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이야기입니다. 어제 다녀왔으요.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차량을 한대 구입하려고 알아보고 이런저런 조건으로 비교검색 해보고 차량은 구형 i30 디젤(08년식~11년식) 로 정했습니다.
대략적인 조건으로는 키로수는 10만 미만일것, 썬루프 없을것(안전상), 범퍼/문짝/휀다등 단순교환 이외에 엔진룸, 하우스, 축휘어짐같은 사고차량은 피할것.. 요정도겠네요.
예산은 차량가격/취등록세/경정비비용/보험료 모두 포함해서 천만원정도 잡았구요..
취등록세를 제외한 차량 가격으로는 800~900 정도 책정했습니다.
요기까지가 대략 두달전쯤? 여튼...
한 며칠간 차에 꽂혀서 엔카 i30동호회 각종 네이버 차량 까페등등 안돌아다닌곳이 없는데
입맛에 맞는 차량은 쉽게 보이질 않더군요. 일단 i30 디젤 물건이 잘 없고...
귀찮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우연히 엔카 짝퉁 사이트가 있길레 가서 심심해서 i30 검색을 해봤더니 왠걸??
물건도 제법되고 시세보다 2~300가량 적게 올라와 있는거죠.. 단지를 보니 인천/제물포쪽 상사던데..
당연히 예상했죠. 허위 미끼구나...
심심하기도 하고 뭐라고 사기치나 볼까 해서 상담란에 차종과 전화번호를 남겼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전화테러가......
진짜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와서(참고로 여자딜러) 언제 한번 오시라, 언제 오실꺼냐, 이번주에 시간되시냐, 주말에도 영업한다, 찾으시는 차량을 대한민국에서 제일 저렴하게 드리겠다, 서비스 이것저것 해주겠다 등등등....
한번은 일때문에 새벽에 들어와서 토요일 오전까지 자고 있었는데 전화오길레 받았더니 '사장님 중고 딜ㄹ...' 이러길레 받자마자 '아오 이런 ㅆ....'
하고 끊어버린일도 있구요...ㅇㅅㅇ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는 계속 오고...
받다가 지쳐 제가 거 왠만하면 카톡 등록하고 그걸로 얘기 하시죠. 그랬더니 카톡으로 사진들이 주르륵 보내주데요.
아진짜 멀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한번 보러 가긴 해야겠다 싶긴 하더만요.
그래서 어제 다녀왔습니다.
제물포역과 도화역 중간에 있는 상사에 도착해서 보니 안에는 책상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좁은 공간에 대충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헤드셋끼고 모니터 보고 통화중..
여성분도 딜러가 아닌 유선 모집책이었던 모양이더군요.
도착하니 저에게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딜러(A) 한명을 소개시켜주고 그분이 오늘 같이 차를 볼 사람이라더군요.
그리고 40대 후반? 정도 되는 점잖아 보이는 팀장(B)라는 분도 함께 보자더군요. 이분은 원래 오늘 계획에 없던 분인데 원래 수입차 정비일을 오래 하시다가 딜러를 하는 분인데 안에 있기 졸립고 심심하다고 따분하니 같이 차나 보자고...
여튼 그렇게 셋이서 차를 타고 가좌동으로 갑니다.
처음 본 차는 실제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줬던 그차입니다.
차량 상태 괜찮았고 성능 기록부상 문제 없었고 가격도 원래 얘기했던 금액 820 (어? 미끼 매물이 아니었어?)
그리고 두번째 차를 보러 다시 차를 타고 간석동으로....
두번째는 카톡으로 보내준 차가 아닌 다른차이고 11년식 7만키로 820 (어? 이 매물도 괜찮은데?)
그런데 중간중간 차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있었고, 차도 정비일 했었다던 딜러B가 꼼꼼하게 사고났는지 체크해보고 본넷열어보고 시동걸고 트렁크 열어보고 c필러 고무도 뜯어보고 문짝 실링도 보고 하는둥 차를 두대밖에 안봤는데 하늘은 벌써 어둑어둑....
속으로는 음.. 마냥 사기꾼들만 있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갈때쯤...
어차피 오늘 계약할 계획으로 온건 아니니 다음 주말쯤 와이프와 함께 와서 그날 마저 보고 계약을 하자고 했는데
이왕 멀리서 오셨으니 한대만 더 보자더군요. 흠... 시간이 좀 늦긴한데 그러마 하고 다시 차를 타고 주안으로 갑니다.
가는중에 딜러A가 물어봅니다.
딜러A '그런데 사장님은 신형은 안보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예산땜에 그런가요?'
