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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작) Right Hearts #0
게시물ID : readers_73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그림
추천 : 1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5/11 16:49:03
RIGHT HEARTS #0
프롤로그

Intro)

- 삑.

 메마른 전자음이 조용한 편의점 안을 잠시 스쳐지나갔다. 그 소리에  피곤함을 조금이나마  쫒아내려 노력하며, 난 계산대에 놓인 다른 물건을 집어 들었다.

- 삑.

 새벽 2시. 평소의 퇴근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늦은 시간이다. 학교에서부터 누적된 피로에 점점 감겨가는 눈이며, 점점 풀려가는 다리며……. 어떤 무거운 액체에 절여진 듯, 무거워진 몸을 가지고 난 이 곳에 서있었다.

 "5천 원입니다."

 무감각하게, 화면에 찍힌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손님은 술에 취해있는지 붉어진 얼굴. 어지간히 많이 들이켰는지 손까지 덜덜 떨며 겨우 만 원짜리 한 장을 건네었다.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쥐어주니, 갑자기 표정이 변한다. 느낌이 좋지 않다.

 "야아……. 왜 5천 원이야? 방금 5만 원 짜리 줬잖아?"
 "예? 손님. 방금 만 원짜리를……."
 "이 새끼가 술에 골았다고 손님 등을 쳐먹으려 드네? 야 이 새끼야. 너 사람 잘못 건드렸어!"

 젠장. 불길한 감이 맞아 들었다. 손님이 억세게 내 멱살을 잡아 당겼다. 반쯤 늘어져있던 육신이 맥없이 딸려가서 계산대에 걸쳐진다. 아프다. 그 때, 불행인지 다행인지 문 쪽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사장이다. 교대 시간을 2시간이나 어기고 그것도 모자라서 타이밍도 참 완벽하게 들어왔다. 사장은 나와 취객을 번갈아 보면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취객은 그런 사장을 보고 나를 더 닦달했다.
 
 "이놈이 내가 술에 취했다고 거스름돈을 삥땅치려 하는 것 아니겠어? 5만 원을 냈으면 4만 5천 원을 받아야 되는 것 아냐? 내가 술에 취했다지만 그 정도는 안다 이놈!"

 사장은 일단 취객을 나한테서 떼어놓았다. 그리고는 그 취객에게 연신 고개를 숙여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알바관리를 잘 못해서……. 야, 빨리 사과 안 해?"
 "이 자식들 알바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저 봐 저거. 아직도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보네 저거!"

 날 째려보는 사장. 거품 물고 날 노려보는 취객. 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둘 다 나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싫다. 내가 사과할 이유는 아무 것도 없는데. 하지만 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더 싫다. 더 피곤해질 뿐인걸 아니까. 난 움직이지 않으려는 고개를 억지로 숙였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진절머리가 난다. 이런 말은. 하지만 자동응답기처럼, 언제부터인가 입에 붙어버린 그 말을 또 되뇌고 말았다. 


 [2003년 8월 14일 (木) AM 2:30]


 약간의 사건이 끝나고 사장과 교대했다. 교대라기보다는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지만. 사장은 2시간씩이나 늦은 것에 대한 사과나 변명은커녕 아까의 일을 빌미로 날 물어뜯었다. 답을 구하려 하지 않는 질문들. 아무리 해명을 하고 답을 해도 무조건 내 책임에, 내 과실로 몰아가기 위한 질문들이었다. 아까의 그 놈은 결국 4만 5천원을 받아갔다. 그 돈은 내 월급에서 까였고.
 
 ‘자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아!’
 
 편의점에서 나오기 직전에 사장이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 난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나와 버렸다. 말대답은, 금물이니까.

 이런 대우는 아르바이트를 오래 하면서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익숙하다. 사연이 있어서 20살임에도 가지고 있는 고등학생이라는 신분. 그 때문에 어느 곳에 가든 대우는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깔보인 거다. 내가 어리다고, 사회적 약자이기에 나에게는 모두들 이런 대우다. 어린 것 때문에 약점 삼는다. 항상 난 약자였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그 것 때문에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혼자 생계를 꾸려야 하는 내 입장을 알 리가 없지. 더럽다.

 이렇게 짓밟혀 있는데, 항상 기어 다니는 데도 나아진 것이 없다. 어제와 똑같은 거리, 똑같은 가로등 빛과 똑같은 도로. 똑같이 텅 빈 도로에 똑같이 지친 나.

 "빌어먹을……."

 터져 나오는 욕지기를 집어 삼키며  난 어제와 같이 길거리를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게……. 어차피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이었기에, 생각을 지우려는 일에만 열중할 수 있었다.

 주변에 약간 둔해져 있던 탓인지, 내 앞에 어떤 사람이 나타났을 때, 난 생각보다 많이 놀랐던 것 같다. 아니, 나타났다기보다는 있는 줄 몰랐다고 하는 편이 맞았다. 그 사람은 가로등 불빛 아래에 서 있었다.

 "어?"

 이렇게 깊은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도 그 사람은 꽤 특이한 사람이었다. 일단 머리색부터가 노란색 나트륨 등불 아래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연한 녹빛에 가까웠다. 다른 부분도 뭔가 어색한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 사람 쪽에서도 날 본 듯,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사실 도망쳐야했다.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는 경우엔. 하지만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난 오히려 다가오고 있는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 사람은 더 특이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 노인이었고, 눈동자가 머리색과 비슷한 녹색. 옷차림은 평상복이라 보기 어려운 까만 턱시도를 입었고 키가 꽤 큰……. 사실 주름 가득한 얼굴만 빼놓으면 청년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만한 풍채였다. 내 바로 앞에 그가 다가서고, 그의 눈이 나를 응시했다. 나는 다른 행동을 취할 새도 없이 갑자기 몸이 굳어버렸다.

 "자, 잠깐……."
 
 그제야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는지, 내 입에서 작은 말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지만 그 뿐…….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발악을 해 대는데도 내 몸은 더 이상 손끝 하나 움직일 수도, 하다못해 아까의 조그만 말소리조차도 뱉어낼 수 없었다.

 "La mesada ru hapins. Kooro tueda Pusma the PUKANA!"

 알 수 없는 언어. 그 속에 담긴 어떤 것은 나에게 위압과 혼란스러움으로 다가왔다. 그의 말 한 글자 한 글자가 귓속에 파고드는 착각이 들었다. 들리는 것이 아닌, 각인. 그런 느낌의 음산한 중얼거림이었다. 난 그 이상한 현상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 미안하오."

 마지막에 외국인 노인이 한국어로, 그것도 꽤나 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한다는 착각을 하며, 난 정도를 알 수 없는 공포 속에서도 어설프게 쥐고 있던 한 가닥의 이성을 놓아버렸다.


-


사실 오유에 연재해봐야 제대로 보는 분들은 얼마 없겠지요...... 그냥 조언좀 구해보자 올리는 글입니다. 제 필력을 늘리는데 필요한 조언들좀 부탁드립니다. 특히 내용전개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묘사나 그런걸 적절히 쓸줄도 알아야겠고..... 하아..... 언제쯤에나 늘으려나...... 아 그리고 타이틀이미지도 만들어봤는데, 어떤가요?





* 일부 수정했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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