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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째 소개] 제노사이드
게시물ID : readers_72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ickyo
추천 : 3
조회수 : 42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5/05 00:23:44

다카노 가즈아키 작

공식 소개

어째서 인간은 서로 죽이며 살아가야 하는가!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가 선보이는 지적인 소설 『제노사이드』. 인류보다 진화한 생물의 출현으로 인한 인류 종말의 위협과 이를 둘러싼 음모를 추리 스릴러와 SF 기법으로 그려냈다. 특히 고(故) 이수현을 떠올리게 하는 한국 유학생의 활약과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 등이 담겨 있으며, 한일 과거사에 대한 일본 우익들의 사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우리에게 남다르게 다가온다. 급사한 아버지가 남긴 한 통의 편지. 약학 대학원생 고가 겐토는 아버지가 몰래 연구를 하던 실험실에 대해 알게 되고, 아버지가 편지에 따라 불치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려 하지만 의문의 여성과 경찰이 그를 쫓기 시작한다. 한편 용병 조너선 예거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위해 내전 중인 콩고의 정글로 가서 피그미족의 한 부족과 나이젤 피어스라는 인류학자를 제거하라는 임무를 받아들인다. 또한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생물과 조우할 경우에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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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획에서 25년, 그리고 집필 기간 6년.

700체이지에 달하는 이 이야기를 써내기 위해 참고한 주요 서적만 31권.

이틀만에 읽어 해치운게 미안할 정도였다.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가 없는 책이었다. 5점만점에 만점이다. 자료의 충실함과 작가가 투영한 각 인물상들의 뚜렷함. 명확하게 그려지는 이야기 구조 내에서 인물과 사건이 보여주는 것들은 정말 흥미롭게, 그리고 읽기 쉽게 쓰였다. 게다가 흡입력 있는 전개 과정에서 다음 장면을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의 장치들 마저 굉장히 잘 준비되어 있었다. 약학 화학 정치 군대 국제정세 등 지식이 필요한 많은 분야에 대해 전부 인터뷰와 책 조사만으로 이렇게 잘 쓴 소설이 있다는건 경외감이 들 정도다. 25년이라는 세월동안 기획하고 집필한 끈기만큼이나 빛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미스터리나 스릴러,추리등의 이름을 달고와서 개연성을 무시한 채 어거지에 가까운 반전과 너무나 읽히기 어려운 캐릭터의 복합성, 장치로서의 다면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독자가 여러번읽고 여러번 고민하고서 납득하는 것은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주제의식, 그리고 그것을 나타내는 장치. 이야기 내에서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작가가 가진 인간에 대한 통찰과 사고등을 복잡하지 않게, 그러나 뻔하지도 않게 잘 그려내었다. 캐릭터가 충분히 대표적인 부분을 갖고 잘 표현하면서도, 인간이 갖는 복합성을 놓치지 않았다. 



더불어서, 이 작가의 역사관은 일본인임에도 자국의 우경화나 역사와 상관없이 잘 균형 잡혀있다. 인류를 보는 생각이나 일본의 과거사 등에대해서 이 책에 표현된 작가의 모습은, 인류가 마땅히 가져야할 인류애적, 이성적 지향점을 향해 있고 과거의 우둔하고도 끔찍한 인간들의 분노,폭력,실수들이 낳은 비 이성적 동족상잔에 대해 혐오감을 보인다. 이 책이 2012년에 발매되었다고 하는데 그 해 서점대상을 못 받은 이유가 있다면(2위이다) 1위인 '배를 엮다'도 읽고 소개한 입장에서 일본사람들이 한창 우경화되는 시기에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과거사에 대한 반 우익적 결론을 많이 비추었기에 그렇지 않나 싶다. 서점대상의 기준이 서점 직원들이 꼭 팔고 싶은 책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조금 걸리지 않았을 까 하는것.


어쨌거나.. 정말 괜찮은 소설책을 만났다. 다카노 가즈아키 라는 작가의 소설을 이걸로 2권째 읽는 것인데, 물론 정통파 소설가(이 분은 극작가 각본가쪽에 먼저 발을 담궜다)처럼 탁월한 비유나 묘사, 서술의 요소등은 조금 부족한 편이고 리듬에 있어서도 문학적 기술을 통한 높낮이를 통해 긴장감을 조이고 푸는 부분은 약간 더 완숙해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그려내고 캐릭터를 굉장히 입체적이면서도 명료하게 잘 만든다. 이야기를 위한 충실한 조사와 꼼꼼한 소재들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할 나위 없이 재밌다. 정말 재밌고, 흡입력있다. 700페이지가 전혀 부담스럽지않았다.

이 표현이 도움이 될까? 이제 이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작가는 내게 있어서 이름만으로 구매하게 만들 작가라는 것.

더 이상의 감상을 표현하는것보다, 책으로 일독해주시기를 바란다. 책 소개 글이 조회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야 잘 알고 있지만.. 꼭 기억에 담아둘 만한 소설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눈으로 읽는 블록버스터'라는 한 블로거의 표현이 정확하다는 느낌이 든다.

추후 일독을 더 한뒤 본격적으로 리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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