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생각나서 쓰는 글이예요.
제가 다니는 절이 있는데요.
한 해에 한 번 가기더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음.. 제게 있어서 가장 편안한 곳입니다.
노스님 한 분이 멍뭉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나름 오래 된 절이예요 ^ㅡ^
몇 해 전, 꽤 늙어보이는 발바리 한 마리가 있더군요.
분명 절에서 오래 지낸 녀석은 아니었는데,
늙어서 털에 윤기도 없고, 걸음걸이도 조금 불편해보였어요.
스님께 여쭤봤지요.
이 녀석은 대체 어디서 온 녀석이냐구요.
절에 다니는 분인지, 그냥 지나다가 온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키우던 강아지가 늙어서 밥도 잘 못 먹고 금방 죽을 것 같아서 맡기고 갔답니다.
밥도 잘 못 먹고 해서 스님께서 밥에 물 말아서 떠먹여주고 하셨다구요.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가 늙어 죽을 것 같으면 버리는 건가요?
그래도 녀석, 스님 바보로 몇 년을 잘 살고 있습니다.
처음 왔을 때보다 더 늙어서 이도 많이 빠지고 털도 까슬까슬하고 움직임도 많이 둔해졌지만,
여전히 애교도 많고 스님 스토커 잘 하고 있어요.
(물론 간식 챙겨주시는 보살님들 오시면.. 배신은 합니다;)
버리지 마세요.
평생을 책임지겠노라 데려온 생명을 왜 버립니까?
이별에 익숙치 않아서요? 핑곕니다.
요 녀석 본 게 올 초인데,
아직까지 잘 지내고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절에 가면 요 녀석부터 찾곤 했는데..
분노의 시험기간이 끝나면 욘석 만나러 가봐야겠습니다.
내 사랑 거부깅 누나가 곰방 보러갈께 -3-
작성자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시험공부를 하러 갔다고 하려 했으나, 정신이 산만해서 엄마한테 한 대 맞고 쥬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