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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신과 함께 리뷰 - 김자홍이 아닌 김수홍의 이야기
게시물ID : movie_726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해머헤드
추천 : 14
조회수 : 10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2/25 01:35:35
movie_image.jpg




오늘 '신과 함께'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작품인데요,
대부분 원작을 본 사람들은 예고편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하는데
저는 원작을 봤음에도 불구하고(저승편) 꽤 큰 기대감을 가지고 감상했네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영화 장르 중에 이러한 판타지 장르가 부족하다는 생각때문이었어요
이런 영화가 흥행함으로써 한국 영화의 폭도 조금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같은 이유로 전우치도 굉장히 기대하고 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도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상당히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감상했는데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1. 세계관의 변화

원작과 달라진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분명 원작 저승편을 모두 봤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재연재분을 보면 새롭게 보는 기분인데요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관 자체가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본래 원작에서는 7개의 재판이 아니라 더 많은 재판이 있는데 7개 내에 끝내야만 승산이 있다고 작품을 끌고가지만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7개의 재판으로 구성되어있네요. 그 순서도 망자에 따라서 죄의 경중에 따라서 정해지구요. 
이부분은 원작에서도 7개의 재판만 보여주기때문에 괜찮은 각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없었던 설정이 생겼어요.
직계가족 중에 원귀가 있으면 망자의 재판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죠
(갑오개혁이후로 연좌제가 폐지되었는데 아직 저승은 이를 유지하고 있나봅니다)
김자홍과 유성연(맞나요?) 병장을 가족으로 만드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 새롭게 설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금 아쉬운 면은 원래 재판을 받으러 가는 과정에 있어서 다른 망자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선하게 살아온 사람은 좋은 대우를 받고 악하게 살아온 사람은 나쁜 처우를 받는...)
그런게 전혀 없어요.
김자홍의 재판에 있어서 과정에도 김자홍만 존재하고 그의 저승도 그의 업보에 따라 정해집니다
주변인들을 보면서 '아 착하게 살걸...'이라는 생각이 들만한 요소가 없습니다.
오직 김자홍에만 집중되어 있는게 조금은 아쉽네요.


2. 캐릭터

가. 진기한 변호사의 부재

사실 원작에 있어서 진기한 변호사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없어서는 안될 캐릭터이죠
이를 영화에서 제외시키는 것에 대한 원작팬들의 비판이 굉장히 많았는데 저는 이에대해서 그닥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영화가 담을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생각해보았을 때 그정도는 이해가 되는 수준이었어요
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전에는 재판 이전에 진기한이 해당 재판을 통과할만한 꾀를 생각해내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런게 전혀 없습니다.
진기한의 부재와 동시에 재판의 긴장감이라는 것이 완전 사라져버렸어요.
재판은 오직 김자홍의 과거 회상으로만 해결이 됩니다
변호사의 역할 자체가 ... 거의 소멸해버렸다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그러니 마지막 재판 이전까지 그저 형식상의 재판으로밖에 생각이 안되었습니다.

나. 김자홍 캐릭터의 변화 및 차태현

저는 차태현 배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밑밥을 깔고 있으니 조금 불안하죠?
제가 신과 함께 제작보고회 영상을 먼저 봤었는데
차태현 배우는 김자홍 역할에 모두가 만장일치로 찬성을 외쳤을 정도로 최적의 캐스팅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하는데요
다만... 연기가.... 너무 부담스러워요
단 한 번도 차태현 배우의 연기를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만 이번만큼은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컴퓨터 그래픽 때문에 허공에서 연기를 해서 그런걸까요?
과장된 연기와 시도때도 없는 어머니 발언때문에
원작 속 평범한 소시민인 김자홍이 아니라
그냥 발암캐릭터로만 보입니다.
웹툰에서는 우리가 김자홍에 감정이입을 하고 감상하면서도 몰라서 그런가보다 하는 면들로 공감을 많이 했었는데
영화에서의 김자홍은 너무 답답하고 발암유발 행동을 많이 하네요.
그래서인지 공감도 안되고 감정과잉으로만 보이니 과장된 연기로밖에 생각이 안드는거에요.

