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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서 올려보는 드래곤 라자...
게시물ID : lovestory_63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rauma
추천 : 4
조회수 : 7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8 16:06:40
"왕족의 피는 무슨 맛이지?"

길시언은 방패를 앞으로 내밀고 프림 블레이드를 맹렬하게 거머쥐었다.

"할 수 있으면 해 봐!"

그러나 시오네는 덤벼드는 대신 손을 저었다.

"그런 의미가 아냐. 길시언 왕자. 당신은 어차피 죽을테니까. 죽을 자에게 협박을 하지는 않아. 난 그런 취향은 없어.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당신은 당신 혈관에 흐르는 피가 다른 사람의 피와 다르다고 생각해?"

"...다르다."

"왕족의 피?"

시오네는 사납게 물어왔지만 길시언은 침착한 얼굴이었다.

"길시언 바이서스의 피."

"길시언 바이서스의 피라... 그래?"

"나의 의지를 위해 맥박치고, 나의 꿈을 위해 흐르는 나의 피다. 그것은 다른 누구의 피와도 다른, 오로지 나만의 피다."

"그런가? 그렇다면 당신의 피는 지금 당신을 구원하지 못해. 그 피 때문에 당신은 여기서 죽으려들고 있는걸."

길시언은 밤의 골목길 그 침침한 어둠 속에서 희게 웃었다.

"죽음도 내 삶의 한 부분이다. 떼어놓을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의 생명으로 자신의 죽음에서 도망치는 당신 같은 뱀파이어는 알지 못하겠지만."

시오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 그럼 그 피를 흘리며 죽어봐. 길시언 왕자. 그 왕족의 피를! 그리고 휴리첼의 피가 새로운 왕적의 피로 맥박치게 되겠지"

길시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의 공식 명칭에는 항상 붙는 이름이 있다. 간첩이니까 그 정도는 알겠지?"

시오네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서? 당신 폐태자는 왕족의 위치를 버리고 백성에게 내려온 자라는 건가?"

"천만에. 난 백성에게 내려간 적은 없다."

"뭐라고?"

"난 무엇에게 다가가기 위해 무엇을 버린 적은 없다. 내가 버린 것은 내가 아닌 것. 그리고 난 버림으로써 나만을 남겨둘 수 있었다. 길시언. 모험가 길시언."

길시언의 목소리가 우울해졌다. 그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다. 구름 낀 하늘을 올려다보며 먼지 날리는 길을 걷고 걸어 이 곳에 선 폐태자. 그는 우리들 앞에 서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지. 처음 본 여자가 날 죽이려 드는군. 나에게서 모험가 길시언이 아니라 내가 버린 태자 길시언 바이서스의 피를 받아내려고 하는군."

시오네는 입술 끝을 올렸다.

"너희 나라의 핸드레이크가 페어리퀸 다레니안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지?"

길시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인간은, 그렇군."

그러나 길시언은 갑자기 프림 블레이드를 앞으로 뻗어 시오네를 겨냥했다.
시오네는 마치 그 검끝이 자신의 가슴에 닿은 것인양 흠칫하며 물러났다.

"그러나 폐태자 길시언 바이서스도 나 모험가 길시언이 지키겠다.
그리고, 내 동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도 모험가 길시언으로서 지키겠다.
어둠의 레이디여... 그대 앞에 선 자가 무엇으로 보이는가?
만용을 부릴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가?
그렇다면 내가 어떤 자인지..."

길시언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가슴 속에 있는 모든 것을 토해놓듯이 격렬하게 외쳤다.

"확인하라!"


짜릿한 감각이 전신을 파고 든다. 돈다. 뭐지? 입에서 어떤 말이 돈다. 
들었던 말인데...

길시언은 나의 왕이었다.

길시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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