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신생아를 키우며 고생했던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기록도 할겸, 신생아를 키우며 고민이 많은
사람들의 고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볼까 하고 썼던 글이 시리즈로 변해서 벌써 10번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추천해주시고 관심가져주신분들 다들 감사합니다.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 10 개월을 돌파하였고 돌을 앞두고 있습니다.
1. 이가 안나요
보통 아주 빠른 아기는 3개월가량, 아주 느린 아기는 돌이 되어서야 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가장먼저 아래쪽 앞니 두개가 뿅 하고 올라오는데요. 이가 날때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엄청 짜증냅니다. 아프거든요. 우리 사랑니 날때를 생각해봅시다. 얘는 하나도 아니고 두개가
한꺼번에 올라오니 얼마나 아플까요. 게다가 어떤 아가들은 네개씩, 여섯개씩 한번에 나오는
아기들도 있습니다. 낮과 밤을 가리지않고 무지하게 짜증냅니다.
가제손수건에 찬물을 적셔서 잇몸에 올려주면 조금 진정한다니까 참고하세요.
그리고 입술을 안으로 말아서 앙 물고 있는 표정을 자주 짓고 있습니다.
그 할아버지 사진있죠? 그거랑 비스무리하죠. 그 표정을 짓고 있는거면 어 얘가 이가 나려나? 하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근데 우리애 이가 안남...
10 개월을 돌파했는데 아직도 이가 안나..
엄청 걱정되서 저명한 소아과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대답하시더군요.
"" 지금까지 이빨 없는 사람 본적 있어요? 없죠? 그냥 기다려요. 다 나게 되어있음.""
ㅇㅇ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는 늦게 날수록 좋은점이 있는데, 바로 안전입니다.
아기는 하루에도 여러번 여기저기 들이박고 넘어지는데 이가 있으면 크게 다칠 확률이 올라가죠. 없는게 차라리 나은것도 있음.
2. 이유식을 안먹어
아기가 4~6 개월이 되면 이유식을 시작하는데요.
이유식을 거부하고 안먹고 버티는 아가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애기같은 애들 OTL
이유는 매우매우 다양합니다만, 그 수많은 이유가운데 무슨 이유로 이놈이 안먹고 버티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겠죠. 말을 못하니까 물어봐도 대답을 안함...
작은 숟갈에 떠서 자~ 먹자 ~ 하고 숟갈을 입에 가져가면 입을 꼭 다물고 고개를 홱 돌립니다.
울컥하는 마음을 가까스로 다스리고 다시 웃으며 먹자고 얘기하면
양손을 폭풍같은 속도로 파파파팟 휘두르며 숟갈을 멀리 날려버리죠 하하하하하하하
열통이 터지지만 한살도 안된놈이랑 싸울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또 물은 잘먹더라. 이유식 먹기 싫다고 몇만원 주고 산 빨대컵 집어던져서 손잡이 하나
부러진건 안자랑ㅠㅠ
10개월 씩이나 된 아기가 이유식을 안먹으면 철분이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분유와 별도로 철분제를 줘야하는데요. 분유탈때 같이 스틱하나 쏙 넣으면 되는 철분제를
분유회사에서 같이 팔고 있으니 검색해보고 사서 넣어먹이면 됩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잠도 잘 못자고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니 꼭 명심합시다.
3. 파워무빙 숙달편
지난번 아기키우기 1편에 파워무빙편이 있었는데요.
두달이 흐르면서 아직 혼자 서지는 못하지만 기어가는 속도와 응용동작이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제 좀 기다가 중간에 앉아서 쉬고 이딴거 없고 목적지까지 논스톱으로 파파파팟 기어갑니다.
뭔가 본인이 만지고 싶거나 하는 물건이 스캔되었을때는 정말 고속으로 이동하기때문에
굉장히 민첩하게 반응해야 겨우 붙잡을 수 있죠.
그리고 등산능력이 추가되었습니다.
기어가기를 세로로 한다고 보시면 되구요. 앉아있거나 하면 아빠 몸을 의지해서 머리위까지 기어올라갑니다.
팔다리 힘이 아주 그냥 장난없어요.
침대나 쇼파 따위 본인의 허리위치정도 되는 턱은 슉슉 올라갑니다.