시샤모 '예산도 예산이구요. 솔직히 연식 얼마안된 차 사서 남들처럼 그렇게 손세차 하고 합성유 넣고 관리해주기 귀찮아서요. 그냥 좀 와이프랑 저랑 막 탈수 있는차를 찾고 있어요'
딜러A '특별히 정해놓은 예산이라면?'
시샤모 '차값 취등록세 보험 해서 천만원이요'
딜러A '그럼 신형도 한번 보시죠'
그러고 본 차가 신형 12년식 i30디젤 흰색 58000키로에 조수석 휀다 단순 판금용접
네비매립 후방카메라 달려있고 가격이 무려......920이라네요... 응??
참고로 i30 신형 동호회 가면 저정도 조건의 차가 개인거래로 최하 1200 이상이고 대충 거래선이 1300선입니다.
뭐.. 뭐지? 여기서부터 혼란이 옵니다.
좀전에 보여줬던 차들도 허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이건 뭐지???
이게 만약 들었던데로 무사고에 키로수 조작없이 저가격이면 무조건 사다가 다시 내다 팔아도 차액 3~400은 쉽게 날텐데...
시샤모 '근데 이건 왜이렇게 말도 안돼게 싼거죠?'
딜러A '이게 경매로 나온거라 경매는 원래 감가 50% 미만으로 이어지고 어쩌고 저쩌고....'
시샤모 '아무리 경매로 나왔다 쳐도 저게 새차가격이 2400인데 아직 워런티도 남아있는 3년 탄 차를 920에 판다? 아까 말씀해주신 매입가격으로 생각해보면 (250을 뺀가격) 670에 매입 했다는 소린데 그게 말이 되나요?'
딜러B '그러게요.. 그래도 뭐 A가 저렇게 준다니까 정말 저가격이면 사장님이 큰 이득이니까 구매하시죠'
시샤모 '그러면 제가 늦어도 내일 퇴근시간 전까지 결정하고 온라인으로 계약금 30만원 입금해드릴께요'
여기까지인데 저 B가 여기에다가 타이어가 거의 다 됐으니 그거 포함해서 차주상사에게 네고쳐서 더 싸게 주겠답니다.
딜러B '제가 뭐 다른 딜러들처럼 10만원 20만원 네고치는 딜러가 아니니까 믿어주세요. 확실하게 네고쳐서 만족시켜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여기까지입니다. 이러고 나서 어제 집에와서 검색신공을 발휘.....
일단 딜러들만 들어가는 모바일 카매니져에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본 신형 i30 번호판으로 검색을 해보니 ㅋㅋ
아까 갔던 그 주안 단지 상사 이름으로 뜨고 가격은 1490으로 올라와 있네요. 이것들이 진짜..ㅋㅋㅋㅋ
자고 일어나서 좀전에 그 주안단지 상사에 제가 직접 딜러인척 전화해봤습니다.
시샤모 '여보세요. 사장님~ 여기 제물포 스마일인데요~ i30 xxxx 차량 갖고 계시죠?'
(제물포는 제물포 매매단지를 말하고 스마일은 상사 이름인데 대충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나온 아무 상사 이름이나 갖고 온거구요)
상사 '네. 디젤 말이죠?'
시샤모 '네. 그거 입금 얼마드리면 되죠?'
상사 '그거 얼마로 올라와 있던가요?'
시샤모 '1490이요'
상사 '거기서 열세개 빼시면 되요~'
시샤모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ㅎ
1360짜리 차를 저 딜러새퀴는 저한테 무슨수로 800만원대에 넘길수 있을까요?
요새 하도 인천쪽 중고 딜러들 양아치들 많다는 소리 듣고 정신 바짝 차리고 계약서 내용 꼼꼼히 확인하면 되겠지 하고 있었는데..
대충 보니 오늘 제가 계약금 입금하면 그거 먹고 튈라고 했나? 싶기도 하고...
오늘중으로 연락 준다고 했는데 요거 어떻게 좀 재밌게 멕일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대충 살꺼라고 밀당하고 간좀 보다가 30원 입금하고 놀려먹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건 좀 별로인것도 같고.....
아.. 그리고 위에 첫번째 봤던 차도 검색신공 해봤더니
일단 820이 아니라 1120에 올라와 있었구요. 아마 저기서 딜러마진 빼면 1000만원 정도가 실제 가격일것 같네요.
그리고 두번째 차도 820이라고 해서 검색해봤더니....
오! 가격은 820이 맞는데 디젤이 아니라 휘발유였습니다..ㅎㅎㅎㅎ
여튼..
뭐.. 시간 좀 버리긴 했지만, 좋은 공부 했다 생각하고.. 여러분은 차 살때 인천/부천쪽은 쳐다보지도 마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