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한 기사를 접하지 않고 작성한 글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지방선거 예상전략
1.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기본전략
오늘도 긴급하게 안철수 의원과 관련된 칼럼을 작성한다. 항상 칼럼을 쓰게 만드는 이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 내용도 갑자기 쉬는 시간에 작성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약간의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독자들의 이해를 바란다. 2014년 지방선거는 결국 호남 3곳(광주, 전남, 전북)과 수도권 3곳(서울, 인천, 경기)이 핵심지역이다. 여타 지역이야 이미 판세가 확연하고, 크게 중요한 곳도 아니기 때문에 거론할 필요가 없다. 현재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기본전략을 5분만 대충 분석해도 이런 상황이다.
안철수 신당 : 최근에 광역단체장 17곳의 후보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건 당연하다. 처음부터 "우린 협상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선언적 의미만 있을 뿐,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될 수가 없다. 만일 17곳 모두 후보를 낸다면 그건 민주당과 협상에 실패할 경우이다. 분명히 17곳 모두 후보를 낸다고 발표했지만, 어쩌면 그 상황을 가장 원하지 않는 곳이 안철수 신당이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현실적으로 당선자를 내기 어렵고, 야권 지지자들에게 비난을 받을 것이고, 향후 험난한 여론의 재판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같은 야권이라도 민주당은 박힌 돌이다. 그렇다면 굴러온 돌은?
민주당 : 사실 피곤한 상황이다. 안철수라는 존재가 없다면 평소대로 여야 대결구도면 딱 좋다. 어차피 진보계열의 정당이야 말이 야권이지 이상한 애들처럼 취급하는 게 민주당이 아닌가. 가까이 하자니 손해가 두렵고, 너무 멀게 만들면 땡깡을 부릴까 조심스러운 천덕꾸러기들이다. 민주당도 안철수 신당이 17곳의 후보를 낸다면 사실 호남을 제외하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협상의 손길을 먼저 뻗칠 것이다. 지금 절박한 쪽은 안철수 신당이지만, 그 쪽에서 먼저 요청이 오길 기다렸다가 까딱하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먼저 요청하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안철수 신당은 자격지심 때문에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100%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아래의 내용이다. 필자도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원한다.
2. 결국은 전북도지사가 협상의 핵심
현재 핵심지역 6곳 중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곳은 호남 3곳과 수도권 2곳이다. 경기지사만 여권이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경기지사는 반드시 양보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그 이유는 여기는 만일 야권 단일화가 되더라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따라서 협상에서 쉽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그 대신 기존의 5곳에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를 야권 단일 후보로 하자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의 바램대로 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안철수 신당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지사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받아도 불안하고,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호남지역 한 곳을 요구한다. 그럴 경우에 민주당의 성지인 광주는 상식적으로 어렵고, 전남도 그렇다고 본다면 남은 건 전북이다. 그래서 분명히 전북지사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이나 각각 후보를 낼 경우 공멸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분명히 협상을 한다. 문제는 협상과정에서 민주당이 어디까지 양보하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협상과정의 이해득실에 대해서 요약해서 정리한다.
* 수도권 3곳(서울, 인천, 경기), 호남 3곳(광주, 전남, 전북)
민주당 : 현재 5곳이 민주당 소속, 경기지사만 양보하면서 다른 곳을 지킬 생각
안철수 신당 : 민주당에게 4곳만 지키고, 호남과 경기 2곳은 양보해달라고 요청
결국 경기지사는 상수, 전북지사는 변수가 된다는 결론이라는 말이다. 아마도 안철수 신당은 끝까지 주장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경기지사만 받기에는 실속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배수진을 칠 것이다. 만일 안철수 신당이 강력할 경우에 민주당은 결국 전북지사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 추세가 정말로 17곳 모두 공천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게 아닐 경우 제대로 공천도 못 하는 지리멸렬한 상태라고 판단되면 오히려 배짱을 부릴 수 있다. 그래서 관건은 안철수 신당이 정말로 17곳, 특히 핵심지역 6곳의 후보를 낼 상황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런데 그것도 쉽지가 않다.
현재 안철수 신당에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결국 민주당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어차피 정치인생에서 막판 시도를 노리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하면 안철수 신당이 진정으로 원하면 후보를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 보수층 정치인은 가능성이 매우 낮고, 진보층 정치인은 아직 오랜 시간 활동하길 원할 경우에 머뭇거리게 된다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이 핵심지역 6곳에 막강한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민주당은 결국 전북지사를 주게 된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이 점점 더 우습게 보이면 "그래, 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말하면서 경기지사만 주겠다고 고집할 것이다. 전북지사는 결국 안철수 신당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인사를 핵심지역 6곳에 공천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만 생각하면서 마지막으로 기회를 잡겠다는 사람이면 갈 수 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지 않을 것이다.
