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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튀기던 노인(실화)
게시물ID : humordata_523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올리버-
추천 : 16
조회수 : 189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6/17 15:13:32
주짓수 관절꺽기나 조르기등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로서 일본의 유도가 마에다 미츠요가 브라질로 이주해 그레이시 가문에 전수한뒤 세상에 알려졌다 주로 상대를 넘어뜨리고 꺾기나 조르기로 제압해 복싱과 가라데 같이 서서 싸우는 입식타격계에는 무시무시한 존재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된 일이던가.. 무료한 자취방의 토요일을 달래고자 시장엘 나가보았다 마침 몇천원의 싼 가격에 맛좋은 후라이드를 판다는 소문을 들은터라 한없이 시장을 ㅔㅎ메 구비구비 골목속 닭집을 찾아 들어갔다. 땀이 뻘뻘나는 이마를 훔치며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여 통닭하나 주세요" "만원" 아니 난 분명 오천원이라 듣고 왔는데 이 어이 해괴한 소린가, 따져묻자 "오늘은 특별히 질좋은 닭이 왔으니 자실려면 기다리고.." 그래 어차피 할일없는 토요일 오후 아니냐 가게 입구에 걸터앉아 구경하기로 한다. 손놀림이 섬세하지도, 특별한 기술이 있는것 같지도 않다 느릿느릿 닭을 손질하는 모습이 마치 날 놀리기라도 하는 듯 하다. "빨리 좀 해주세요" "아시 씨발 재촉하면 닭이 튀김옷 입고 계란깨고 나오냐! 만물에 이치가 있거늘!" 갑자기 빡이 돌아 노친네를 향해 혼잣말을 한다. "기력이 딸려서 느린건 아니구..?" 그러자 갑자기 눈에서 시퍼런 안광을 내뿜으며 닭잡던 칼을 번쩍 들고는 냅다 내게 달려오는게 그 모습이 귀기가 서려 이거 아차하면 여기서 생 마감하겠구나 싶길래 그동안 수련한 킥복싱 원투스트레이트 펀치로 노인의 죽빵을 날려버렸다. "아구구 나죽네 동네사람들! 이 젊은이가 노인 학대허네!" 이에 순간 정신이 확 들면서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씨발 난 단지 통닭 한마리를 사려고 했을분인데 잘하면 감옥까지 가겠구나. "노인장 그런게 아니고.. 난 칼들고 달려오시길래.." "동네사람들!! 사람 좀 살리오!! 사람들!!" 아까만해도 다 죽어가던 노인이 시내가 떠나가라 고성을 지른다.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가 툭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나더니 무조건 저 입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날 지배하기 시작해 노인에게 달려가 생닭을 입에 쑤셔넣기 시작했다. "영감 오래 살어야지..이승복이가 어째 죽었는지 아우?" 노인의 눈동자가 점차 공포를 투영하기 시작한다. "내가 자리양보 안한다고 때리길래 까죽이고, 여자친구 치마 짧다고 삿대질 해서 까죽이고, 닭튀기는데 불친절해서 까죽인 노인이 4열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2바퀴에요 아시겠어요?" 닭대가리가 삐죽나온 입을 흔들며 노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멋있게 뒤돌아서며 '..그래 영감이 무슨죄가 있소..' 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갑자기 뒷통수에 강렬한 충격이 전해지며 눈앞이 깜깜해진다 앞으로 냅다 두바퀴 굴러 날렵하게 돌아보니 방금까지 항복을 선언한 노인이 닭모가지를 땅에 퉤 뱉으며 땅바닥에 몸을 낮게 수그린채 양손을 벌려 살기를 내뿜고 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저 자세.. 브라질리언 주짓수다! 내가 두 달간 수련한 킥복싱은 입식타격계 기술로서 다른건 다 싸울만해도 주짓수를 만나면 일단 공손히 사과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상대의 기술을 칭찬하고 집에와서 발 깨끗히 씻고 자라던 사부님의 말씀이 생각나 노인에게 사과하길 "내 단지 통닭이 먹고 싶었을 뿐이고 날 좋은날 굳이 노인과 결투를 벌일 이유는 없는것 같소 서로 무도인으로서 오해는 풀고 내 그 통닭 만오천원에 살터이니 그걸로도 화가 안풀린다면 우리 요 앞 꽃다방 미스신이라도 불러 노인이 상반신 맡으시고 난 허벅지 주무르고 그렇게 러브앤피스를 실현하도록 하십시다. 아시겠지요?" 이에 멋적게 웃으며 노인이 주짓수 자세를 풀며 내게 다가왔고 말한마디가 천개의 총칼보다 강하다는 속담을 되새기며 방심한 노인에게 로우킥을 날렸으나 경공술로 몸을 띄운 노인의 그림자를 스치며 허공을 갈랐을 뿐이고 만취후 필름이 딱 끊기듯 오직 생각나는 장면은 팔다리 관절이 다 꺾인 몰골로 엉엉 울며 꿈틀이처럼 집에 기어와야했던 수치스러운 기억뿐 요즘도 토요일 오후에 배가고프면 통닭의 구수한 냄새가 어디선가 풍겨오는 것 같은 착각과 함께 그 닭튀기던 노인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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