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사람들 별로 없을 때 노약자석에 앉았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자리에 사람들이 앉게 되고,
어느 때에 할머니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저보다 나이는 많지만, 할머니보다는 정정한 20대 30대 40대 분들께선(저는 10대 후반입니다)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거나(스마트폰 만지작거리는 등), 자는 척 하면서 자리를 비켜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평소 노인분은 공경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 하에 거리낌 없이 자리를 비켜주었는데,
오늘따라 '비켜주지 않으면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할머니께서 고맙구랴 하시면서 앉으셨는데,
왠지 오늘따라 스스로에게 '잘했다, 만족스럽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버스에서 내려 생각해보니
이전에 별 다른 생각 없이 선행(이랄 것도 없이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을 베풀 때에는, '이는 남을 위한 일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한데
오늘따라 '이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행이란
'다른 사람을 딱하게 여긴다'던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던가의, 남을 위한 일일까요?
혹은 '내가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 행하는,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