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한 9살쯤으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컴퓨터실에 누가 깔았는지 깔려있던 적/녹을 보고 이게 뭐지? 했다가 다른 애가 실행해줘서 해봤던 기억이 제가 포켓몬을 처음 했던 기억입니다. 그때는 짧은 시간 때문에 늘 스타팅 고르고 회색시티까지 가는것밖에 못했죠. 그땐 아무것도 모를 때라 상록시티에서 어떤 노인 때문에 가로막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막 아무렇게나 하다가 어찌 돌파했던 때가 기억에 남네요. 물론 1세대에서 제일 기억에 오래 남았던건 보라타운 묘지와 그 계단앞 유령이었습니다. 근데 신기하게 그땐 무서운지 몰랐다가 지금 보니까 무섭네요. 역시 무서운 것 없었던 유년시절엔 그깟 프로그램 유령따위 날 지나가게 하지 못하는 장애물로밖에 안 보였나 봅니다. 이후엔 게임보이도 사고 어드밴스도 사서 한창 날렸으나... 지금과 달리 스토리를 끝내면 할일이 별로 없는 그때 특징 때문에 용사는 결국 모험을 끝냈습니다.
2세대...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까지 기억하고 있죠. 국내 한정으로 포켓몬 최전성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외국은 3세대가 더 히트를 했지만(GB 소프트 판매량 1위) 국내는 3세대의 미한글화 때문에 많은 분들이 2세대에서 빠졌다가 접어버렸죠. 그냥 잡아서 레벨업만 하면 다 깨기 쉬웠던 2세대 시스템과 한글화 덕분에 그리 어렵진 않던 길찾기(물론 여기도 그 전설의 꼬지모 때문에 접으신 분이 많은걸로 기억^^), 그리고 관동지방까지 나오는 스케일 등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점이 많이 어필이 되었습니다. 3세대는 개체치나 노력치 등등 시스템이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2세대와 달리 한글화가 안돼서 말을 모르는 외국겜이 되어버려 많은 분들이 2세대까지만 여행을 하셨었습니다. 지금도 어려운데 그때 외국어로 된 RPG가 히트가 될 리가... 저도 개인적으론 3세대가 가장 아쉽습니다. 그때는 하기야 했는데 이벤트 같은것도 모르고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제야 리메이크가 나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쉬움이 가장 많아서 더욱 다시 하고 싶네요. 처음에 이삿짐트럭 짐칸에 짐으로 실려있는 주인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이사하자마자 하루도 안있고 바로 여행을 떠나는 범인의 상식을 파괴하는 전개도...
4세대는 나온지도 모르고 있다가 뒷날 5세대가 나왔을때 5세대를 해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장동건때문에 한창 NDSL이 유행하던 시절 저는 그 거품이 거의 빠졌을 때 입문했었는데 닌텐도 서브파티 최강자인 포켓몬이 귀에 들어오게 되고,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포켓몬 게임 중에서 스토리로 꼽으라면 전 블랙/화이트를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물론 1세대에서 와타루를 이기고 끝났다!!! 했는데 그린이 나와서 "훗, 무르군... 내가 진정한 챔피언이다!" 하던 때도 충격이었고 와타루가 사람한테 파괴광선쏘는것도 블랙2/화이트2에서 주인공이 농담이 아니라 진짜 죽을 뻔했던 것도 충격이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블랙/화이트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게임기에 대해 아예 생각이 없던 제가 타이틀 하나만 보고 3DS XL을 샀을 정도니까요. 지금 생각해도 여기까지 온 시리즈에 던지는 현실적인 질문에 담긴 의미에 여운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리즈내내 계속되는 금구슬의 향연도...
나름 해본 게임이 많은데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 매개체가 게임이 된 것은 저에겐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유일합니다. 지금이야 배틀을 위해 태어난 괴수 포켓몬들이 많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켄타로스나 닥트리오가 깽판을 놓고 다녔을 때라 그런 포켓몬을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요. 아 내가 왜 그때 치코리타를 골랐었지? 하는 생각이나 지금보니 피카츄가 이렇게 약했구나, 하는 뭐 그런 소소한 회상이 많이 납니다. 다른 사람들은 포켓몬한다고 하면 키덜트라고 비하를 많이 하던데 저에게 포켓몬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냥 게임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얽힌 추억이나 지금 해보니 굉장히 재밌어서 누가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배틀이나... 10년 넘게 장수하는 시리즈는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니까요.
X/Y가 발매된지 꽤 된 시점에서 시작했는데 이때는 제가 군대에 있을 때입니다. 제가 입대하고 얼마 안되서 이게 나왔고 그렇게 못하고 있다가 전역이 가까워서 샀고 조금 하고 다시 놨다가 제대로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날과 전당등록 날짜가 한 달 이상이 차이가 나네요. 이름은 무슨 게임을 하든 항상 디폴트 네임이 좋아서...
배틀을 많이는 아니고 조금 해봤는데 가장 인상깊은 활약을 해줬던 포켓몬이 이 비조도입니다. 5세대 할 때 얘에 꽂혔는데 마침 6세대엔 초반에 얘가 나오네요. 포획해서 여기까지 키웠습니다. 다른 분들이 논하는 6V라던가 노력치나 그런거 없고 스토리 진행용 포켓몬입니다. 그즉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
그런데 얘 덕분에 이긴 배틀이 의외로 많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때가 풀피 가이오가한테 무릎차기를 한번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겼을 때가 굉장히 감동이었습니다. 물론 그 판은 제가 운영을 못해서 졌지만 그때 일과 이번 갓세준의 파치리스를 보면서 역시 얘네가 아니라 사람 문제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근데 그뒤로 개체치나 노력치 파서 육성해보는데 그렇게 해도 얘한테 안됩니다. 굉장히 신기한 일입니다.
그다음이 얘... 아는 분들 사이에선 악명을 떨치는 짓궂은마음 엘풍입니다. 얘도 수많은 킬가르도를 요단강에 실었고 메갸라를 발랐습니다. 얘도 마찬가지로 철저한 프로의 육성개체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풍무쌍을 보여주시네요.
두서없이 썼는데 내용요약은 그냥 추억 이상의 포켓몬 시리즈 입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P.S
요즘 삶에 정말 필요한 기술 같습니다. 근데 소리기술은 이게 안통하니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