

카페에서 만났을 때도 쓰레기는 나정이한테 미안하다고만 하고 나정이는 쓰레기에게 뭐가 그리 미안하냐고 묻습니다.

결국 둘은 너무 오랫동안 남매로 살았기에 쓰레기는 오빠라는 족쇄에 사로잡혀 혼자서 다 해결하려는 겁니다.

동등한 연인의 입장에서가 아니고요.

그래서 나정이도 고민을 했다고 봅니다.

자신이 오빠에게 그냥 동생은 아닌지 짐이 아닌지.

 

 

그런 이유로 쓰레기가 아팠을 때도 걱정하면서 단숨에 달려가지 못한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나정이에게 온 쓰레기의 문자

응사 003.jpg

 

오빤데, 지금 올 수 있어? 좀 아파

칠봉이가 나정이를 보내주기 위해서 이 문자를 보낸 게 아니냐는 분들이 있는데 만약 칠봉이가 이 문자를 보낸 거면 소용이 없게 됩니다.

나정이와 쓰레기 관계의 변화가 없는 거니까요.

이 문자는 단지 쓰레기가 아파서 나정이를 불렀다 가 아니고 쓰레기가 나정이에게 기대기 시작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더 이상 남매의 입장이 아니라 동등한 연인의 입장으로요.

그래서 나정이도 운 거라고 봅니다.

드디어 오빠가 나에게도 기대기 시작했구나

 

 

그 후로 둘의 바뀐 모습이 나오죠.

쓰레기가 찾아왔을 때 나정이도 쓰레기에게 힘든 일을 말하고 쓰레기도 나정이에게 털어놓습니다.

둘 다 이제는 서로 힘든 점을 말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사이가 된 거죠.


동일아부지한테 둘의 관계가 걸렸을 때도 더 이상 쓰레기 혼자서 짊어지지 않습니다.

혼자서 무릎을 꿇었던 쓰레기는 이제 나정이와 같이 아버지 앞에서 섰고 둘은 같이 상황을 헤쳐나갑니다.

15화와 확실히 대비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인형의 기사. 쓰레기는 나정의 기사였습니다.

나정이가 편히 사랑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기사요.

하지만 현실의 사랑은 공주와 기사의 사랑이 아니죠.

둘은 동등한 입장에 서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레기의 이별은 단순히 남편 낚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물론 제작진의 남편낚시 의도도 없었다고 할 순 없겠지만…)

둘의 관계 진전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미안해를 말하는 남매가 아닌 사랑해를 말하는 연인으로요.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리뷰어인 닥터콜이 이렇게 썼더라고요.

판타지를 담당한 나정과 현실을 담당한 쓰레기. 이제는 서로의 키워드를 바꿔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그것은 분명 신뢰라는 이름으로 매듭지어지겠죠.


 

pd는 이 드라마를 남편 찾기가 아니라 남편 이름찾기 라고 하였죠. (그랬는데 그런 식으로 계속 낚시를 했서 사람들을 열받게 만들었던 거냐…)

어디서 보았던 건지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보았던 리뷰 중에서 인상깊던 말이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쓰레기가 김재준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라고요.

전 이 말에 동감합니다.

칠봉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화내실 수도 있지만 전 이 드라마가 처음부터 나레기의 관계 변화를 그린다고 봅니다.

나정이의 오빠였던 쓰레기가 남편인 김재준이 되어가는 과정을요.

어떻게 그들의 관계가 시작되었으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칠봉이.

나레기 지지자지만 개인적으로 칠봉이도 참 좋아합니다. 

전 아무리 잘나가는 야구선수라고 하여도 칠봉이가 참 외로운 캐릭터라고 봅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사랑을 많이 받지 못 해 항상 사랑에 목말라 있다고요.

응사 008.jpg

 

전 칠봉이가 가장 안쓰러웠던 장면은 집에 혼자 앉아 있을 때 였어요.

그 큰 집이 텅 비었더라고요.

그 한가운데 칠봉이 혼자 있었고요.

메이저리그여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도 칠봉이는 너무 외로운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외로움을 하숙집친구들이 채워준 거고요.

 칠봉이가 미국에서 돌아와 혼자 외로워 할 때 하숙집 친구들이 그를 찾아줍니다.

그리고 텅 비었던 집은 꽉 차게 되죠.

칠봉이를 라면셔틀로 부려먹긴 했지만 어쨌든 칠봉이는 친구들 덕분에 외로움을 이겨내고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죠. (하지만 생일을 잊어버린 건 참을 수 없다!!)

 


타지에 있었을 때도 외로움을 잊게 해준 건 친구들과의 메일이었고

어깨가 다쳐 고생했을 때도 찾아온 건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칠봉이가 가족들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하숙집 친구들에게 받았다고 봅니다.

