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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소설) 타일
게시물ID : panic_72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쿠밍
추천 : 7
조회수 : 134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07 18:47:41
타일 


자다가 눈을 떴다. 

자기전 무서운 얘기를 보다가 잤기 때문에 갑자기 눈을 뜨고 본 까만 방은 매우 무서웠다. 

마침 눈을 뜬 시각이 딱 12시였다. 게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이걸 어째야 하나. 


하지만 일단 볼일이 급했으므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힘을 주고 초점 안맞는 눈으로 타일바닥을 보고 있었다. 


바닥은 초록, 흰색, 파랑의 작은 타일로 촘촘히 이루어져 있었다. 다른집은 보통 흰색으로 깨끗하게 해 놓는데 우리집은 굉장히 낡은 집이라 깔끔하지는 못한 디자인이다. 

게다가 타일이 이리저리 떨어져 있어서 시멘트로 메꾼 흔적은 보기 흉할 정도였다. 

나는 계속 타일의 갈라진 틈을 보고 있었다. 

무언가 꿈틀거렸다. 

원래 한곳에 초점을 맞추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타일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마치 타일바닥이 흙바닥인 것처럼 꿈틀꿈틀 하더니 뱀과 같은 형상이 뚫고 올라왔다. 

그것은 마치 투명한 파충류 같은 것이었다. 

잠이 덜 깨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얼른 볼일을 마치고 닦은 후에 일어났다. 세면대는 반대 방향이었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돌리고 손을 씻었다. 

이제 다시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가려는데. 


그것이 있었다. 


뱀이 땅을 기어오듯 들썩들썩 하더니 점점 가까이 왔다. 


화장실이 그리 넓지도 않았는데 먼 곳에서 가까이 거리를 좁혀왔다. 그 찰나의 시간이 한시간은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이 S자를 그리며 결국 내 발 바로 앞까지 기어왔다. 나는 계속 서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냥 착시현상 때문에 잘못 보는 것일거다. 라고 무섭지 않은 척 하려 했지만 그 다음에 난 소리를 지르며 내 방으로 뛰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뱀처럼 혀를 낼름 거린 것이다. 

그리고 그 혀는 엄지발가락에 닿았다. 

2mm정도밖에 안되는 면적의 터치였지만 그 기분나쁜 느낌과 놀람에 그것을 밟든 넘어가든 상관없이 일단 방안으로 도망쳐야 했다. 

슬리퍼도 제대로 벗어놓지 못하고 불도 켠채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한참 있다가 겨우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서 두려웠던 그 장소로 향했다. 어쩌겠는가. 씻고 출근은 해야지. 


그러나 화장실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그 뱀이 기어왔던 그 모습 그대로 금이 가서 타일이 벗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날밤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by .쿠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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