또한, 아까도 말씀드렸듯 원작 속 김자홍은 평범한 소시민(회사원)이었는데요
영화 속 김자홍은 다들 아시다시피 소방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방관의 이미지 그대로에요
그러니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재판이 긴장감이 없습니다.
심지어 '정의로운 망자'라고까지 하니 당연히 무죄겠거니 싶어요
주된 내용이 망자가 재판받는 내용인데
이미 설정부터가 망자는 재판을 손쉽게 통과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에 대해 예고편에서부터 비판이 많았는데
2차예고편에 '돈때문이었습니다'라는 것을 집어넣고 입체적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었던 것 같습니다만
예상했듯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돈을 벌었다... 결국 착하게 살았다로 귀결됩니다
관객 모두가 소방관같은 삶을 사는것도 아니니 감정이입도 어렵구요.
김자홍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평면적 캐릭터로 만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다. 저승삼차사의 변화

본래는 강림이 진지할땐 진지하고 농담따먹기할땐 웃기고 해원맥은 내내 진지하기만 한 캐릭터였습니다만
이제 강림은 거의 내내 진지하고 해원맥은 농담따먹기만 하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느꼈어요
내용 자체가 침울할 수밖에 없는 주제인데(당연히 신파가 나오는 구조이니)
그와중에 개그캐릭터를 괜찮게 집어넣었다고 봅니다
해원맥마저도 없었다면 영화가 굉장히 지루했을 것 같네요.
변호를 겸하는 강림차사와 월직차사도 괜찮았구요.

최고는.... 월직차사 이덕춘이었습니다.
예고편 봤을때부터 최고의 이미지캐스팅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귀엽고, 원작과 가장 캐릭터 변화가 없는 것 같아요
김향기 배우.. 앞으로 지켜볼게요

라. 유성연 아니, 김수홍의 이야기

원래 유성연 병장이었던 것이 김자홍의 동생 김수홍으로 바뀌었는데요
두 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영화로 담기에는 괜찮은 각색으로 보입니다.
내용도 몰입이 잘 되었구요
배우님도 연기를 잘하셔서 어색하다거나 하는 부분은 거의 없었어요
각색도 김자홍 동생인 것 말고는 특별히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김자홍의 재판이 워낙 루즈하다보니
오히려 김수홍이 주인공같아보여요
영화 자체는 김자홍의 죽음에서부터 재판을 받아 김자홍이 환생하는 스토리입니다만
평범한 김수홍의 이야기에 더 몰입이 되고 감정이입이 됩니다.
나중에는 김자홍 재판보다 김수홍 이야기를 더 보고싶을 정도였습니다.
강림차사가 그의 사연에 너무 몰입해서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만
이는 후속편에서 이야기해줄 것 같네요

마. 기타 조연

판관이 고정되어 있는 부분이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오달수, 임원희 두 유명 배우를 판관으로 캐스팅하여 모든 재판에 참석하셨는데요
무명배우여도 괜찮으니 판관은 계속 바뀌었으면 싶었네요
재판별로 독립성이 안느껴집니다
그냥 7개가 하나의 재판인 것 같아요
판관도 왜 망자, 그것도 정의로운 망자를 그렇게 못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구요
(영화 내에서는 실적이라는 식으로 언급하긴 했습니다만..)

태산대왕을 연기했던 아역배우는
부산행에서 봐서 익숙한 얼굴이고 연기력도 어느정도는 보장되긴 했습니다만
도저히 발음을 못들어주겠더라구요
대왕 특유의 쏀척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기발음때문에 대사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니 너무 답답했어요
조금만 차분히 연기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관심병사였던 엑소 디오님
연기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조연임에도, 본업이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보통 아이돌이 연기를 한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분이 연기한다고 하면 그냥 마음편히 볼 것 같네요

나머지 카메오 출연하신 배우분들은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감독의 섭외력에 많이 놀랐어요
이런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고??
특히 분명 특별출연인데 출연 분량이 많으신 이정재님은 ㅋㅋㅋㅋㅋ


