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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과학 - 무중력 우주
게시물ID : humorbest_7270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mpo
추천 : 37
조회수 : 5820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8/08 06:09:1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8/06 22:57:09



중력은 강력-약력-전자기력으로 구성된 우주의 4대 기본힘중 하나입니다.

 

오늘의 주제입니다. 우주 전체에서 중력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학자들은 중력의 작용을 매개하는 중력자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력자는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서로에게 중력을 작용하게 만듭니다. 어느날 이 중력자들이 노동의 가치라는 개념을 깨닫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들의 투쟁은 가장 기본적인 방식, 즉, 파업입니다.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은 질량에 의해 왜곡된 시공간에 의한 현상입니다. 우주 다리미를 동원해 공간의 왜곡을 없애봅시다.

 

 

다채롭고 흥미롭기까지 한 사건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선 우리 주변부터 살펴봅시다.

 

당신은 스스로의 무게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은 황홀함이나 카타르시스와는 조금 떨어져 있고, 공포와 당혹에 매우 가깝습니다. 


인간은 전정기관을 통해 평형감각을 가집니다. 우리가 가진 '귀'는 소리를 듣는 것 외에도 몸의 균형을 잡는 일도 합니다. 이 일을 하는 귀의 기관을 전정기관이라고 합니다. 

전정기관 중 '세반고리관'은 세 개의 반고리관이 각각 90'의 각도를 가져 자신의 3차원적인 움직임을 느끼는데, 이 기관은 림프액에 의해 자극을 받습니다. 전정기관에는 또 '이석'이라는 작은 돌이 있는데, 이것도 몸의 움직임을 느끼는 기관입니다. 중력이 있는 상태였다면 이석이 바닥에 가라앉거나, 림프액 위에 둥둥 떠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석은 림프액 가운데, 혹은 가장자리 어딘가에 붙어있을 것입니다. 

대체로 중력에 의해 지표면에 붙어사는 인간의 특성상, 이는 낯선 상태입니다. 우리의 몸은 이런 느낌을 받았던 가장 가까운 상황을 떠올립니다. 바로 추락이죠. 그네나 바이킹을 탈 때, 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다이빙을 하거나, 스카이 다이빙을 할 때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무중력 상태에 있지만, 마치 높은 곳에서 추락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공포에 질리고 당혹스럽죠.

 

아직 전정기관에 의한 재앙은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진정한 재앙은 당신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라면서 고개를 마구 흔들때 일어납니다. 

전정기관 안의 이석이 고개가 좌우로 흔들림에 따라 움직입니다. 무중력 상태이므로 '부력'이라는 요인이 제거 되었으니, 중력이 작용할 때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마치 음료수 캔 안에 쏴넣은 BB탄 처럼, 이석이 전정기관 내부를 미친듯이 튀어다니고 그때마다 뇌는 이 지옥같은 상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몰라 혼란에 빠집니다. 눈으로 보이는 풍경은 대체로 정적이고 비교적 평온해 보이지만, 전정 기관이 느끼는 바로는 무슨 액션영화라도 찍는 듯 이리구르고 저리구르는 것처럼 느끼니까요. 이는 곧 '멀미'라는 현상으로 표출됩니다.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고개 흔드는 것을 멈춘다 해도, 관성이 작용하여 몇 번의 이석 튕김과 좀 더 오래가는 림프액 회전을 경험합니다. 결코 행복한 경험이 아닙니다. 

