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재작년.
겨울이였어요
추운 날이였어요
당시 저는 서울에서의 생활이 지쳐 시골로 귀농하신 부모님께 잠시 가 빌붙던 중이였고
집에 진도등등 많이 키웠지만 개보단 고양이가 좋아 파였죠 ㅎㅎ
어느날 엄마가 문득 말씀하시더라구요
집 앞 개천쪽에 공용 주차장이 있는데
어제 낮부터 왠 개한마리가 돌아다니더라.하구요
저는 물론이오 부모님도 워낙 동물 특히 개를 좋아하셨지만
일단 집에는 진도 셋과 발바리 하나에 기타 다수 동물이 많았기에
섣불리 데려오진말자..하셨지만
말씀관 다르겤ㅋㅋㅋㅋ
날이 추우니 몇번 더 눈에 뜨이면 그게 그개와 우리의 운명이닠ㅋㅋㅋ 그냥 데려오자하였고
마치 짜여진 운명처럼 그다음날 바로 길에 그개를 데려왔어요.
왜냐면
추웠어...
그날밤에 비가왔거든 ㅜㅜ
안데려올수가 없었어..
라고 부모님과 저는 변명해봅니다.
여튼 얼핏 열살도넘은 노견으로보이던 그개는
유치도 다나지않은 새끼개였고
먹지못했는지 털도 듬성듬성
그나마 이도 몇갠 빠져있고
피부병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낯선지 기가죽어 배변도 잘안하고 했지만
금새 원래가족처럼 잘따르더라구요
그리고 이년이 좀 더 넘게 지났네요
반년전 저는 다시 서울로 왔고
부모님은 다른 시골?로 이사를 가셨는데
그곳에서는 새벽이를 밖에서 키워야해서ㅠㅠ
천상 집개인 그아이를 밖에서 기를순 없어 좁디좁은 자취방에 함께 한답니다
생긴것과 다르게 새벽인 배변도 꼭 화장실 배수구에 조준해서 하고!
손도 잘하고 빵도 잘하고 앉아도 잘해요
부모님은 간혹 새벽이를 보기위해 영상통화를 요청하시고
새벽이 안부부터 물어요
그렇게 새벽이는 유기견에서 우리 가족의 꽃이 되었어요
만약 그때 우리가 새벽일 데려오지않았더라면
그생각만해도 슬프고 끔찍해요
이젠 새벽이 없는 삶은 상상도 안되네요 ㅎㅎ
날이 추워지고 있어요
아마 아디선가에선 또 주인을 잃은 아이들이 춥고 배고픈 길거리 생활을 하겠죠
그아이들이 다시 따뜻한 가족을 찾게되었으면 좋겠네요
날이 더 추워지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