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게시판이 생겨서.. 옛날 이야기 하나 써 봅니다.
바야흐로 2001년.. 2000년 11월에 김포에서 열나 삽질만 하다 제대를 하고 복학까지 9개월이 남은 상황이라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다 생각하고 친구가 일하던 레스토랑(낮) 겸 주점(밤)에 아르바이트를 시작 했음..
근무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4시까지 근무하고 정리하고 대충 아침먹고 집에 들어가면 7시 정도 되는 그런 패턴 이었음
그 가게에서 3개월쯤 일했을때 사건이 발생 했는데.. 제가 살던 집이 복도식 아파트임(오피스텔 처럼 복도가 가운데 길게
있고 마주고보 집이 있는 그런)
그래서 복도에서 왠만하면 잘 안떠들게 됨.. 소리가 울리니까..시끄러움...
그리고 또하나 우리집은 3층인데 4층부터 엘레베이터가 다니는 그런 뭐.. 암튼 그런 구조..
내방은 복도쪽으로 창문이 되어 있어서 복도에서 떠들면 시끄러워서 창문은 왠만하면 닫고 자는데
그 사건 발생하는날 아침에 퇴근하고 포근하게 잠이 들었는데.. 점심때쯤 너무 시끄러운거 아니겠음
도대체 무슨 소린지 감을 못잡겠는 소음으로 인해 잠이 깨버려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온 상태라 뭔 소음인지 찾기 위해
옷을 입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이런 난리가..났을 줄이야..
복도식이고 3층에 엘레베이터가 안서니까..3층 라인 아이들.. 동네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자전거를 타고 인라인을
타는거 아니겠음...ㅠ.ㅠ
자전거를 타면 체인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인데..그때 유행인지 몰라도 자전거 바퀴살에 작은 플라스틱 구술 같은걸
여러개 끼워 놔서.. 바퀴가 돌아가면..그게 움직이고 떨어지며 부딪혀서..다다다다다다다...소리가 나면서 자전거가 굴러간
얼마나 시끄러웠겠음
그래서 아이들에게..처음엔 그냥 이야기 했지.. 시끄러우니까..놀이터 가서 타라고..
그리고 다시 잠을 자려고 하는데..예나 지금이나 애들은 말은 안듣는거지.. 군대 용어로 귓구멍에 X 박아놨냐를 시전 해주시며
상콤하게 무시해주시고.. 자전거 타고 인라인 타며 지들끼리.. 웃고 떠들고..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더랬지..
두번째 주의도 조금 더 큰 목소리로.. 여기 놀이터 아니니까 밖에 나가서 타라.. 라고 말로 했음..
하...그러거나 말거나..왠 옆집 개가 짖는구나 라는 심정인지.. 아이들은 그냥 타고 놀고 떠들고 하더군
짜증이 머리끝까지 폭발 한 상태에서 반바지만 입은 상태로 현관문을 있는 힘껏 열어 재끼고는 복도가 쩌렁 쩌렁하게 울릴정도로
야이..개XXX아.. 여기가 놀이터야.. 밖에 나가서 타라고...
라고 소릴 버럭 질렀더니..아이들 일순간 멈춤.... 정적이 흐르고
그 소리가 엄청 나게 컸는지.. 하나둘 다른집들 현관문이 열리고.. 나를 쳐다보는데..낮이다 보니..대부분 아이들 엄마..또는 동네
아줌마였어..그중에 한 아줌마가 오늘 사건을 일으키는데... 큰 목소리로.. 아니 애들이 좀 놀수도 있지..그걸 어른이 이해를
못해주냐..라고 소릴 친거야..
그 소릴 듣고 난 벙쪄 있었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어.. 오냐..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그때가 한 2시 넘어서 3시가 되어가서 서서히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 이었는데.. 매니저 형한테 전화를 걸었지..
형 저 오늘 몸이 좀 안좋은데..하루 쉬면 안될까요..라고..
