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30살이 되는 남자입니다.
이 나이 먹고 나서 여행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게 부끄럽긴 합니다만
지인들의 조언만으로는 2% 부족한 느낌이 들어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ㅎㅎ
다 쓰고 보니 제목이 어딘가 소개하는 글 같이 보이는데
여행에 관한 질문 내용이라
제목 보고 오해하신 분께는 죄송하다고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ㅎ;;
사실 여행이라는 것을 잘못(?) 정의 내리기 시작한 것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가족여행을 간 사건 이후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제가 유치원때부터 친한 다른 가족분들이 계셨는데
마침 아이들도 다 저와 동갑이어서
다같이 아이들이 중학교 졸업하고 나서 유럽 여행을 같이 가는 걸로 계획을 세우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거의 10년 동안 돈을 모으셔서 꽤 넉넉한 돈으로
유럽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모님과 친구 손 잡고 비행시간만 9시간 걸리는 유럽으로 가서
약 10일동안 유럽일주를 하게 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잘 놀다 왔죠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쯤인가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몽마르뜨 언덕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와 저기 멋있다"
라고 말을 했더니 어머니께서
"너 저기 올라가서 사진도 찍었잖아"
하시던군요
-_-
그 때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습니다.
물론 10년동안 모은 돈이긴 하지만
한번에 쓰기에는 꽤나 많은 돈을 들여 제가 여행을 갔다는 사실은 후에 알게 되었지만
이건 뭐 난 가서 뭘 하고 온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유럽에서 있었던 시간을 되새겨 보았습니다...만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0일이난 시간과 지금 제 수중에 있을 수 없는 큰 돈을 들여 갔다 온 것 치고는
너무 초라한 기억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여행이라는 거
좀 무겁게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니 조금은 쓸데없이 무겁게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딜 가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지식을 얻어 오려고
초조한 상태로 여행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후에 대입에 한 번 실패하게 되고
그 직후에 나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혼자 여행을 가봐야겠다 생각이 들어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막연히 저에게 뭔가 위로가 될만한 깨달음이든 뭐든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춘천을 걷다가 든 생각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생각에 수 시간을 번뇌하다가
결국 그날 밤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여행이라는 것이 더욱 어렵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에게 1년 조금 넘게 시간이 생겼고
저에겐 지금 이 시간이 레알 마지막 자유가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다보니
여러가지 중
지인들의 경험과 제 이성이 말하길
여행을 가야되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여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어찌 시작해야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혼자 내린 결론으로는
스스로 원하는 시간은 발품 팔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보는 여행이 아닌
전망이 좋은 카페에
가만히 혼자 몇시간이고 앉아서 생각하기에 좋을만큼
조용하면서도 운치 있는 곳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글을 쓰기 전에는
여행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세요라는 취지로 쓰려고 했는데
뭔가 빗나간 것 같습니다ㅎ;;;
뭐든 좋습니다.
여행에 관해 너무 생각이 없었던 저에게
깨우침을 주실 선배의 조언 한마디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혹은 같은 고민을 해봤던 동지들의 코멘트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