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소재 K대학 축구부원 15명이 16세 여고생 1명을 집단 성폭행, 전원 체포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해 열도가 들끓고 있다.
지난 1일 일본경시청 소년육성과와 마쯔다 경찰서는 고교 1학년 여학생을 맨션 방으로 유인해 7시간 이상 성폭행한 H(21) 씨 등 이 대학 축구부원 15명을 아동복지법 위반 및 청소년 건전 육성 조례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주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체포된 용의자들은 18~21세의 대학생으로 이중에는 미성년자 2명도 포함돼 있다. 경시청은 용의자 모두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어 향후 여죄 추궁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학부 3년에 재학중인 이 사건의 주동자 H는 5월 하순 JR마쯔다 역 앞에서 만나 연락처를 교환한 피해자를 지난 6월 2일 축구부 동료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그는 집에 도착하기 전 휴대폰으로 같은 대학 축구부원 20명에게 ‘H의 선물. 여고생과 섹스하고 싶은 사람은 집합’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학생 중 13명은 3일 자정부터 오전 7시30분까지 H의 집을 차례로 방문, 성폭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 대부분은 심문 과정에서 “재미 삼아 했다. 특별히 나쁜 일이라고 생각지 않았다”고 답해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피해자는 “남자친구에게 실연 당한 쇼크로 아무 생각 없이 H를 따라 나섰다 그런 일을 당했다. 남학생 여러 명이 붙잡아 도저히 도망칠 힘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대학 학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며 국민 앞에 사죄의 뜻을 밝혔고, 축구부의 무기한 활동 정지를 결정했다. 같은 날 일본대학축구연맹은 긴급상임이사회를 열고 K대 축구부의 무기한 활동 정지 요청을 승인했다.
축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일본 국립 신슈대학의 김익수 교수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작금의 끔찍한 사태에 일본축구계는 깊은 충격에 빠져있다”며 “일본축구협회(JFA) 관계자들도 이 일이 미칠 파장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1956년 창단한 K대학 축구팀은 일본대학선수권에서 4회 우승한 전통의 명문으로 일본풋볼리그(JFL)에 가맹돼 있는 유일의 대학팀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일본대표팀을 지휘한 야마모토 마사쿠니(46) 감독 등 축구계 거물 다수가 이 학교 출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