현대씬에서 칠봉이는 성동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아버지라고 부르죠.

이제 칠봉이도 하숙집의 한 가족으로써 받지 못했던 사랑을 받고 외로움을 채워나갔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응사 002.jpg 

전 칠봉이가 나정이를 좋아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신경써주고 걱정했던 나정이를 좋아하게 된 거 겠죠.

특히 칠봉이가 다쳐서 나정이가 돌봐주었을 때 나정이에게 매달리는 칠봉이는 아이가 엄마에게 매달리는 모습 같아서 가슴 아팠습니다.

 

 

그렇다고 칠봉이가 나정이를 좋아한 이유가 단순히 애정결핍때문이라는 건 아닙니다.

칠봉이도 가슴 아픈 첫 사랑을 했고 칠봉이의 사랑도 정말로 소중했습니다.

어쨌든 마지막에 짧지만 칠봉이가 새 사랑을 시작한다는 것도 보여주었고 현대씬에서 칠봉이도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도 나왔으니 이제 칠봉이도 더 이상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도 칠봉이가 연애하는 것 좀 보여주지남편낚시를 좀 덜 했으면 한참 보여주고도 남았을텐데ㅠㅠ)

 


그리고 나정이가 어장관리를 했다는 말도 많은데 전 사실 그렇게 많이 못 느꼈습니다.

물론 나정이가 어장관리를 한 것처럼 보인 경우도 많았지만 그건 다 남편 낚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도 나정이 마음이 흔들린 적은 없었다고 봅니다.

나정이는 칠봉이에게 항상 친구처럼 대했습니다.

영화도 하숙집 친구들이랑 같이 보러 간 것이었고 운전연습도 해태와 빙그레에게 물었는데 둘 다 피하여서 칠봉이와 같이 간 것이었죠.

나정이가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몇 번이나 강조된 것이었습니다.

이 오지랖 때문에 쓰레기가 질투한 적도 있고요.

전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소중한 친구였기 때문에 함부로 내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칠봉이가 다쳤을 때 나정이가 간호해준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겁니다.

자신 때문에 칠봉이가 다쳤다는 책임감 반, 친구니까 돌봐주어야한다는 생각 반.

윤진이가 그만 가도 되지 않겠냐고 물었을 때도 자기 때문에 다쳤는데 끝까지 책임져야한다는 식으로 말하였죠.

 

응사 007.jpg

논란이 되었던 19화에서 작가가 나정이의 감정을 숨겨놓았지만 어느 정도는 표출이 되었다고 봅니다.

나정이의 폭식으로 말이죠.

19화에서 나정이는 끝없이 먹습니다. , , 팝콘, 등등…. 해태도 그걸 지적하고요.

이건 20화의 칠봉이의 회상과 겹친다고 생각됩니다.

삼풍 사건이 일어나고 나정이는 냉면을 마구 먹습니다. 체할 정도로요.

그렇게 체한 것 같던 나정이가 쓰레기를 만나러 간다고 하자 금새 나아서 날아다니죠.

어쨌든 나정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표출하지 않고 안으로 감추는 성격이고 그게 폭식으로 들어난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나정이는 확실히 칠봉이에게 친구의 선을 그었습니다. 

칠봉이가 팔이 다쳐 먹여달라고 했을 때도 먹여주는 대신 포크를 쥐어주죠. 

나정이가 확실히 칠봉이의 고백을 거절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은 건 작가의 실수였습니다.

남편 낚시에 너무 치중되어 나정이를 어장관리녀로 보일수도 있게 만들고 말았죠.

하지만 전 적어도 나정이가 어장관리녀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정이를 아직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사실 응사가 끝으로 가면서 확실히 아쉬운 점은 많았습니다.

남편 낚시는 뭐 말할 것도 없고 끝에 너무 급하게 진전된 면은 확실히 있었죠.

특히 칠봉이와 쓰레기 관계는 조금 더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칠봉이 이름이 아나운서의 입으로 밝혀진 건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전 적어도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대부분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각 캐릭터들의 성장과 90년대의 추억, 그리고 소중한 나레기 관계까지.

가끔 욕하기도 하고 짜증내기도 했지만 응사는 올해 제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드라마였고 응사의 모든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다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제가 드라마 리뷰도 처음 써보는 거고 말재주도 없어서 하고 싶은 말이 다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다른 리뷰를 많이 보다보니까 영향도 많이 받아서 어디서 본 듯한 문구가 적혀있을 지도..

혹시 문제되는 경우에는 꼭 댓글에 말씀해주세요!

너무 횡설수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동생은 보면서 오글거린다고 하던데..ㅋㅋㅋ

다른 의견이나 비판은 댓글로 적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ㅎㅎ

 

마무리는 응사 마지막 나레이션으로…..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응사 00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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