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연합식 연립정부 공론화 성공 더민주 뿌리에 새누리 지지자 흡수 대선 정국서 국민의당 역할 주목
38석의 힘이다. 불과 2주전만 해도 공허한 외침이었던 국민의당의 목소리들은 이제 귀를 쫑긋 세워야 할만큼 막강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협공으로 새누리당을 옭아매는가 싶더니, 어느 새 새누리당에 손길을 뻗쳐 더민주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총선 후 2주만에 국민의당에서 쏟아지는 연립정부론, 결선투표, 정계개편설은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서의 국민의당 역할을 가늠케 한다. 호남 28개 의석중 23개 석권, 그리고 더민주에 뿌리를 뒀지만 보수적 정체성으로 새누리당 지지자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우선 국민의당은 김대중ㆍ김종필(DJP)연합식의 연립정부와 정계개편을 공론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의석수만 놓고 보면 대권후보를 내주고 정부요직을 차지하는 ‘자민련’의 역할이 기대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의 지지율이 더민주의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더민주보다 새누리당이 편한 협상 파트너라고 밝히기도 했으며, 국민의당 역시 연립정부의 대상을 더민주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이태규 전략기획본부장은 2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은 독자적으로 집권한 사례가 없다”면서 “(집권에)독자집권 한가지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계개편이 가능한 것이고 코얼리션(Coalition)을 통해서 연립정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느 당과 연합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느 당이라고 특정지을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창당선언문에서도 양날개로 간다. 어디에 문을 닫아버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호남의 지지 없는 야권의 대선후보는 존재할수 없다는 게 중론이라 대선을 앞두고 더민주 일부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수도권의 김성식 당선자와 이태규 본부장 역시 새누리당 출신이라, 새누리당에서 대선을 앞두고 의원들 일부가 떨어져 나올 가능성도 무시못한다.
총선 전부터 안 대표가 주장해 왔지만, 언제나 묻히고 말았던 ‘대선 결선투표제’ 역시 대선판을 흔들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이 역시도 국민의당이 호남을 거머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총선 전부터 다당제를 위한 결선투입제 도입을주장한 안 대표는 총선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결선투표제는 20대 국회에서 논의하면 될 것 같다”면서 “총선이나 대선 직전 선거제도 때문에 당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다당제가 제도적·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