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의 국민들은 '민주당의 기득권들이 보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국에서도 그랬습니다
블레어 총리 아래에 제 3의 길을 걸었던 노동당은 몰락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보수당보다 더 보수적인 노동당'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차별성이 없다는 거지요
지지자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거지요
그럴 때에, 사회주의자 샌더스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샌더스가 이념논리 때문에 선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했고,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당의 제3의 길이 실패했던 이유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지요
지금 노동당의 당수는 급진좌파 제레미 코빈입니다
저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민주가 왼쪽을 지향하든 오른쪽을 지향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말로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을 때에, 승리하는 거라고 봅니다
오히려 오른쪽으로 간다면, 새누리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없어서 양당이 똑같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국민의당이 선전한 이유도 그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도 너무 싫지만, 그렇다고 더민주가 좋은 것도 아니었지요
저는 그것이 '비례공천파동' 때문이라고 봅니다
김종인이 이념논리에 치우쳐서 이해찬을 쳐낸다고, 중도보수라는 사람들이 지지해주지 않습니다
김종인이 정청래와 이해찬을 쳐냈을 때에, 'OEM공천' 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이해찬을 쳐야만 지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종편에 치우친 사람들이지, 결코 무당층이 아닙니다
'경제민주화' 라는 아젠다가 먹히는 것은 좌우논리가 아니라 상하논리에 더 가깝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더민주보다 급진적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경제민주화' 였기에 확장성을 지녔던 것입니다
게다가 20-40 지지율이 늘어난 것은 결코 중도보수로의 확장으로 볼 수 없습니다
중도층을 잡는 방법에 대해 이념논리에 치우치면 곤란합니다
식당마다 종편이 틀어져 있다고 해서 무당층이 그 논리를 흡수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종편에 나오는 정청래를 보고 욕한다고, 무당층이 정청래를 싫어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무당층 투표자의 대부분은 '정청래' 가 누구인지도 잘 모릅니다
오히려 무당층은 본인의 친구들이나 부모님, 혹은 자식들의 논리를 따릅니다
김종인이 친노를 청산했는 이유로 더민주를 찍었다는 사람은 거의 전무합니다
김종인이 이해찬을 컷오프시켰을 때 잘한다고 칭찬한 사람들은,
더민주 지지자이거나 국물 지지자, 새누리 지지자였지, 결코 무당층이 아니었습니다
무당층은 이해찬이 뭐 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른다는 겁니다
정치적 무관심층이 중도보수가 아닙니다
제3의 길은 실패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러니 부디 이념논리에 치우쳐 더민주의 살을 깎으려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