다만 아직 내려가는 법을 모름 ㅋㅋㅋㅋㅋ
올라가서 실컷 놀고나서는 못내려가서 우! 우! 하면서 날 내려놓으라고 엄마 아빠를 부르고 있습니다.
좀 더 있으면 내려가기도 익힌다고 하네요.
4. 겁주기와 알아듣기
이제 지금 기분상태도 알아볼 정도로 아기의 감정표현이 굉장히 능숙해졌습니다.
본인이 기분나쁠때와 좋을때, 뭔가에 호기심이 발동했을때와 집중하고 있을때 등 다양한 감정상태가
얼굴과 목소리, 동작으로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우쭈쭈 할 맛이 더욱 생기죠. 리액션이 있거든요!
지난번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얘기인데 확실히 안돼! 라는 말을 알아듣고 있습니다.
몇번이나 실험해봤는데 목욕탕 입구로 돌진하는 애기에게 안돼! 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움찔하며 멈춥니다.
그리고 난 저기에 들어가서 물을 만지고 싶다! 라는 표정으로 으엉! 으엉! 하고 소리내며 반항하죠.
그래도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면 징징대는 소리를 내지만 말은 듣습니다.(좀 있으면 안듣겠지.. 아빠가 뭔데! 하겠지 ... ㅠㅠ)
게다가 기억력도 좋아서 안된다고 한 곳에 다시 접근할때는 슬금슬금 엄마아빠 눈치를 보는게 느껴집니다.
한번 슬쩍 돌아보고 손 하나 내려놓고 또 슬쩍 돌아보고 손하나 내려놓고 말이죠.
아니 뭐 한살도 안된게 눈치도 보다니!
그리고 소 울음소리를 들으면 웁니다.
음메~ 하고 리얼하게 소리를 내면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해지고 한번 더 하면 바로 엉엉 울죠.
소리 때문인가 억양때문인가 궁금해서 음메 대신에 이놈~ 하고 같은 형태로 소리를 냈더니
울더군요 ㅋ
억양과 뉘앙스 때문인 듯 합니다.ㅋ
5. 자폐증과 발달
잘 안 웃는 아기들이 있습니다. 자폐증이 아닐까 굉장히 두려워하는 엄마들이 많은데요.
그냥 웃음코드가 독특하거나 원래 성품이 얌전한 아가들은 잘 안웃기도 하니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폐증의 경우
멍하니 TV 를 바라본다/ 마주보고 있을때 눈을 맞추지 못한다/ 웃지 않는다/ 한가지 동작만 반복한다/ 불렀을때 쳐다보지 않는다. 등의
몇가지 특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야 하구요. 특히 눈맞춤을 중요한 포인트로 보는듯 했습니다.
또 자폐는 신체적 문제가 아닌 정신적 문제이기때문에 최소 18 개월 이후가 되어야 제대로 판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리 가봐야 아무답도 못들으니 조바심 내지 마세요.
관련된 과로는 소아정신과 / 소아신경과 / 재활의학과 세곳이 있구요.
정신과는 말그대로 정신적 문제를 판별하는 곳. 신경과는 뇌와 신경의 신체적 발달을 관장하는곳, 재활의학과는 전체적인 신체의
발달을 보는 곳입니다.
발달이 늦는것 같아 걱정이 많다면 일단 신경과를 먼저 가보시구요. 그 다음으로 정신과, 재활의학과 순서로 가면 됩니다.
대형 종합병원급에는 세 과의 교수님들이 합동으로 진료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으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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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녀석이 새벽에 벌떡 일어나 침대옆에 서서는 워! 워! 하면서 나도 침대에서 잘꺼니 날 안아올려라! 라고 하는 통에
새벽 3-4 시 정도 되면 안아올려서 엄마아빠 사이에 올려놓고 자는데요.
덕분에 저는 꼼짝도 못하고 벽에 세로로 끼어서 자느라 일어나면 온몸이 아픕니다ㅠ
게다가 평소엔 엄마만 찾는주제에 또 새벽엔 침대에 누워서 아빠만 공격함. 몸부림으로 자꾸 제쪽으로 굴러와 붙어자는통에
정말 새벽마다 벽과 아기사이에서 1cm 틈이 없이 세로로 끼어서 고문당하고 있음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