지금 충고하건데, 이런 일이 생긴다면 당신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격하게 머리를 흔드는 사람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고하건데, 결코 머리를 빠르게 움직이지 마세요.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중력 상태에 의한 멀미는 대체로 지구 궤도를 돌거나 달에 여행가는 우주 비행사들이 겪습니다. 당연하게도 '우주 멀미'라는 이름이 붙었죠. 우주 멀미는 우주 비행사들을 괴롭히는 여러 문제중 하나입니다. 그들도 우리도 똑같은 인간이기에 어지러우면 짜증나고 심하게 어지러우면 토하고 하는 존재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우주 비행사들은 길게는 수십 년의 훈련끝에 우주에 나가는 데 비해 우리는 어떤 준비도, 심지어는 경고도 없이 이런 상황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안전거리로 대피하셨습니까? 가장 가까이 있는 안색이 나쁜 사람을 살펴봅시다. 그리고 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세는 겁니다. 

3...2...1...지금!

토사물이 튀어나오는 광경은 더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불어 중력이 사라졌다고 냄새가 멀리 퍼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기체분자는 내부에너지가 높을 수록 빨리 움직이고, 내부에너지는 기체의 전반적인 온도가 높을때 높습니다. 그 토사물은 최소 36.5'C 의 온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냄새분자가 얼마 안가서 당신에게 가 닿을 것입니다. 당신이 코로 공기를 흡입하는 순간 비강에 있는 후각상피세포가 토사물을 구성하는 몇몇 역겨운 분자들을 인식할 것입니다. 그 이후 나타나는 증상은 지금 구토자 주위의 사람들이 토하기 시작하거나 낯빛이 어두워지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중력이 있는 상태에서 구토를 하는 것도 기분나쁜 일이지만, 무중력 상태에서의 구토는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우선 구토의 과정을 봅시다. 우선 뇌에서 신호를 보냅니다. 신호를 받은 위장은 격렬한 수축을 반복하며 내용물을 식도 위로 올려보냅니다. 이 와중에 후두개가 닫혀 기도를 막고 토사물이 폐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습니다. 식도를 통해 올라간 토사물은 밖으로 배출되죠. 

예, 가로등 밑에 있는 토사물 자국은 이런 방식으로 생기는 겁니다. 

무중력상태에서는 토사물이 한데로 뭉쳐 구토자가 토사물을 방출하며 그 노즐(입)을 움직인 방향대로 생성됩니다. 이 토사물 뭉치는 완전한 구체를 생성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덩어리를 짓게 되고, 최초 생성당시 속도를 가지고 천천히 나아갑니다. 누구도 그걸 막거나 맞고 싶진 않을 겁니다. 생화학적 저거너트라고나 할까요.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식도에 걸린 토사물이 문제가 됩니다. 중력이 있는 상태에서는 토사물이 식도 벽에 붙어있어도 곧 흘러내려갑니다. 하지만 무중력상태에서는 토사물이 중력에 의해 끌려내려가는 힘이 없기 때문에, 토사물과 토사물 사이의 인력(응집력), 그리고 토사물과 식도 사이의 인력(부착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힘입니다. 중력이 작용하는 상태에서 모세관 현상이었다면 응집력이나 부착력 사이의 대소관계로 토사물이 한 덩이로 뭉치며 내려갈지, 아니면 넓게 펼쳐지며 올라갈지 결정되었겠지만, 식도는 '모세관'과는 거리가 좀 있는데다 지금은 중력도 없습니다. 저는 토사물이 식도 내벽에 달라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도 내벽에 달라붙은 물질이 좋게 말하면 영양분 덩어리이긴 하지만, 문제는 이 영양분 덩어리에 위산이 섞여있다는 것입니다. 위산에는 염산이 섞여있고, 펩신과 펩시노겐도 있습니다. 펩시노겐은 염산에 의해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으로 바뀌죠. 

위는 펩신과 염산의 합동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물질인 뮤신을 분비합니다.

식도도 뮤신을 분비하나요? 글쎄요. 저는 한참 토하고 나면 식도가 화끈거리더라구요. 근데 제가 파스타를 먹었다고 위가 화끈거리지는 않는단 말입니다. 분명 둘 다 소화작용이 일어났을 텐데, 한쪽에서는 제 몸의 일부가 될 물질을 소화시키고 한쪽에서는 제 몸의 일부를 소화시키는 것 같군요. 


