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마다 시를 찾아헤매이다 보니 봄날처럼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는 아닙니다
틈틈이 모았던 사랑에 관한 시들
BGM :: Minor Waltz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님의 사랑은 강철을 녹이는 불보다도 뜨거운데, 님의 손길은 너무 차서 한도가 없습니다
오오 그대여, 안녕히 계셔요!
이제는 아무래도 떠나렵니다.
조그만 내 가슴에 붙어서
언제나 식을 날이 찾아오려나.
만약에 나 간 뒤에 누가 묻거든
머나먼 곳으로 갔다고 해요
외로운 그림자를 사랑 삼어서
울며 웃으며 비틀거리며......
꽃이 꽃을 버리는 줄 모르고 꽃 그림자는, 홀로 취해 제 향기를 날린 적이 여러 번 있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하지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입을 열어봐
내 입속의 말을 줄게
새의 혀처럼 보이지 않는 말을
(석류 中, 나희덕)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도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