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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 군수처의 전직 군수계원으로서....
게시물ID : humorbest_7237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無念無想]
추천 : 52
조회수 : 5687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8/02 20:54:3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25 21:12:59
행정병 무시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요즘이야 무시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예전엔.... 또르르ㅠㅠ
진짜 무시하지 마세요. 

15년 전에 사단 사령부의 군수처 군수계원으로 근무했는데....

1. 근무는 사령부 본청에서 하지만, 소속은 본부대. 즉, 소속은 사단 예하 부대이면서 예하부대를 통제하는 사령부에서 근무하는 구조.
   그러다 보니, 본부대에 참모소대라고 사령부 계원들만 모아놓은 소대임.
   내가 있을 때는 총원이 70 여 명. 이 중 사령부 방공 상황을 위한 방공대대 파견 분대 10명을 제외 시, 60 여 명임.
   
  그런데, 사령부 행정병만 모아놓다 보니...
  평일 야간 점호는, 평시에도 40 여명을 안넘음.... 열외 인원 30여 명 중 근무 4명, 휴가 등 인원도 그냥 두 어명 넣어도...
  야근으로 인한 열외가 보통 20명 이상.
  70명 중 20명 정도의 인원이 야근으로 항상 빈다는 말인데...
  40명이 점호를 받는 다면, 아까 말한대로 방공대대 파견분대 8명 제외 시 (2명은 근무) 32명이고
  이중 10시에 근무 교대 대기자가 4명이니 28명.
  그리고 약 10여 명의 인원들이 점호를 위해 강제로 내무실로 끌려내려온 인원이라 10시에 다시 올라가야하는 인원이 약 10여 명...
  즉, 10시 땡하면 누워서 자는 인원이 60여 명 중 20명이 안됨. 방공분대 포함해도 26명 정도....

2. 대부분이 행정병이다 보니....
   사무실에 올라가면 병장이든 이등병이든 간부에게 치이고 타부서 또는 예하부대 간부들에게 치이고....
   그 스트레스를 풀 곳이라곤 내무실 밖에 없음...
   그럼 내무실에서 어디다 푸느냐........    후임한테 푸는 거지...
   진짜 이등병, 일병 때는 사무실에서 까이고 내무실에서 까이고.... 자는 시간 빼고 계속 까임...
   상병 쯤 되면 까이면서 깜. 
   병장 쯤 되면 스트레스도 만성이 되서 스트레스를 우적우적 씹어먹으며 내무실에 퍼져서 짜증 내면서 상병 괴롭히다가
   TV에 걸그룹 나오면 환호성과 함께 브라운관 앞으로 잽싸게 굴러감. (안 일어섬ㅋ)
   여담으로 당시 최고의 인기 아이돌 걸 그룹은 역시 핑클과 SES.... 그 중 성유리와 이효리의 군 지지도는 넘사벽이었음ㅋ
   일반 대대, 중대 행정병은 내무실에서 행정병이 몇 명 안되니 타 병과와의 마찰이 있겠지만...  그게 차라리 부러움...
   
3. 뭐 이런 상황이다보니, 
   상병 서열 중 인원이 몰린 군번끼리의 눈치/파워 싸움이 꽤 심함.
   이유는 간단한데, 내 후임은 사무실 올려보내서 일 시키고 남 후임은 남겨서 내무실 청소와 잡다한 일 시키고 싶은 것임.
   그러기 위해서는 내무실 내에서의 보이지 않는 권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한 두 명 있는 군번은 닥치고 조용하고, 6~7명 씩 되는 군번은 고참,후임을 불문하고 은근히 기싸움을 벌임.
   그 사이에 낀 후임들은 지랄 맞음. 누구는 당장 올라가라... 누구는 청소하고 점호 받고 올라가라...
   상/병장의 기싸움에서 밀린 선임들은 선임이 되서도 내무실에서 짜증나는 거임.

4. 게다가 보통 사령부 부서의 간부들은 참모 (중령), 보좌관 1~2명 (소령), 담당 장교 2~3명 (대위), 행정관 (상사 or 원사), 기술사관 (준위),
   그냥 자리 차지하고 할 거 없이 물품 관리나 하다가 1년 뒤에 전출가는 장교 (소~중위)..
   계원 이해해 줄 만큼의 젉은 장교나 하사관도 거의 없고... 중위는 눈치보느라 빌빌대다 전출가기 일쑤.
   ....
   실화 : 상병 정기 휴가 4일전.... 눈누난나 하면서도 시뻘건 눈으로 야근을 즐길 정도로 설레였는데...
            낮에 군수 참모가 오더니 군수보좌관에서 담 주말까지 작계 수정 끝내라고...
            점심 먹고 군수보좌관이 군수장교를 깜. 저 새끼 휴가 내보내면 누가 작계 수정하냐고....
            내 후임은 입대 4달차의 찌끄래기...
            저녁 먹기 전에 군수장교가 지랄함. 작계 수정 안되면 휴가 나갈 생각 말라면서 1차분을 던짐.
            ....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휴가 전날 새벽까지 책상에 엎드려 쪽잠 자면서 중간중간에 지도, 표가 포함된 A4 용지 700 여 페이지의
                 수송보급작계를 다 만들었음..... 그리고 휴가 당일 보좌관에게 보고하니, "잘못된거 있으면 부른다, 연락 놓치지 마라"...
                 급히 내려와 옷 갈아입고 본부대 행정반 가서 휴가 신고 하니, 행보관에게 겁나 깨짐. 휴가 간다는 새끼가 이제 나타나냐고...
                 4박 5일 중 3일을 잠만잠.... ㅅㅂ

5. 일~상병 때 소원은 단 한가지.
   하루에 3시간만이라도 수면 보장.
   보통 2~3시쯤 일을 접고 내려오는데, 자려고 내려오는게 아니라....
   근무(상황 or 경계 or 불침번) 나가야 해서 내려오는 것임.
   .... 
   진짜 저게 소원임. 휴가? 필요없음... 평소에 잠만 재워주면 군생활이 행복하다고 느낄 지경이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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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때 생각하니 또 짜증남. 10년이 지났는데...
... 마무리를 어케 하지...
아 몰라... 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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