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물당은 이태규가 있는 여당답게, '호남홀대론'을 직각으로 구부려 그 화살이 문재인과 더민주를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호남홀대론이라는 프레임에 호남사람 전체가 휘청이게 만들었죠, 종편과 공중파, 그리고 새누리와 박근혜의 조력에 힘입어.
새누리는 안보 프레임을 작동시키지 않았(못했)습니다.
공천을 둘러싼 보수내부 특유의 권력쟁투를 찍어누르면 된다고 믿은 박근혜의 멍청함이 당 전체를 휩쓸었죠.
오히려 내분에 휩싸여 스스로를 오만하다고 비판하는 새누리 의원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만하다,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을 바라봐야 한다, 는 말을 하면
국민들이 '그래, 반성할 줄 아네. 새누리 환골탈태해라.'이러면서 찍어줄 줄 알았나?
그렇지 않거든요.
국민은 오히려 새누리 내부에서 그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에서 확증편향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즉 새누리는 '오만' 프레임을 스스로 생산해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근원이 결국 박근혜의 '퍼스널리티'이고 그녀의 '개인적인 멘탈리티'라는 점은,
앞으로의 새누리가 지리멸렬해질 것임을 예견하게 해줍니다.(보수 특유의 결집력이 와해되기 시작한 전초)
뭐 어쨌든 저 두 당은 자신을 보호할, 그리고 파멸시킬 프레임이라도 만들어 냈군요.
그런데 더민주는?
호남홀대론을 방어해내지도,
새누리 오만을 제대로 이용해먹지도 못했다고 봅니다.
단일화 승리 프레임을 만들려다 안철수의 완강한 반대에 무릎 꿇고,
문재인을 조기 투입하여 호남홀대론을 완화시키지도, 파쇄해 내지도 못했습니다.
문제는 경제, 정답은 투표는 한없이 약하기만 했고,
결국 프레임은 단 하나도 생산해내지 못한 채,
더컸의 발군의 유세,
이미경/최재성/정청래 등의 끝도 없는 희생,
등등 오로지 개인기에 의존한 무계획적 전략과 수수방관으로 선거를 치뤄냈을 뿐입니다.
외연확장은 현상이지 프레임이 아니에요. 외연확장을 실질적으로 해냈다면,
'안정감'을 콱 심어줄 수 있는, 종편에서 다룰 수밖에 없는 낱말을 골라낼 수 있었어야죠.
이런 결과물을 차근차근 살펴보다보면,
더민주의 상층부가 결코 이기려는 마음을 굳건하게 가지지는 않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해석한 건,
향후 권력의 문재인에의 집중을 견제하기 위해 문재인의 호남 방문을 끝까지 당내에서 막고(호남 줘도 돼. 80석 해도 돼),
외연확장은 해냈음에도 안정/경제 프레임 하나 만들 시도도 하지 않았다는 건 그냥 당내의 기류 변화만을 꾀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초지일관 문재인 죽이기, 문재인 바람 막기.
그리고 단일화 바람 철저히 봉쇄.(아니, 무슨 배짱으로 단일화 바람을 막았었나? 이 결과를 예측했기 때문에? X까라)
이번 선거기간 내내 복장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박근혜와 새누리의 오만함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 너무 다행이고,
20대의 적극적 투표 참여로 인해 신승을 거둔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이긴 게 아니라,
저쪽이 무너진 것일 뿐입니다.
2017대선, 그리고 향후 대한민국 정치지형 변화를 위해선,
결국 더민주의 전당대회에 권리당원이 적극 참여하여 민의를 듬뿍 담아낸 당권을 창출해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야 선거제도를 개혁해낼 수 있습니다.
새누리가 갈라질 확률이 매우 높은 현 상황에서,
각 정당이 모두 선거제도를 중대선거구제 등 소선구제를 탈피하는 것을 원하게 된 절묘한 타이밍이 왔어요.
대한민국 헌정사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1. 더민주 당권 안정화(와 동시에 궁물당에 반간계 극딜 넣기)
2. 이에 터잡은 선거제도 개혁
3. 대선승리
이까지 가야 약 4년 정도 뒤에 국민 개개인의 소득이 조금씩 변화하는 게 나타날 거고,
문재인 이후 정권재창출도 가능해질 겁니다.
그럼 12~13 뒤엔 지금의 20~30대가 꽤 평화롭고 안정된 중년생활을 보낼 수 있을 거에요.
한 걸음씩 가봅시다. 일단 민의가 듬뿍 담긴 당권부터ㄱ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