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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행정병을 군생활로 지낸 ssul.
게시물ID : humorbest_7241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렌지아트
추천 : 43
조회수 : 6073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8/03 15:59:0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8/02 21:49:50
어떤분이 군수계원으로 일하셨다고 해서 
저도 제 군생활을 써봅니다 ㅋ
물론 어딜가나 자기 군생활이 제일 힘들긴 하지만 
우리부대는 진짜 이상한 부대였습니다 ㅠ

전 수도포병여단 본부포대 소속이였고
여단 군수과 군수담당병이였습니다


이정도되면 대부분 '여단 군수병이면 꽤 편했겠는데?'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부대는...정말 특수한 부대였습니다;;

여단 본부급 되면 옆에 예하대대가 붙어있는게 일반적이잖아요?
근데;;;저희는 독립포대였습니다(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포병에서는 중대를 포대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저희부대에 본부에 있어야할 간부들은 다 계십니다
여단장님부터 간부님들만 50명이 있습니다
여단장님 관사도 있구요
간부님들 boq도 있습니다
간부식당도 따로 있구요

그런데...우리부대 병사 총 인원이!!!
100명!!!!
이었습니다;;

다녀오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간부와 병사 비율이 2:1이라는건 정말 지옥같은 일입니다

게다가 여단 본부다 보니 대위정도는 명함도 못내밉니다;

저희 포대장님이(대위) 처음 착하신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미치겠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니
나중엔 정말 '나 미쳤다 건드리지마라 정말 무슨일 날 것 같다'
라는 말을 달고 다녔습니다 저도 힘들지만 제가봐도 힘들어보였습니다;;


왜냐면 사실 대위정도면 전방에 가면 대우 받는데
저희부대 포대장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여단장님이 시키는 일이 있습니다(여단장님은 원스타입니다)
특히 저희 여단장님은 부전공으로 조경을 공부하셨다고 했는데요;;;;
(저희부대가 꼴에 여단본부라고 독립포대치고 부대 주변이 컸습니다)

나무를 뽑아서 저기 심어라
나무에 학을 달아라(정말로 학을 만들어서 나무에 달아놧어요 ㅠ)
산에 있는 낙엽을 모두 없애라
(말이 됩니까???자기 산책하는데 낙엽이 지저분하대요
 길에 있는 낙엽을 치우라는게 아닙니다 산에 있는 낙엽을 치우래요!!!!하루만 지나도 수북히 다시 쌓이는데;;)

암튼 이런것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밑에 있는 부여단장님, 각부서 처장님들(중령급 이상)의 부탁이 엄청 많습니다
간부들도 적응이 안되는 겁니다

자기가 중령정도 되면 밑에 항상 부릴 수 있는 병사들이 있어야 하는데 병사들이 없어요;;

예를 들어
중령 : 야 포대장 우리 부서애들 좀 올려보내(알아서 자기 계원들 아니면 찾지도 않습니다)
포대장 : 지금 여단장님이 시키신 작업 하고 있습니다
중령 : 그건 다른 애들 시키면 될거 아냐!
포대장 : xx는 주임원사님이 시키신 작업하고 있고
            xx는 훈련 나가 있고
            xx는 경계근무 나가있어 어쩌고 저쩌고..
중령 : 알았다;;

암튼 이런식으로 포대장을 쪼는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위에 대화는 순화된 경우고 
사실 거의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죠
우리부대에서 일하는 간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독이 올라가요;;;다들 미쳐갑니다 ㅠ
생각해보세요 예하대대 대대장 하던 사람이 처부 부장으로 왔는데
자기 밑에 병사 한두명 마음대로 하질 못하니까요

포대장도 마찬가지죠
부대 편제상 자기가 맘대로 할 수 있는 병사는
본부포대 행정병, 보일러병, 병사식당병, 이정도가 다예요
다들 다른 간부 밑에 속해 있는 병사들이다보니
항상 구걸하며 병력을 가져다 써야 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부대에는 주임원사님도 있었죠;
대대 주임원사가 아닌 여단 주임원사의 포스는 엄청납니다
거의 유일하게 여단장님이 뭐라 하지 못하는 분이었죠

저희부대 주임원사님이 16살에 임관한 육군 최연소 임관으로 알고 있구요
30대에 주임원사를 꿰찬 전군 최연사 주임원사 경력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복무할 적에 50대였으니 힘이 엄청났죠
이분이 시키는 작업량도 엄청났습니다 ㅠ

그리고 기본 경계근무를 서야하는데
이 근무를 설 인원이 없습니다
경비소대가 따로 없다는거죠
(왜냐면 원래 여단본부 편제는 근무를 설 수 없도록 구성돼있습니다 다들 따로 할 일이 있는 편제거든요
 때문에 다른 본부들은 예하대대랑 같이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중령님 밑에 있는 지원처 군수과장님 밑 직속 병사인데도
하루 3번 1시간 반씩 하루 4시간반은 경계근무에 투입됐습니다
물론 인원이 부족하기때문에 병장때도 열외는 없으며
하루 2번 경계근무서는 날은 정말 운수 좋은 날이었습니다 ㅋ
당직 근무 다음날도 오전만 쉬고 오후부턴 근무 정상적으로 나갑니다
(사람이 부족할땐 근무 한번에 2시간씩도 예사였어요 한번에 8시간짜리 경계근무도 서봤습니다;;)


그렇다고 부서 일이 적은 것도 아닙니다
본부가 수행해야할 업무는 똑같이 합니다
행정병이였던 분들은 아실거예요
업무량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제가 최고로 바쁠 땐
한달동안 하루에 2시간씩 자며 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믿기지 않으시죠?
그때 동기들도 그런 생활을 하면서 서로 믿기지가 않더군요 ㅋ
인간은 진짜 상황이 닥치면 하게 되나봐요;

그니까 이런거예요

'야 이거 여단장님이 수정해야된대 오늘 밤새 해야된다 그대신 내가 얘기해서 오전에 취침 좀 하게 해줄게
이래서 밤을 새면
중령님이 포대장한테 갑니다
'야 우리 병사 밤샜는데 오전에 좀 쉬게 해줘라'
그러면 
'죄송하지만 지금 쟤도 밤샜는데 일 나갔습니다 남는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근데 진짜 따져보면 사람이 없어요;
그래도 하루 3번의 근무는 꼬박꼬박 나가야됩니다

전병력 집합!!!을 내려도
10명도 안모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0명 모이면 정말 많이 모인거예요;기적적입니다

여단장 운전병, cp병, 경계근무자, 당직하사, 관사병, 테니스병, 휴가자, 간부식당병, 
병사식당병 상황병,암호병 이것저것 다 빼고나면 사람이 없습니다ㅋ
게다가 작정상황실은 24시간 돌아가야 하니까 상주 병사들이 있어야 하구요
여단 병사 100명들이 다 자기 임무가 있는 병사들이예요;
군수과에 병사가 2명이라면 거의 무조건 1명 사무실에서 일합니다
2명이 같이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무조건 한명은 작업을 가거나 근무를 나가야합니다


뭐 그렇지만
나름 재밌는 일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많았습니다
지금 예비군 6년차인데
아직도 동기,후임들하고 연락하고 잘 지내요 ㅎ

이거 글을 어떻게 끝내야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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