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한미라 (도쿄 10년 거주),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 (국회선임 원자력안전위 비상임위원)
2011 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 유출사고. 그때 그 원전의 운영사는 방사능 오염수 유출 방지대책을 발표했고요. 우리는 그대로 잘 시행이 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년 넘게 시행되지 않아왔다고 아사히신문이 어제 보도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일본의 기형 농산물 사진이 SNS에 돌면서 각종 방사능 괴담이 퍼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죠. 긴급진단해 보겠습니다. 먼저 일본 현지 분위기부터 살펴보죠.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포세요. 한미라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일본에는 얼마나 거주하셨어요?
◆ 한미라 > 일본 도쿄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어요.
◇ 김현정 > 가정 주부신거죠? 자녀는 몇 살짜리 두셨습니까?
◆ 한미라 > 네, 가정주부고요. 지금 16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지금 방사능에 대한 일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떤가요?
◆ 한미라 > 2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위기의식이 많이 줄어들어서 저 자신부터도 예전에는 식품을 선별할 때 모든 제품을 하나하나 정말 구체적으로 뒤에 설명서를 전부 읽어서 혹시 사고지방의 식품이 섞여 있거나 하면 구입을 절대 하지 않았거든요. 굉장히 신중하게 선별을 했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아요.
◇ 김현정 > 재료 중에 하나라도 후쿠시마 근처 것만 있어도 안 사셨어요?
◆ 한미라 > 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안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후쿠시마 쪽의 물건은 절대 구입은 안 합니다. 그런데 한 2년 지나니까 대충 타협을 하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 타협을 하지만 그래도 후쿠시마 지역의 제품은 먹지 않는다는 말씀. 그럼 물은 어떻습니까? 사실 방사능이 물로 유출이 됐다고 해서 이런 걱정이 클 텐데.
◆ 한미라 > 그렇죠. 처음에 가장 먼저 바꾼 게 물이거든요. 수입산을 주문하는데 많은 시간이 사실 걸렸어요. 일본 사람들도 역시 외국물을 모두 찾았었나 봐요. 그래서 2개월 정도 걸렸어요.
◇ 김현정 > 물도 지금은 2년이 지났으니까 원래대로 드세요?
◆ 한미라 > 아니요. 물은 절대 안 바꾸고 있어요.
◇ 김현정 > 그럼 어디 물을 드세요?
◆ 한미라 > 지금은 하와이산 물 먹고 있어요.
◇ 김현정 > 물은 하와이산으로 다 사서 드세요?
◆ 한미라 > 네. 음식을 끓이거나 할 때도 전부 다 하와이산 물을 사용하고 있어요.
◇ 김현정 > 게다가 최근에 방사능 오염수가 제대로 차단되지 않고, 2년 동안이나 그대로 흘렀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거 듣고는 더 불안해지셨을 것 같아요.
◆ 한미라 > 그렇죠. 일단 일본정부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지게 됐고요. 그리고 여태까지 뉴스나 신문에서 발표됐던 내용들을 전부 의심하게 됐죠, 저 자신이. 그러면서 위기의식이 약해졌던 것을 좀 더 강하게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최근 들어서 하게 됐어요.
◇ 김현정 > 다시 바짝 긴장하게 되셨다는 말씀이군요?
◆ 한미라 > 그렇죠.
◇ 김현정 > 제일 겁나는 건 어떤 거세요?
◆ 한미라 > 저는 역시 여자 아이가 있으니까 아이한테 나중에 영향이 없을까 하는 그것이 가장 커요. 지금 기형 문제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후쿠시마뿐만 아니라 사실 그 외의 지역 사람들도 방심할 수 있는 상황은 사실 아니거든요.
◇ 김현정 > 이게 아마 한미라 씨만의 불안함은 아니겠죠?
◆ 한미라 > 그렇죠. 그렇죠. 모든 사람들이 불안을 갖고 있는데 다른 일본 분들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제가 생각하는 것같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은 안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 그건 왜 그럴까요. 일본 내 한인들만큼 불안해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 한미라 > 역시 후쿠시마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굉장히 불안해하시고 많은 고민들을 갖고 사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역시 타 지역 분들은 어떤 데이터가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은 영향인가, 역시 우리는 괜찮지 않을까. 동경이라든가 수도권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고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 사실 거기서 계속 살아야 되니까, 후손들도 살아야 되니까, 이민 안 가면 살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외면하고 싶은 어떤 이런 심리적인 것도 있겠죠?
◆ 한미라 > 있겠죠. 방법이 없다 하는 문제도 있죠.
◇ 김현정 > 사실 저희는 일본의 원전사고 인근지역에서 나는 호박, 채소, 동물들의 기형사진을 외신 통해서 보거든요. 일본에서도 이런 것 보십니까?
◆ 한미라 > 여기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어요.
◇ 김현정 > 보도를 안 하나요?
◆ 한미라 > 안 하죠. 안 하고 인터넷을 통해서는 확인이 되는데, 역시 그것도 삭제가 되거나 공공연하게 돌고 있지는 않아요.