3. 저승삼차사의 희생

김자홍의 재판에 저승삼차사가 자신들의 직업(?)까지 걸어가며 모든 것을 바칩니다
문제는 관객이 느끼기에 김자홍과 저승삼차사가 그정도로 유대감이 생길 수 있었느냐에요
김자홍은 시도떄도 없이 어머니만 외쳐대고
강림은 초반에 김자홍에게 빡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김자홍과 떨어진 이승에서 지내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김자홍에게 바쳤는지 모르곘어요
왜 저렇게까지 하지?? 라는 생각이 연신 들었습니다
그냥 영화적 긴장감을 주는 용도로밖에 생각이 안드네요

강림이 원귀인 김수홍을 도와주는 부분도 그렇습니다
세상에 기구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을텐데
왜이렇게 김수홍은 도와주지 못해서 안달인지 모르겠어요
보통 저럴 경우 내 할 일 다 하면서 그냥 마지못해서 내가 이정도는 해줄게 해야 정상인데
김수홍이 하고싶은 것을 다 들어줍니다
심지어 꽤 많은 원칙들을 어겨가면서까지요
이부분에 대한 몰입이 좀 어려웠네요


4. CG의 힘

많이들 CG에 대해 언급하십니다
예고편을 보고 CG에 실망했다 생각보다 좋았다 등 반응이 제각각인데
저는 굉장히 훌륭한 CG였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승에서 사용된 CG는
조금 과장해서 할리우드 CG에 버금갈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강림차사와 김수홍 원귀와의 추격전은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다만 저승에서의 CG가 문제인데
거의 대부분이 CG이다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고
특히 김자홍에게 그런 모습이 많이 나타나요
다른 차사나 재판관은 기본적으로 톤이 어두운데
김자홍만 형광색으로 눈에 띄는 색의 옷을 입어서 그런지
CG에서 혼자만 동떨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말고는 다 좋았어요. 앞으로도 한국영화에서의 CG활용이 기대됩니다.


5. 신파

저는 신파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감정이 메말랐다고 해야할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연출에 있어서 억지로 울음을 짜내는 연출이 나오면 오히려 반감이 들어서 못울어요
부산행 엔딩부분에서는 진짜 욕할뻔했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신파로 가득한 영화라는 것인데요
김자홍의 어머니 타령이나 누룽지 밥솥은... 저를 해원맥과 같은 소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 신파의 힘은 대단했는데요
감독이 후반부 신파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고 느낄 정도로 연출이 강력합니다
울지않고는 넘어가기 힘들어요. 영화 내내 신파요소를 보며 비웃었던 저조차도
후반부 "울어, 울어, 울어!!!" 작전에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현몽을 보여주는 모습에서는.. 진짜 계속 눈물을 흘렸네요


6. 총평

원래 원작 '신과 함께'의 주인공은 누가봐도 김자홍 또는 진기한입니다
그러나 영화 '신과 함께'에서의 주인공은 오히려 김수홍이라고 하고 싶네요
김수홍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을 정도로 김수홍의 이야기에 더 몰입이 되었고
김자홍 이야기는 그냥 눈요기거리밖에 안됐어요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원작의 분위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판타지 영화로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고 감상했었어요
그런데 저승의 모습은 눈요기거리로 보기에는 중간중간 툭툭 끊긴느낌이라서(이동하는 느낌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고
이승의 모습, 김수홍의 현실적인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네요
판타지영화라고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원작팬분들에게는 굉장히 실망스러운 영화일 수 있습니다.
원작과 같은 부분은 망자가 재판을 받는다, 주인공이 김자홍이다, 원귀가 군인이다 정도밖에 없고
나머지는 감독의 2차창작에 가깝습니다
감독의 '신과함꼐'라고 해도 될 것 같네요
각색된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단점들을 감안하고나서도 저는 신과 함께를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의 새 지평을 열어줄 도전적인 작품정도로 생각하구요
가족영화로서 한 번 감상해보기는 할만한 것 같아요.
두세 번 볼 영화는 절대 아닌 것 같구요
그냥 영화 한 편 봤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 사람들이 어떘냐고 물으면
꽤 괜찮으니 한 번 보라고 할 것 같네요
후속작도 나오는대로 볼 것 같아요. 궁금하긴 합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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