평일이고 바쁘지 않으니..매니저 형은 그러라고 했고..나는 복수의 칼날을 준비 했지.. 그래 밥 먹고 든든하게 복수를 준비하자 라고..
우선 준비물은 내가 즐겨 듣던 콜렉션 시디를 살펴본후 가장 적합하다 생각되는 녀석으로 하나 선정 했지.
한참 메탈리카에 심취해서.. 헤드뱅잉좀 하던 시절이라..
오늘은 너로 정했어 라고 다짐 하며 시디 플레이어에 메탈리카 시디를 넣고.. 시간이 가길 기다렸어. 어차피 오늘 쉬기로 했으니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자..하고.. 게임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그러다보니 저녁 시간이 되어서 저녁 밥을 먹고 준비를 했지
어둑어둑 해지고..8시가 넘어서 9시가 되었을때쯤... 시디플레이어를 스피커와 연결하고 창문을 열고 그 위에 스피커 한쌍을 가지런히
올려 놨지..복도쪽을 향하도록..
그리고 볼륨을 MAX로 설정 하고..음악을 틀었어.. 라스의 더블베이스 소리와.. 제임스의 파워풀한 보컬이 복도를 쩌렁 쩌렁 하게 울리기
시작했고.. 난 그냥 내방 방문을 닫고 거실에 앉아서 티비를 봤어.. 불은 안켜고..사람이 없는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한 30분쯤 제임스 목소리가 복도를 쩌렁 쩌렁하게 울리자.. 하나둘 우리집 문을 두드리기 시작 했고.. 음악좀 꺼달라고 항의하기 시작했어
그러길 1시간쯤..결국 인터폰이 울리데..안받았지... 그러자 곧 ... 누가 문을 마구 두두리는거야.. 한참을 두드리길래.. 살짝 문을 열었는데
경비아저씨가 올라온거야.. 그래서..잘됐다..하고 문을 활짝 열었더니..3층 사는 거의 모든 집 사람들이 문을 열고 도끼눈을 뜨고..나를
쳐다보고 있는게 아니겠어..
경비 아저씨가 말하시더라구..음악 소리가 너무 시끄러우니까.. 좀 꺼달라고..
그말에 나는 3층 모든 주민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목소리로.. 말했지..
난 밤에 일해서 낮에 자는데.. 낮에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겠는데... 조용히 하라고 했다고.. 젊은 사람 어쩌고 하느냐고??
밤에 음악 트니까 니들도 시끄럽지?? 쉬어야 하는데 음악 소리 나오니까.. 그리고 여기가 놀이터냐? 애들 자전거 타고 인라인 타고
노는데냐고... 대충 이런 늬앙스로 버럭 소릴 질렀지
물론 나한테 낮에 뭐라고 했던 아줌마를 쳐다보면서.. 뭐 다들 아무말도 못하지.. 낮에 그 사건을 일으킨게 다들 자기집 애들인데
나한테 뭐라고 하겄어..
경비 아저씨는 그말을 듣고 알았다고 제발 음악좀 꺼달라고 하시고 내려갔고..난 그제서야 음악을 껐쥐..
그리고 몇일 후 출근 하려고 나가는데..우리 아파트 현관 입구에 대문짝만한 대좌보가 붙어 있더라구..
공동 생활 주택 입니다. 복도에서 떠들거나 자전거, 인라인을 타는 행위는 타인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니
하지 말아달라는 대자보였어.
뭐 내가 이긴거 같아서 좀 흐믓 했지만..그 이후로 동네 아줌마들이 내가 오고 갈때마다.. 미친놈 쳐다보듯
경멸하는 그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뭐 암튼 그 이후로 계단에서 자전거/인라인 금지 되고
자전거는 전부 별도 보관 장소에 보관하라는 관리사무소의 안내도 있고 해서 복도가 정리가 되긴 했지..
이게 끝이야.. 동네 아줌마랑 한바탕 했던 1탄..
나중에 시간 되면..취업 해서..동네 목사님 사모님과 했던 2탄도 올려 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