◇ 김현정 > 그렇군요. 그럼 어느 정도 이 부분에 대해서 통제가 있다는 이야기네요?
◆ 한미라 > 그렇죠. 정부 측에서 아무래도 감추고 싶어 하는 마음이 많이 있죠.
◇ 김현정 > 일본 정부가 정보를 확실하게 공개해서 일본인들이나 우리 이민자들이나 불안 없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한미라 > 감사합니다.
◇ 김현정 > 도쿄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한미라 씨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고요. 이 방사능 괴담, 어디까지가 괴담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전문가에게 들어보죠.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일본 원전측이 사고 직후에 방사능 오염수 유출방지대책을 세우긴 했는데, 2년 넘게 시행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도대체 이게 얼마나 새어나왔다는 얘기일까요, 2년 동안 그랬으면?
◆ 김익중 > 도쿄전력으로써도 방법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 원자로가 뚫렸잖아요. 핵연료는 원자로 밑으로 떨어진 거고, 지금 땅을 파고 내려가고 있는 중인데 거기다가 물을 붓고 있다는 말이죠. 식혀야 되니까, 안 그러면 폭발되니까.
그런데 그 물이 회수가 다 될까요? 저는 어차피 안 될 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대개 원자로의 구조를 조금 이해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짐작하고 있었을 겁니다.
◇ 김현정 > 그러면 유출을 막는 것을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 김익중 > 네, 그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 그럼 이 오염수가 어디까지 흘러갔을까요?
◆ 김익중 > 저도 들은 이야기인데, 해양학자들이 얘기하는 태평양 해류가 일본에서 러시아 쪽으로 올라갔다가 그다음에 캐나다, 미국 이렇게 다시 내려오거든요, 태평양 반대편에서. 거기서 적도 근처에서 다시 시계방향으로 도는 걸로.
그거 한 바퀴 도는 데 얼마나 걸리냐, 하고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깊은 바다는 1000년 걸린다고 하고요. 얕은 바다는 5년 내지 10년이면 한 바퀴 돈다, 그런 얘기를 제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 그러면 2년이면...
◆ 김익중 > 그러면 캐나다 정도?
◇ 김현정 > 일본이 우리나라랑 가까운데 해류 흐름상 우리나라로 바로 오지는 않는군요?
◆ 김익중 > 굉장히 운이 좋은 거죠.
◇ 김현정 > 그러면 우리 바다는 일단 안전한 거군요?
◆ 김익중 > 오염되지 않았을 걸로 저는 짐작을 하는데, 5년 이상 지나면 우리나라에도 올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사실은 정부가 조사를 하든지 아니면 국제공조를 통해서 그 정보를 좀 알아내서 국민들에게 알려주면 참 좋겠습니다.
◇ 김현정 > 정말 그렇네요. 그러면 교수님, 당장에 우리 식탁은 괜찮은 겁니까? 우리가 먹고 있는 지금의 수산물들은?
◆ 김익중 >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생선들이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고 있고 일본산 수산물이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는데 명태, 고등어, 대구, 방어, 이런 것들이 지금 오거든요. 그것들을 정부가 측정을 했습니다, 수입을 할 때. 수입할 때 측정한 결과를 보면 세슘이 나온 경우가 꽤 여러 번 있었어요.
◇ 김현정 > 기준치 이하면 괜찮은 거 아닙니까?
◆ 김익중 > 그건 정부가 정하는 관리기준치지 그게 의학적으로 안전한 기준치는 아닙니다.
◇ 김현정 > 그러면 하나도 안 나와야지 정상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 김익중 > 그렇죠. 우리나라 음식들은 하나도 안 나오지 않습니까? 방사능이라는 게 제일 유명한 발암물질이지 않습니까? 이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게 안전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 김현정 > 하지만 자연 중에도 세슘, 방사능물질이 떠다니다가 음식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안전하다 그렇게 얘기 들은 것 같은데...
◆ 김익중 > 세슘은 자연방사능이 아니에요. 그건 핵반응이 있을 때만 발생하는 인공방사능입니다. 물론 자연방사능이 있죠. 그런데 그건 우리 인류가 생기기 전부터 우리 지구상에 있던 거고, 기준치를 얘기하거나 할 때는 거기에 포함시키지 않는 겁니다.
◇ 김현정 > 그런데 세슘은 절대 자연 중에서는 나올 수 없는 인공방사능이고, 음식에는 제로여야 정상이다?
◆ 김익중 > 그렇죠. 제로였었습니다. 핵폭탄 만들기 전까지는 지구상에 없던 물질이니까요.
◇ 김현정 > 그러면 지금 우리의 세슘안전기준이 좀 높다고 보시는 건가요?
◆ 김익중 > 네. 높다고 보는 겁니다. 왜냐하면 일단 일본보다 3배나 높으니까요.
◇ 김현정 > 일본보다 높습니까?
◆ 김익중 > 일본은 지금 비상사태인데도 100베크렐로 정했는데, 한국은 370베크렐이거든요.
◇ 김현정 > 우리는 왜 그렇게 높게 잡아놨을까요?
