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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겪었던 일..
게시물ID : panic_634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간꽃
추천 : 30
조회수 : 7874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1/28 22:22:30
재작년...그러니까 2012년 여름에 내가 겪은 일을 써볼까해요.
우리집은 복도형 아파트 끝집이에요. 층은 9층이고.
보통 복도형 아파트는 끝집 현관문 앞까지만 복도가 있고, 창문 앞은 허공이잖아요?
20140128_2203423.jpg
 
이게 복도에서 찍은 우리집 창문이에요.
딱 현관까지만 복도가 있고 우리집 창문 앞은 저렇게 허공이에요.
우리집은 강과 산 사이에 자리해서 여름이면 강바람 산바람이 다 불어 꽤 시원한 편이죠.
그래서 늘 창문을 열어놔요.
저 창문이 있는곳이 내 방인데요.
재작년 그날도 난 복도쪽 창문을 열어놓고 책을 보고 있었어요.
보다시피 창살도 있고, 지금은 방충망이 복도에서 먼 쪽에 있지만 당시엔 복도 가까운 쪽에 있었거든요.
내 방 바닥에 앉아서 책을 보면 딱 창문 정면이에요.
20140128_2204315.jpg
 
이게 방에서 본 창문이에요. 커튼을 다 쳐놔서 잘 안보이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열심히 읽고 있는데 계속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거에요.
살짝 소름이 돋기도 하고...여름인데 참 이상하죠?
그래서 아 뭐지...하면서 문뜩 고개를 들었는데요.
저 창문으로 내 방을 보고있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어요.
정말 정면으로 딱 마주쳤어요.
진짜 소리도 지를 수가 없었고, 아무 생각도 안들더라구요.
그 남자는 계속 몸을 뻗으면서 절보고 헤실거리고 있었고, 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죠.
그러고 있다가 책으로 문을 막 쳤어요.
너무 시끄러웠는지 엄마가 오셨고, 문을 열다 창문쪽에 있는 남자를 보고는 여보!!!!! 라고 소리를 지르셨죠.
그 다음 상황은 뭐...아빠가 뛰쳐나가셔서 너 뭐냐고 소리치셨고, 놀란 남자는 떨어질뻔 했는데 아빠가 붙잡아서 살았고...
옆집아저씨랑 아빠가 끌어올리고는 112에 신고했는데 알고보니 근처 다른 아파트에 사는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애였고......그 부모되는 분들한테 사과받고 그분들이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다고 손이 발이 되게 비셔서 그냥 넘어갔어요.
근데 지금도 난 저 커튼을 걷지를 못하겠네요...
그 남자 얼굴이 잊혀지지를 않아요.
헤실헤실 웃으면서 한손으로 창문 창살을 잡고 나를 계속 보고있던 그 남자 얼굴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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