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고립시키는 정치는 여야 막론하고 즐겨왔습니다.
그런 정치 프레임 때문에 많은 호남분들이 타지역에서는 출신 지역을 숨기면서까지 살아온 비극이 있었구요.
먼저 박정희는 호남만 고립시킴으로써 비호남권의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아 독재 권력을 유지하려 하였습니다.
김대중도 사자필승론 어쩌구 하며 호남, 영남, 충청 등의 분열 구도로 정치를 하려 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실패하고 나니까 김종필, 박태준, 이종찬, 엄상탁까지 손 잡아서 결국 대통령 해 먹었습니다.
지금 안철수도 3자 필승론 비슷한 걸 외칩니다.
한겨레, 경향도 총선 결과가 좋으니까 그걸 비판하려 들지 않습니다.
더민주당 지지자들도 호남 배제의 유혹을 강하게 느끼는 모양입니다.
호남이라는 지지 기반을 안철수가 가져가 버리니,
더민주가 호남당이란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었고,
덕분에 영남, 부산에서 의석수가 마구 굴러떨어지고
서울, 경기에서 의석수가 우박처럼 쏟아지더란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차라리 호남은 안철수에게 개뼈다귀 주듯 씹어먹으라고 주고,
서울, 경기, 경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고, 충청, 강원, 영남에서 플러스 알파 가져 오면
제1당은 물론이고, 대선도 확실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남 지역구 의석수가 28석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 253석의 1/11이고,
호남 유권자가 430만으로 전체 유권자의 1/10 수준이니
차라리 내주어 버리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유혹을 느낄 만합니다.
그러나 이런 여러 호남 배제의 대선 전략, 특히 박정희의 호남 배제의 통치술 말고,
야권 진영에서 그와 유사한 전략을 쓰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필패 전략이라고 보는 게
제 입장입니다.
지나온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고,
이런 전략은 집권 세력이 엄청나게 그로키 상태에 몰렸을 때에나 가능하고,
조중동, 종편, 재벌, 공안 세력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상황에서
야권 분열에 따른 필패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한 1년 이상 겸손하게 호남으로 다가가서
호남분들이 이런 3당 구도 체제 내지 지역당 체제가
호남을 고립시키고, 영남 보수 세력의 영구 집권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인내하다가 그것을 각성할 시점에 다시 함께 하자고 손 내미는 것이 현명한 대권 전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여간 제 입장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