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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스포] 1987 그 분 포함 조연들!!
게시물ID : movie_727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이메이린
추천 : 20
조회수 : 157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12/28 14:31:57
영화 1987 관련 강력 스포일러 있습니다
 
한국 남자 배우 올스타전인가 싶을 정도로 워낙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총출동해서 영화 내내 헉! 흑! 저 분도?! 하면서 봤었네요
 
비중의 많고 적음을 떠나 1987년을 살아간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버리는 영화의 느낌
덕분에 나오신 분들 모두가 너무 잘 와닿았습니다. 혹자는 배우들을 소모한다고
하는데 전 오히려 그런 관록을 갖춘 배우들을 화면 곳곳에 튀지 않게 영화에 녹여낸
감독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단, 그 분은 제외입니다. 그 분은 감독이 숨겨놓은 비장의 무기. 그 분은 등장한 순간
관객들이 헉! 꺄악하는 마음이 확 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의 등장이 시종일관 무겁고 건조하게 흘러가다 못해 뻑뻑해지고 있는 영화에
숨통을 틔워주며 험악한 분위기를 살짝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매우 좋았습니다.
감독은 1987을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로 잘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왜 갑자기 로맨스물 분위기냐?! 하면서 불만이신 분들도 계신데
그렇게 함으로써 그분에 대한 감정을 좀 더 고조시킨후 마지막에 그분의 정체를
드러냄으로써 마침내 허구와 역사가 한 곳에서 만나는 부분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알고는 있지만 나섰다가 정을 맞는 모난 돌이 될 용기가 없어서, 또는
기껏 용기내서 나섰더니만 뒤에서 같이 따라 나설 줄로만 알았던 이들이 배신하는
현실을 봐버린 연희가 다시 한번 뜨겁게 시대의 현실에 맞서도록 계기가 되는
인물이기에, 그 분의 등장은 인상 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분이 역사적인 사진 속의 바로 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정말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했습니다. 아...이 인물을 영화상에서 이렇게 묘사하려고
이 배우를 가져다가 이런 식으로 썼구나 싶어서요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이 영화에 그분이 나오는 줄 모르고 보신 분,
그분이 무슨 역으로 나온지 모르고 보신 분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상
깊은 장면이었습니다.
 
그 분외에도 이 작품엔 너무너무 인상적인 조연들이 많이 나옵니다.
 
정말 짧게 나왔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셨던 조우진 배우
터져나오는 울음을 억누르려 일그러진 얼굴, 시뻘겋게 젖은 얼굴,
질질 끌고 가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기자들을 향해 진실을 외치는 모습 등
사람이 얼굴 색으로도 연기를 이렇게 하다니 싶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대사라곤 낮게 읊조리는 니는 빨갱이가 아이다....와
와 못가노,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 (실존 인물이 진짜로 한 말)...
정도가 전부지만 영화 전반부에서 가장 눈물 터져 나오게 만들었던
김종수 배우
 
코믹한 느낌으로 나온 캐릭터이지만 이 질식할만큼 어둡고 슬픈 영화에
순간적으로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정치에 무관심한 해맑은 대학 신입생이자
그 또래 아가씨들의 느낌을 확 살려준 박경혜 배우
 
정권의 최말단 하수인으로서 고문을 최일선에서 지휘한 박희순,
다리만 잡았을 뿐이라며 억울하다, 내가 죽인게 아니다 (이 모든
상황과 대사도 실제 있던 것) 하는  분 (이 분은 성함을 제가 몰라요 ㅠㅠ),
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진짜냐? 그럼 정말로 네가 죽인게 아니냐? 하는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 보시던 그 아버지분
 
동*일보 사회부장으로 나와 칠판에 적힌 보도지침 박박 지우며
경찰이 고문해서 대학생이 죽어나가는 판에 보도지침이 다 뭐냐며
앞뒤 재지 말고 들이받아!! 외쳤던 고창석씨
 
서울대생 쇼크사?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첫 일보를 냈던 기자한테
지금 신문사에 보도지침 어겼다고 군바리를 떼로 쳐들어 왔다,
너 지금 군바리한테 잡히면 맞아 죽는다고 바닥을 기어댕기며 전화
통화하던 중*일보 오달수씨
 
교도관 한병용 (유해진)의 누나로, 남편 잃고 홀로  딸 키워
대학까지 보내느라 억척스레 살아온 슈퍼 아주머니로 나온 분이
막판에 동생의 전화를 받고 소리도 맘껏 못내지르고 윽윽....우는
모습도 정말 너무 절절하게 와닿았습니다.
 
아버지 문익환 목사가 엔딩크레딧 맨 마지막 이한열 열사 노제에서
열사들의 이름을 목이 터져나가라 외치던 장면으로 나왔는데 정작
그 아들은 영화상에서 장세동 안기부장 역을 한 문성근씨
 
이한열 노제때 영정 사진 옆에서 태극기 들고 있던 우현씨는 이 영화에서
몸통이 살라믄 꼬리를 잘라야 하는기다!!! 외치는 치안본부장으로...
 
요새 이분은 타도난 악역 배우같다 싶었는데 영화상에서 비둘기를 제대로
날린 김의성 배우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함세웅 신부, 명동성당에서 고문 가담 경찰관들
이름을 발표한 김승훈 신부  역 맡으신 분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의 의사분,
국과수의 부검의 분 등등
 
이루 헤아릴수 없는 명품 배우들이 명연기를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와닿습니다.
 
헤아릴수 없이 많은 그 분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 가며, 각자 자신의 양심과 소신의
울림에 용기내어 화답하신 분들. 비중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분들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였습니다.
 
감독은 이를 주조연 할것 없이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시대가 주인공인 영화로
너무나 잘 빚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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