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명절을 참 조용하게 지냅니다. 친가 식구는 많은편이지만 어떤이유인지 부모님과 할머님이 진교 본가쪽과 약간 다투셔서 증조할머니가 제작년에 돌아가신 이후로는 벌초할때 빼곤 가지않습니다 벌초때도 아버지와 삼촌 할무니만 다녀오시구요..
무튼 명절때는 저희가족과 작은삼촌과 숙모, 할머니와 막내삼촌의 아들 이렇게 도란도란 보냅니다
막내삼촌이 왜 없냐면.. 올해 설날에 패혈증으로 갑자기 돌아가셨거든요 막내삼촌이 체격도 있으셨지만 요리를 굉장히 잘해서 명절땐 항상 주방에 서계셨어요..존재감이 매우 크셨죠 막내삼촌의 부인..그러니까 막내숙모는 베트남여자입니다 아들이 4살 되던해에 도망가셨어요 그래서 할머니 댁에는 할머니와 막내삼촌의 아들 둘이서 지내십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추석날 아침 제사지내려 상을 차리고있었어요 할아버지 상을 차리고, 옆에 삼촌 겸상을 놓고. 양초(라고 하나요?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었던거같은데)를 양쪽에 하나씩 두었어요
그런데.. 제사를 다 지내고 상을 치우는데
양초가 보통 조용히 그냥 타고 촛농도 안흘렀거든요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음식과 제사에 참여한 제가 알아요!) 삼촌 상 위의 촛불은 참으로 조용했는데, 할아버지의 제사상 위의 초가 촛농이 엄청흘러서 촛대 아래까지 다 덮고 상 위에도 떨어져서 굳었더라구요
할머니께서 그걸 보시고 초가 왜이러냐며 깜짝 놀라시더니 당신도 슬프냐고...슬퍼서 우냐고, 이렇게 슬퍼할거면 왜 애를 데려갔냐고... 울먹이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좀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