제 예상대로 토사물이 식도 내벽에 달라붙었다면, 몇 가지 충고하겠습니다.

1.숨을 세게 들이마쉬지 마세요.

2.제산제를 드세요.

3.물을 많이 넘겨서 토사물을 위로 반송하세요.

 

1.항목만 특별히 설명하자면, 토사물에 들어있는 산성물질이든 뭐든 다 제외하고, 먹는게 폐로 들어가면 우리가 '사레'라고 말하는 것이 들립니다. 저는 여러분이 얼마나 다양한 사레의 사례를 경험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토사물로 사레를 들린 경험은 여러분의 '끔찍한 사례' 목록 맨 위 5번째 안에 들게 될거라고 장담합니다.

 

이제 소화기관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를 해봅시다. 사람은 진공상태에서 토사물을 배출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경험을 합니다. 진공상태에서 인체는 눈에 띄는 수준의 변화를 보입니다. 

아, 이건 팔이나 다리 하나가 더 생기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우리의 위장과 소장, 대장... 이런, 전부 소화기관이군요. 이것 외에도 간이나 심장은 중력에 의해 골반을 기준으로 그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중력이 사라지면 이들 내장기관 중 일부가 흉곽 쪽으로 올라가면서 허리라인이 잘록해집니다.(!)

사람이 서있을 때 많은 양의 혈액이 중력의 영향에 의해 다리에 고여있습니다. 공부를 너무 열심히하는 소수의 학생과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 다수의 학생들은 혈액이 다리에 너무 오랫동안 고여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분야 (공부와 게임) 모두에서 오래 앉아있음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사건이 있었습니다.

중력이 사라지면 다리에 고여있는 혈액이 몸 전체에 퍼집니다. 특히 일부 혈액은 얼굴로 향하고 피부를 탱탱하게 만들어 잔주름을 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얼굴이 '탱탱해짐'은 얼굴이 부음과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게 좋을 겁니다. 그 결과가 라면먹고 숙면을 취한 자취생의 얼굴이 될지, 보톡스 맞은 동네 아줌마의 모습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도 일어납니다. 신체기관은 사용이 뜸해지는 부위를 버립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고 펜대만 잡고 있는 학생들의 팔이 죄다 얇고 물렁물렁한 것은 이유가 있죠. 우리가 중력에 있는 동안, 몸 전체는 1G의 중력가속도를 견뎌야 합니다. 이는 세포 단위로 구속구가 씌여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중력권에 있는 이상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노동입니다!

하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그런게 없습니다. 우리는 굉장히 작은 힘으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목적지까지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원한다면 새끼 발가락 하나만 움직여서 등교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겠습니다. 인간은 사용이 뜸해지는 신체부위를 버립니다.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경우, 우리는 중력권에 있을 때보다 근육을 덜 쓰게 됩니다. 그 결과 근육이 위축됩니다. 이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귀환한 뒤 캡슐에 나오자마자 휘청거리고, 들것에 실려갑니다. 그리고 심각한 수준의 근육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우주에 오래 체류하는 우부비행사들은 운동을 합니다.

달갑지 않은 소식은 그것 만이 아닙니다. 무중력상태에서는 뼈에서 칼슘이 유출됩니다. 유출된 칼슘은 오줌에 섞여 나옵니다. 조금만 과장하자면, 무중력 상태에서는 뼈가 녹아내립니다.

 

 

조금 더 쓸려고 했는데, 글이 길어졌습니다. 무중력 우주의 물리학적 현상들은 다음 기회에 쓰겠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bejh000/90177430994 (제가 쓴 글입니다.

1375718114212.jpg

P.S.어떤 분이 이런 사진을 댓글로 올려놨기에 한 개 더 올립니다. 저는 일찍 죽기 싫어요.

P.S.2 혹시 본문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곧장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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