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상당히 몽롱하고 눈앞이 아른아른 걸린다.
공기 자체가 포근하여 당장에라고 넘어져도 안 아플 것 같고 공기가 장미냄새가 은은하게 묻어있는데다가 연한 핑크빛과 연한 주황색이 섞여 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나를 안아주면서 말한다.
“사랑해, 제발 기억해줘, 부탁이야”
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슴에 찌릿함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모자까지 쓴 신사복을 입은 남자는 날 안으면서 계속 무언가를 기억해달라고 너무나도 간절히 부탁한다.
나도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우는데 한 금발머리 여자가 화가 난 듯이 말한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몰라 똑같은 행동만 반복하고, 이 여자는 또 기억하나 못할 거야!”
이 말을 들은 후 그는 나의 얼굴을 만지며 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내 얼굴만 기억해 더도 말고 내 얼굴만 기억해줘”
나는 그의 얼굴을 꼭 기억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지만, 공간이 울렁울렁 걸려 서 있지도 못하겠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다. 하얀색 커튼을 햇빛이 통과하고 비친다. 그의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 내 생에 처음으로 꾼 꿈은 이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