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10년 후, 한국”이라는 책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제공하고 있다. 답은 우리의 희망과는 달리 비관적이다. 10년 이면 강산이 변하다고 하지만 지금 세상 변해가는 속도를 보면 강산이 몇 번 바뀔 만큼의 긴 시간이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라는 말이 있지만 요즈음에는 부자가 철저하게 망하는데 10년이면 족하다. 가장 역동적이라는 우리가 왜 10년 뒤를 걱정하게 되었을까? 지금 어렵더라도 10년 뒤에 희망이 있으면 현재의 어려움을 쉽게 이겨 낼 수 있지만 희망마저 없으면 현재의 어려움이 배가 된다.
우리에게 희망마저 앗아가는 첫 번째 단추는 바로 평등지향적인 공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국가의 백년대계가 교육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이다.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으로 학생들은 학교수업을 통해 질 높은 수업을 받지 못하고 이를 모두 사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능력에 맞는 맞춤식 교육이 아니라 능력에 관계없는 붕어빵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와 가입하지 않는 교사 사이에 패인 불신의 골은 이미 깊어져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는 지 걱정스럽다. 열악한 교육시설의 개선을 정부에 기댈 수 없는 교육계는 궁여지책으로 이를 학부모의 호주머니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이 또한 투명성 측면에서 말썽이 될 소지가 있다.
참교육을 지향하는 전교조이지만 무엇이 참교육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교육의 기본이념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교사의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려는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력만 말살 시킬 뿐이다. 비록 전쟁을 반대하는 교사일지라도 전쟁을 찬성하는 논리와 반대하는 논리 모두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이 이를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교육이다. 한쪽의 논리만 소개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코끼리 전체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교육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은 교육재정의 획기적 확충이다. 우리는 IMF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56조라는 공적자금을 투입하였다. 지금의 교육위기는 비록 IMF위기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속에서 곪는 정도는 IMF위기보다 더 심각하다. 정부가 세금으로 교육재정을 충당할 수 없으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재원을 조달하여야 한다. 북한원조 등 통일비용보다 더 우선순위를 교육재정 확보에 두어야 한다.
두 번째 단추는 선생님들의 명예를 높여 주어야 한다. 명예는 정년보장 등 신분보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교육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원숙한 교육을 학생들에게 펼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연구개발은 젊은 두뇌가 유리하지만 교육은 나이와 더불어 성장하는 경험과 경륜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 또 기간제 교사처럼 신분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없다. 비굴하지 않고 떳떳한 선생님들이 교단에 서야 이를 본받는 학생들이 소신 있고 예의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세 번째 단추는 교육당국의 학교에 대한 간여를 대폭 줄여야 한다. 쓸데없는 간여는 쓸데없는 잡무만 초래할 뿐이다.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학교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절에는 이판승과 사판승이 있어 절의 행정업무를 사판승이 처리해 주기 때문에 이판승들이 수도에 전념할 수 있다. 이판승과 사판승의 역할이 혼돈되면 소위 이판사판이 된다. 마찬가지로 불가피한 행정업무가 있다면 이를 전담할 행정교사를 배치하여야 한다.
이제 교육문제는 교육계 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당면한 최우선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모월간지에 “한국이 망하려면 서울대 폐지하라”는 서울대 총장의 인터뷰기사가 실려 있지만 이에 대해 서울대를 현 상태로 두어도 역시 나라가 망한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교육문제가 모든 사람들의 입을 데이게 하는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에 무조건 덮어 두려고 하지 말고 철저한 사실에 바탕을 둔 공론화과정을 거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10년 뒤 철저하게 망해 버린 뒤에는 이런 공론화의 기회마저도 우리는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급변하는 사회정세에 맞물려, 정말 우리가 필요한 시사는 뉴스속에 묻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한나라의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는데, 너무나 경각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공교육이 경원시되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 만으로는 대학에 갈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해 있는데 반해 교육부는 얼마만큼이나 현재 사장된 공교육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부모님들은 내수가 침체하고, 경제가 어려워도 가계 경제에서 자녀의 교육만은 꼭 빼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정서는 공교육은 남들 다 다니니까 다니는 것이고, 필수적으로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수가 침체해 있는 상황에서 사교육비가 증가하면, 가계 소비에서 내수와 관련된 소비는 줄것이고 따라서 더욱더 내수가 침체될 것인데 어째서 마냥 방관만 하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