3.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윈윈 전략
이 내용은 원래 필자가 2013년 1월에 생각했던 것이다. 문제는 지금 실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안철수 의원이 작년에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당선됐기 때문이다. 작년 4월에 보궐 선거에서 당선 이후 금년에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럴 경우 지역구 유권자는 물론이고, 새정치라는 슬로건에 스스로 먹칠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술도 없고, 일관성이 있는 전략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래 내용은 작년에 안철수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물론 현재도 가능성을 0%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미 본인 스스로가 정치행보를 거듭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대로 된 참모가 없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참 답답하다.
안철수 :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만일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라면 민주당에게 핵심지역 5곳은 양보할 생각이 있으니까 서울시장은 본인이 야권 후보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안철수 의원의 바램처럼 그렇게 된다면 여권에서 누가 나와도 승산이 있다. 반대로 민주당이 말을 안 들으면 서울을 포함한 핵심지역 6곳은 물론이고, 17곳 전체에 대해서 후보를 내면 된다. 이럴 경우에 민주당은 당연히 참패하게 된다. 겨우 호남의 3곳만 건질 것이다. 이런 사태가 와도 안철수 의원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에게 "내 허락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장 하나를 양보하는 댓가로 나머지 전부를 주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한 민주당에게 선거참패의 책임이 돌아갈 수가 있다. 어차피 서울시장은 2011년에 안철수 의원이 양보했던 곳이 아닌가.
물론 여기서 변수는 있다. 민주당은 서울시장을 공천하지 않았지만, 박원순이 무소속 후보로 나오는 것이다. 이래도 상관이 없다. 새누리당 후보, 안철수, 박원순 3자 대결에서 이기면 대박이고, 져도 최소한 박원순을 낙선시키기 때문에 잠재적 경쟁자도 물리칠 수 있다. 또한, 민주당이나 박원순에게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협력을 해야만 되는 존재로 부각된다. 당선되면 원래의 것을 찾은 것이 된다.
민주당 : 만일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만 요구하면서 핵심지역 다른 5곳의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민주당에게 넘겨준다면 그것도 좋다. 어차피 서울시장은 보수와 진보가 주고받았던 곳이다. 영원한 야당 지지도, 여당 지지도 아닌 곳이 서울이다. 만일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이 되면 적어도 2017년 대선에서는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당분간 대선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반대로 낙선을 하더라도 안철수라는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한편 언제든지 변신할 수 있는 박원순에 대해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박원순이 누구인가? 2011년에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해서 야권 단일후보가 된 사람이 아닌가. 원래 민주당 출신이 아니다.
그 이후에 당선된 상태에서 안철수를 의식해서 우산이 되어 달라고 민주당에 입당한 사람이다. 만일 민주당에 입성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후보로 안철수를 밀게 될 수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본인은 무소속이니까 민주당에게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민주당 입장에서 박원순은 필요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 또한, 차기대권에서 문재인 의원 쪽 사람들은 잠재적 경쟁자가 되기 때문에 만일 2014년에 박원순이 재선에 성공하면 2017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안철수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해도 꽃놀이패에 해당한다.
문재인 의원 :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만일 작년에 안철수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년에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박원순은 무소속으로 나와서 둘 다 낙선하는 것이다. 이것이 최상이다. 중간이라면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좋다. 현실적으로 문재인 의원은 다음까지가 기회이다. 차차기는 기회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7년을 생각해서 안철수를 묶어두는 것도 좋다. 최악은 그런 상황에서도 박원순이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것이다. 이러면 좀 피곤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가설일 뿐이다.
현실 : 지금 안철수 의원은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번에 협상을 하더라도 잘 해야 경기지사와 전북지사 두 곳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장은 오히려 여당이 당선되는 것을 원할 것이다. 물론 안철수 신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누군가 내세우면 박원순이 낙선하지만, 그럴 경우에 다른 지역의 야권 단일후보 자리도 놓치게 된다. 따라서 그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저 바란다면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박원순이 여당 후보에게 지는 것이다. 그리고 안철수 신당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지역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박원순이 재선에 성공하면 핵심지역 2곳을 얻어도 진정한 실속이 없다는 점이다.
* 본 내용을 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에서 본다면 아마도 공감할 것이다.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주식회사 평택촌놈 정오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