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생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뿌리 깊게 심어놓은 계기가 된 듯했다. 예인씨는 “지상파 뉴스보다도 팟캐스트를 훨씬 믿는다”고 말했다. 지은씨도 “세월호 때 지상파에서 ‘전원 구조’ 오보도 냈고, 세월호 이슈를 빨리 접고 예전으로 복귀하지 않았느냐”며 “지상파 뉴스에서 어떤 이슈를 접하면 ‘이게 과연 맞을까’ 하고 인터넷이나 다른 방송도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한국 사회는 좀 달라졌을까. 창신씨는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할 즈음에 메르스가 터지고 안전에 대해서 다시 불안에 휩싸였다.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깨달은 건 ‘1년 동안 아무것도 안 달라졌구나’라는 거였다”고 말했다. 도윤씨는 “총선에서 안산 지역은 아픔을 가진 도시라며 내가 치유하겠다느니 발전시킨다느니 하는데 그것조차 ‘가짜’ 같다.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오지연 국장은 “선생님들도 여전히 마음이 아파서 교실에서 세월호에 대해 얘기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힘들지만 서로 얘기하면 의지가 되고 연대가 생긴다. 앞으로도 돈이 아닌 생명과 평화의 얘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변함없는 건 “우리부터는 달라지겠다”는 이들의 굳건한 믿음이었다. 김용환(19·명지대 경영학과)씨는 “그것만이 희망”이라고 했다. “세월호 이후에도 메르스, 국정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겪으며 한국에 사는 것에 대해 불신과 불만이 쌓였지만, 그래도 다음 대선엔 저희도 투표할 수 있잖아요. 아픔을 겪었으니 우리 세대는 그러지 말아야지, 우리 세대가 바꿔야지 하는 희망이 생긴 건 좋은 일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