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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기사 - 홍진호가 걸었던 길 틀리지 않았다
게시물ID : thegenius_368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lrkdgksghk
추천 : 18
조회수 : 149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1/24 20:14:30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6&oid=028&aid=0002218672
 
 
우리는 종종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편의적으로 기억한다. 사람들은 ‘2의 화신’이란 타이틀로 홍진호를 기억하기 위해 그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의도적으로 잊었다. 이를테면 스타크래프트 정규 리그가 엠비시 게임(MBC GAME)의 ‘엠에스엘’(MSL)과 온게임넷의 ‘스타리그’ 양대 리그로 재편되기 전, 경인방송(iTV) 주최의 스타리그 랭킹전과 신인왕전에서 홍진호가 한 차례씩 우승했다는 사실은 경인방송이 티브이 방송을 중단하면서 스리슬쩍 무시당했다. 홍진호의 ‘폭풍저그’ 스타일이 사실은 공격과 생산을 병행하기에 최적화된 비율을 정확히 계산해낸 고도의 지능 플레이라는 사실은 좀처럼 언급되지 않았으며, 그가 저그 종족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테란 종족에 맞서 7할이 넘는 승률을 보유한 경이로운 게이머라는 사실은 ‘그래 봐야 2인자’라는 비아냥 앞에서는 묵살되곤 했다.

어떤 일화들은 전혀 무시당할 일이 아님에도 무시당했다. 2003년 마이큐브 스타리그 8강전, 패색이 짙던 경기 중 서버 오류가 일어나 재경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자 홍진호는 단호히 기권패를 선택했다. 경기 외적인 요소로 이득을 보느니 차라리 경기의 흐름대로 자신이 기권패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거저 온 기회를 차버린 그의 행동에 적잖은 이들이 감동하고 홍진호의 팬이 되었지만, 그를 비난하던 사람들은 ‘명색이 승부사이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며 다시 손가락질을 했다.

물론 이제 와 돌아보면 그 모든 것은 홍진호가 우승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었던 팬들의 애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커리어 내내 그를 따라다닌 ‘2인자’라는 낙인과 세상의 비아냥 앞에서도 홍진호는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전진했고, 꼼수나 변칙 없이 수 년간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우직함은 우승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도 등 돌린 이들을 다시 돌려 세우는 힘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홍진호를 놀리는 것과 그를 칭송하는 것은 점점 구분이 안 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는 팬들뿐 아니라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는 이들 사이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2인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역설적인 별명은 그런 기묘한 애증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홍진호만이 얻을 수 있는 칭호가 되었다.
 
 
 
정독할만한 기사 하나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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