◆ 김익중 > 그거는 정한 사람들한테 물어보셨으면... 저도 이해가 안 됩니다. 너무 높게 돼 있어요.
◇ 김현정 > 교수님, 지금 SNS상에 몇 가지 소문들이 돌고 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명태, 고등어는 일본 것이 아니어도 먹으면 안 된다.' 이런 소문. 이게 사실인가요?
◆ 김익중 > 명태 중에서 동태는 러시아산으로 많이 되어 있더라고요. 생태는 일본산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데 동태에서 나오냐? 나옵니다.
◇ 김현정 > 러시아산인데도 나오나요?
◆ 김익중 > 네, 나오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짐작해요. 해류 방향이 일본에서 위로 올라가서 한 바퀴 도는 건데, 시계방향으로. 그러다보니, 러시아도 오염이 됐을 것이다. 이렇게 짐작합니다.
◇ 김현정 > 그러면 생태의 경우는 어떤가요?
◆ 김익중 > 일본산이라고 다 나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나올 확률이 높은 거죠.
◇ 김현정 > 그렇군요. 괴담에 또 등장하는 게 일본에서 건너 온 공산품은 어떤가 하는 건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익중 > 그거는 저는 별로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예를 들면 기저귀라든지 아이들이 쓰는 여러 가지 기구, 이런 것도 일제가 굉장히 많거든요?
◆ 김익중 > 먹는 게 아니라서 방사능에 좀 오염됐다고 하더라도 외부피폭이고 쓰는 동안만 피폭이 됩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먹는 음식이 훨씬 더 관심이 많고, 공산품에 의한 피폭량은 무시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체내에 축적되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요?
◆ 김익중 > 그렇죠.
◇ 김현정 > 또 한 가지는 일본 영토의 70% 이상이 세슘에 오염됐다. 그래서...
◆ 김익중 > 그거는 제가 강의하고 다니는 내용입니다.
◇ 김현정 > 맞는 얘기인가요?
◆ 김익중 > 네, 맞는 얘기예요. 굉장히 유명한 과학 잡지에 일본오염지도가 실렸는데, 그 오염 지도를 보면 그렇게 되어 있어요. 땅이 세슘으로 오염됐으면 그것은 핵반응 때 나오는 200가지 물질들이 같이 오염이 된 겁니다. 그러면 그 땅에서 나는 농산물들은 세슘이 포함이 된다고 봐야죠.
◇ 김현정 >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우리 식탁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대책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익중 > 저는 정부가 노력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들이 한국으로 못 들어오도록 막아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 사실 이 부탁은 수산업 관련된 분들, 물고기를 잡으시는 분도 계시고 파시는 분들도 계시고 유통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이런 분들이 정말 하고 싶은 부탁일 것 같아요.
◆ 김익중 > 그럴 겁니다. 정말 그럴 겁니다.
◇ 김현정 > 이렇게 불신이 자꾸만 커져 가면 선의의 피해자도 많이 나오는 거거든요.
◆ 김익중 > 그럼요. 지금은 아무 대책 없이 일본이 수출하면 우리도 수입하고, 일본이 수출 안 하면 우리도 안 하고. 그런데 그렇게 맡기지 말고 우리도 주체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해서 일본에서 나오는 식품들 중에서 이런 건 우리가 적극적으로 막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한국 정부는 지금 너무나 일본이 하자는 대로 하고 있어요.
◇ 김현정 > 그건 왜 그런 건가요?
◆ 김익중 > 모르겠습니다. 일본을 너무 믿는 건지...
◇ 김현정 > 아무래도 외교적인 문제가 걸려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죠.
◆ 김익중 > 그렇겠죠.
◇ 김현정 > 수산물 이외에 주의해야 하는 품목이 또 있을까요?
◆ 김익중 > 일본에서 수입되는 것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게 가공식품이거든요. 초콜릿, 과자 이런 거. 이거를 지금 식약처에서 측정을 합니다. 문제는 식약처가 그 조사 결과를 공개를 안 해요.
◇ 김현정 > 방사능 조사를 하기는 하는데 공개를 안 한다?
◆ 김익중 > 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보고서가 나오니까. 그런데 그 보고서를 인터넷에 올려놓거든요. 그걸 읽어보면 방사능 측정 결과가 안 나오고 적합이란 말만 쓰여 져 있어요, 모든 품목에.
◇ 김현정 > 기준치의 적합이라는 말만.
◆ 김익중 > 적합이란 말은 기준치 이하라는 뜻인 모양인데... 그러니까 이게 방사능이 불검출인지, 조금 나온 건지, 많이 나온 건지, 적당히 나온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 그렇군요. 이 부분은 반드시 요구해야겠네요.
◆ 김익중 > 이거가 큰 문제죠. 그래서 최근에 정 총리께서 식약처에 지시를 내렸죠. 정보공개를 좀 더 투명하게 해라. 그런데 이것을 식약처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숫자를 공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숫자를 앞으로 공개를 할지, 양만 공개를 할지. 공개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숫자를.
◇ 김현정 > 그러네요. 국민들이 이것은 똑똑히 요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책들 마련해 줘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