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지붕 공사를 하던 집에서 나온 새끼 도둑 고양이 3마리
친구들과 나는 한 마리씩 나눠 가진 뒤, 우리집으로 가지고왔었다.
아버지께서는 고양이를 썩 마땅히 여기지 않으셨다. 새끼 고양이를 창고에 종이 박스와 포단으로 집을 만들어 주고 키우기 시작했었다.
시골 집, 고양이, 개, 6섯 식구 그렇게 지냈다.
우리집 개님(도사견+??? 덩치 소 만함)은 담벼락을 지나가는 고양이만 보면 난리가 났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도둑 고양이들이 개 밥을 매일 훔쳐 먹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런 개님 때문에 고양이의 신변이 걱정은 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둘의 친밀도는 높아졌다.
날이 따뜻한 봄날.
개가 크게 하품을 하자 고양이가 입속에 머리를 넣었다 뺐다 하는게 어찌나 웃긴지 대청마루에 누워 한참을 웃었다.
요즘 동영상이나 짤방으로 볼수있는 고양이가 개 뺨을 때리는건 빈번히 있었다.
그렇게 고양이가 우리집에 익숙해 질때쯤...
학교를 다녀오니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다.
가끔 다른 도둑 고양이들이랑 어울려 나가 있지만 내가 학교에 돌아 올때 쯤이면 항상 집에 와있었기에 섭섭, 아쉬운 마음이 들엇다.
창고에 있나 싶어 돌아 다녀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몇일뒤... 아버지께서 고양이를 버리셨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때쓰고 찾아내라 울지 않았다. 어쩔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일까.
그냥 무엇인가 아련하지만 무덤덤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버지께서는 출근길 고양이를 박스에 넣어 서만 큰 다리 아래에 가져다 놓으셨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집이랑 거리는 버스타고 40분이나 걸리는 거리... 아버지는 박스를 열어 놓고 행여나 따라 올까 부리나케 회사로 가셨다고 하셨다.
그후... 별다를것 없는 일상이었다. 하루 하루 똑같이 학교갔다 돌아오면 개님을 어떻게 힘으로 이길까, 혹은 말처럼 등에 타고 달려볼수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내고있었다.
장마가 끝나고 찜통 더위로 밤을 보내던 어느날
우리 가족은 대청마루에 모기장을 치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집 대문을 발로 긁고있었다.
야옹... 야옹... 또 대문을 긁으며... 야옹... 야옹...
어머니께서 대문을 열어 주자 고양이가 집으로 걸어들어왔다.
"경희 아부지, 이 보소. 고양이 다시 왔내" 라고 어머니께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고양이에게 달려갔다.
안아줄려고 했지만 안지는 못했던 기억이;;;
고양이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그날, 꿈 처럼 다시 우리집에 돌아왔다.
약 한달 만에 다시 집에 찾아 온것같다.
그후 계속 우리 가족과 함께 여생을 보내다 도둑 고양이랑 사랑에 빠져 3일에 한번 집에 들어왔다.
얼마뒤 담벼락을 새끼 고양이들과 함께 줄지어 걸어 다니며 개를 괴롭히며 살았다.
안녕 나비. 나의 어린시절 나의 고양이야.
사진은 시간되면 찾아서 스캔해서 올릴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