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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까말까 고민하다 쓰는 총선 소회 2
게시물ID : sisa_7264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재이
추천 : 21
조회수 : 65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4/18 00:50:41
아... 그냥 끄적거린다고 쓴 글이 베스트로 갔네요...
사실... 쓰다가 너무 길어지고 어차피 많이 읽힐 글도 아니고, 그냥 딱 저기까지 쓰고 말려고 했는데;;;
이제는 많은 분이 읽어주셔서 더 신경써서 글을 써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오네요.

저는 정치 '잘알못'이고, 예측을 잘하거나 신기가 있거나, 또는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개인적 생각에 불과해요. 
그점 참고해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 
총선이 다가왔어요. 그런데 뭐 곪고 곪은 문제가 터집니다. 안철수가 탈당한거죠.
안되겠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문재인은 버텼고, 정치인으로서는 가장 강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재인이 대선때 받은 득표수는 역대 최대잖아요. 야권에서. 그 정도의 사람입니다.
심지어 계파 없이 당대표도 됐어요. 조직과 대항할 수 있는 개인이 문재인이었죠.

당내에서 문재인을 치고 싶은 사람, 혹은 계파가 생겨나기 시작해요.

1. 안철수
-> 대권하려면 문재인이 없어야 해요. 무조건. 왜냐면 같은 당에서 경선하면 안철수보다는 '문재인'이거든요. 이유는 단순해요.
   안철수가 민주당과 함께 한 시간, 문재인이 민주당과 함께 한 시간. 그 차이가 있어요. 조직이 없어도 당원들의 문재인에 대한 지지는 꽤 확고해요.
   심지어 대권 경쟁률도 그렇구요.
   그러니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기가 힘들어요. 문재인이 사라져야 해요. 

2. 계파들
-> 당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거에요. 그거 아무도 못한 일이었어요. 하려다가 흐지부지, 하려다가 흐지부지. 그런데 이번에는 당헌당규에 반영까지 됐죠.    문재인 최초에요. 그러니 계파는 문재인이 싫어요.
   시스템 공천 되고 그러면, 결국 계파가 가진 가장 큰 힘인 '내 사람 챙겨주기' 그래서 '내 계파 강하게 힘차게!'를 할 수가 없어요. 
   시스템 공천이 완벽하게 자리 잡으면 안되는 거죠. 계파에서는 문재인이 나아쁜 사람인거에요.

그래서 난리가 난거에요. 안철수가 막 이거 받아라~ 저거 받아라~ 던지잖아요. 보통 그렇게 흔들면 문재인이 내려놔야 되는데, '어~ 그래 받을 게~'하면서 계속 가는 거에요. 계파도 막 흔들어 보는데 흔들흔들 하면서도 결국은 뿌리가 안뽑히고 자리를 지켜요. 그러니 미치겠는 거에요. 그렇다고 탈당은 안되요. 소회 1에서 말한 것처럼 탈당으로는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 제 1야당의 힘을 가질 수가 없어요. 안철수는 대선에 빨간불이, 계파들은 계파 챙기기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거죠. 그러니 마구마구 흔들어요. 진짜 징하게도 흔들어요. 전 이 때,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났어요. 안에서 참 총질 많이 해댔죠. 그리고 그 때에 못지않게 지금의 이 행위들도 천박하게 보였어요. 결국 자기 밥그릇 가지고 이 짓들을 한 것이니까요.

어쨌든, 점점 한계가 다가오는 거에요. 이들도 똥줄이 탄다고 해야하나? 

가장 큰 문제는 총선인데... 이 상태로 가면 총선에서 기본, 아니 심지어는 그 이상을 할 가능성이 높은 거에요. 뻔하죠. 1대 1 대결 구조. 거기에 교과서에 일본과의 어처구니 없는 합의에, 경제 나가리에 너무나 많은 악수를 둔 새누리당. 심지어 문재인은 왠지 정의당과도 호의적으로 야권연대 할 것 같은거에요. 그러면 총선에서 꽤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죠. 그러면 총선 책임론도 안되요. 심지어는 문재인 대세론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요. 그럼 대선을 노리는 안철수는 고개를 떨궈야 하고, 당에서 계속 자기 이득 챙기고 싶은 계파들은 힘을 잃겠죠. 최악의 상황까지 밀린 거에요.

저는 문재인이 마구 흔들릴 때, 버티기만 하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지금보다도 더 큰 수준으로 이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당개혁도 무사히, 대권도 무사히 그리고 그 이후에 국정운영도 무사히 진행 됐을 거라고 봤어요. 뭐 가정해봐야 의미없는 것이 역사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김종인 때문에 더 승리할 수 있었는데 못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오히려 탈당하고, 계속해서 당을 흔든 인간들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봐요. 유시민이 안철수에게 분노의 일갈을 한 것에 저는 동의해요.

어쨌든, 안철수 및 계파들도 결국 끝의 끝까지 몰린 거라고 봤습니다. 그때 합이 맞았겠죠. 반문 정서가 있는 호남의 기득권(반문 정서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당대표 선거 때 난리도 아니었으니까요.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있음이 확인 됐죠. 물론... 충분히 극복 가능한 거였는데... 하...)세력과 안철수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요. 

일단 안철수는 무조건 나가야 해요. 답이 없었어요. 대통령 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혼자서는 헛짓이죠. 

