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웅과 서양영웅, 무엇이 다를까
[시사중국] 중국 역사를 보면 매 주요 전환 시기마다 영웅호걸이 나타난다. 이런 영웅들 덕분에 세상은 난세에서 치세로 전이된다. 반대로 태평성세가 되면 영웅들의 무대가 사라진다.
최근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고등학교 역사교사 위안텅페이(袁騰飛)는 “중국인들은 약자를 동정한다. 숭배하는 영웅도 대부분 실패한 영웅이다. 예를 들어 악비, 문천상(文天祥) 등은 죽음도 마다하지 않지만 결국은 나라를 구하지 못했다. 사실 성공한 영웅을 숭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역을 평정한 반초(班超)나 고구려를 정벌한 설인귀(薛仁貴) 등이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중국의 영웅관은 여러 측면에서 고대 중국인의 가치관에 대한 현 중국인들의 평가를 보여주고 있다. 서양인들은 개인의 성공은 각종 개인적 요소 외, 환경에 주요 원인이 있음을 알고 있다. 남송의 멸망은 악비 혼자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이 남송을 멸하려 하는 이상 인력으로 저지할 수 없다. 그 시대에는 누구도 구국 영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역사는 너그러운바 서양 역사처럼 사람보다 업적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서양인들은 역사를 기재할 때 사건을 주로 다루지만 중국인들은 인물을 주로 다룬다. 예를 들어 ‘사기’는 한나라의 개국을 기록할 때 한고조 유방, 항우, 한신 등 인물에 대한 묘사를 통해 사건을 기술했다.
중국인들은 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도 성현이나 호걸이 될 수 있다. 중국 역사는 영웅인물의 인격이나 매력, 도덕을 중시한다. 악비는 자신의 일생을 교재로 남겨 후세 중국인들에게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 주었고 문천상은 죽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세상에 좋은 이름을 남기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동한(東漢)시기 명장 반초(班超)는 각종 수단을 이용해 서역 각국을 한나라에 귀속시켰지만, 후세에 더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사실 소무(蘇武)다. 소무는 흉노에게 붙잡힌 후 바이칼 호 주변의 황야로 보내져 19년에 걸친 억류생활을 했다. 19년 동안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절대로 흉노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그의 성과는 비록 반초 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인격적인 매력으로 한나라를 위해 큰 공헌을 했다. 그로 인해 흉노인들은 이후 한나라를 숭배하게 됐는데 이는 전쟁으로 얻을 수 없는 성과다.
누구나 다 요, 순, 우 등 성현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모두 성현을 따라 배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영웅에 대한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