계파는 가만히 있으면 자기 자리 보전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시스템 공천이네 뭐네 하면 정말 쉽지 않아요. 앞으로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 같구요. 나가야 되요. 하지만 역시 섣불리 움직이기는 힘들어요. 제 1양당의 그 강력한 힘을 잃을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둘이 합쳐지면? 뾰로롱!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

안철수는 혼자가 아니라 괜찮아요. 계파는 대선주자를 가질 수 있어서 이미 가지고 있는 지역조직 말고 다른 곳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어요. 특히 비례까지도 노려볼 수 있죠. 그러니 나가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나리오가 여러개 그려졌을 거에요. 

1. 탈당해서 세를 키우고, 계속 탈당 러쉬 만들어서 민주당 털고 총선 승리후 대선까지 KTX

2. 탈당해서 세를 키우고 호남 먹고, 수도권 깽판 쳐서 민주당 망하게 하면 그때부터는 '대세론 받으면서 급부상' 한방에 역전으로 대선까지 고속도로

3. 탈당해서 호남 먹고, 수도권 조금과 비례로 민주당하고 비슷하게 의원수를 먹으면, 이후에 통합론이나 세대교체론, 아니면 문재인 필패론 등을 이유로 당 흔들고 대선까지 어쨌든 직진

뭐든 이득보는 장사인거에요. 그래서 탈당을 시작합니다. 그 중에서도 확실히 자기 세력 있는 계파 위주로 이동이 시작되요.
물론 한꺼번에 확!은 안되요. 이게 쫄리는 거에요. 예전에 당깨고 그랬다가 피본적 있거든요.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이 두려움 역시 노무현 때부터의 기억이 각인 된 거에요. 그 당시 다 겪었던 것 아닙니까? 추미애씨? 김한길씨?

그래서 일단 확실한 사람들, 혹은 나가도 손해 볼 것 없는 사람들이 나갑니다.
일단 분위기 봐서 확 쏠리면 더 나갈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혹시 모를 문제를 대비해서 계파의 인원들도 남겨 놨겠죠. 내부에서 흔들어 줄 사람도 필요하니까요. 


이제, 최악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는 거에요. 문재인이 당대표가 된 것, 그리고 아무리 흔들어도 버틴 것은 결국 당개혁을 위한 거에요. 
그게 아니면 답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탈당파가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도로 민주당을 만들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겪어봤죠. 이미.

이때, 문재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탈당을 최소로 막고, 당을 지키는 것.'

그런데 당 중진들의 생각도 어쨌든 비슷해져 가요.

'당을 지키는 것.'

왜냐구요? 섣불리 당 깨면 어찌 되게요? 열린우리당이요. 그때 탄핵 주도했던 분들 어찌 됐죠? 털렸죠? 민주당 9석. 그런 겁니다.
(신기한건 탄핵 때도 전라남도에서는 민주당 뽑았어요. 비례말고 지역은 다 전라남도에서 얻은 겁니다. 뭘 해도 뽑힐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걸까요? 이번에 탈당 선택할 수 있었던 거... 생각보다 역사가 긴 얘기일지도 몰라요.)
그러니 섣불리 당 깨는 건 무섭죠. 중진들은 아마 적당히 당지키고 나중에 적당히 합치면 도로 민주당으로 베리굿~ 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중진들은 문재인을 전면에서 치우고 당을 깨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강력한 인물을 필요로 합니다.

문재인은 당을 깨지 않기 위해서 여전히 당내에 상주하는 계파를 잡아둘 수 있는 강력한 인물을 필요로 했을 겁니다. 자신으로는 백프로 깨지니까요.

여기에서 김종인이라는 카드가 필요해졌던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진들이 김종인을 설득하고 이후 문재인이 삼고초려를 해서 겨우겨우 김종인을 모셔왔다고 합니다. 당이 깨지기 않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 이뤄진 것이죠. 그리고 결국 이 카드는 성공했습니다. 당이 안 깨졌어요. 그 부분이 없었다면 이번 총선은 시작도 못했을 겁니다. 만약 국민의당이 본격적인 총선체제로 들어가기도 전에 교섭단체를 구성했다면, 무게추는 국민의당으로 빠르게 기울었을 것입니다. 더민주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으로 문재인을 마구 흔들었을 거에요. 그러면 결국 문재인은 당대표 사퇴하는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했을 까요? 남아있는 계파들끼리 비대위 구성하고, 공천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그랬을 가능성이 높아요. 나중에 다시 합당하면 에브리바디 해피했겠죠.

문재인이 버티면요? 뻔하죠. 문재인 탓 하면서 탈당러쉬를 더 하면 되죠. 문재인 때문에 총선 망한다고 막 설레발 치면서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문재인은 리더십에 큰 상처입고 총선에서 대패하고, 국민의당은 시나리오 1번처럼 대선까지 KTX 일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절대로 더민주 내부의 계파들을 못 믿어요. 이 의심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 때부터 이어진 거라 뿌리깊습니다. 쉽게 의심을 못 풉니다. 그래서 분명히 저렇게 됐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김종인을 영입한 것은 가장 최선이고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중진들은 당 안 깰 수 있구요, 문재인을 뒤로 돌릴 수 있구요, 이후에 통합 하기에도 쉽습니다. 문재인은 기껏 혁신 해놓은 당을 안 깰 수 있지요. 무조건 서로 동의하면 받을 수밖에 없는 패였습니다. 김종인은.


하지만 여기서 문재인과 김종인의 지향점이 조금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로는 받았습니다.

문재인의 지향점이 당을 살리는 것이라면, 김종인의 지향점은 오히려 문재인을 대권으로 이끄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일단은 여기까지 입니다. 김종인을 불러 올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순전히 개인적 의견으로 추측해 봤습니다. 
아고... 글이 길어지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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